▶내 안에 뭐 있나? 나의 애정 결핍 지수
□ 한밤중에 잠에서 깨면 문득 ‘외롭다’는 생각에 쉽게 잠들지 못한다.
□ 스트로를 꽂아서 음료수를 먹거나,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꼭 스트로 끝이나 나무 막대 끝을 물어뜯는다.
□ 사랑하는 사람에게 크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다.
□ 두 사람이 귓속말을 하고 있으면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 점심시간에 고개를 돌려보면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다.
□ 처음 가본 장소는 두려워하는 편이다.
□ 한번 마음에 든 옷은 닳고 닳을 때까지 입는다.
□ TV나 라디오가 켜진 상태로 잠이 드는 적이 많다.
□ 타로 카드나 점보는 것을 즐긴다.
□ 어린 시절 성적표에 ‘산만하다’라는 말이 단골 멘트였다.
□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좋다.
□ ‘주몽’보다 ‘여우야 뭐하니’를 더 좋아한다.
□ 귀신과 시험, 둘 중에 시험이 더 무섭다.
■ 3~5개 지극히 정상
누구나 ‘사랑받고 싶다, 관심받고 싶다’라는 마음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이 정도 애정 결핍이야 지극히 정상인 셈. 이정도 애정 욕구도 없으면 당신은 냉혈한.
■ 6~8개 불안한 상태
크게 ‘사건’이 터지면 여지없이 무너질 수 있는 상태. 그러니 꼭 해내야 하는 일 앞에서도 너무 긴장하지 말고 ‘잘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자책이나 자학은 하지 말자.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좋은 음악이나 책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
■ 9개 이상 애정 결핍 이상 유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고, 상황이 이렇게 되면 막상 ‘괴로운 일’이 생겼을 때 도와줄 누군가도 생각나지 않는 법이다. 거창하기보다는 작지만 내게 힘을 주는, 좋은 취미 생활을 하나 만든다. 사진을 찍는 일은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애정을 충만하게 해주니 좋고, 노래를 부르는 일은 기쁘거나 슬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니 좋다. 그렇게 사소하지만 인생에 윤활유가 되는 취미 생활을 만들어라!
▶애정 충전용 Book & Music
이한철의 2집 앨범 중 ‘안 되는 건 안 돼’
그의 2집 타이틀이 ‘되는 건 되는 거야’이다. 하지만 막상 그 안에 수록된 곡은 ‘안 되는 건 안 돼’인데 이 가사가 압권이다. ‘복권에 당첨되기 어려울걸, 남자가 여탕 가기 어려울걸, 맘대로 세상 살기 어려울걸, 그렇게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돼!’란다. 그런데 어찌나 음악이 신나는지 오히려 ‘안 되는 것이 다행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난다. 이번에 새로 나온 음반의 ‘Stargirl 내 사랑을 받아다오!’라는 곡도 강추. 구애할 때 부르는 노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나 자신에 대한 애정이 마구 샘솟는다. 신나는 리듬 때문인지도.
영화 ‘가족의 탄생’
애정이 넘치는 채현(정유미)과 애정이 부족한 경석(봉태규) 커플은 늘 다툰다. 경석은 주변의 다른 남자에게까지 모두 친절하니 그것이 기분 나쁘고, 채현은 자신을 이해 못 해주는 속 좁은 남자 친구를 이해 못해서. 하지만 우연히 경석은 채현의 집에 가게 되고 지금껏 받지 못한 애정을 받게 되면서 채현을 이해하게 된다.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 결국에는 ‘가족처럼 애정을 나누며 산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영화는 처음에는 어울리지 않는 배우 군단에 의아해하고, 과연 이들이 어떻게 엮일까 의심하지만 나중에는 그 가족 구성원에 내가 포함되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가구타 미츠요의 소설 ‘대안의 그녀’
왕따 때문에 학교를 옮긴 아오이는 그곳에서 진짜 친구 나나코를 만나게 된다. 세상이 두 쪽이 나도 끝까지 함께 할 것 같지만 결국에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되는 이 둘의 고교 시절 이야기와 함께 성인이 된 아오이의 현재 이야기가 등장한다. 성인이 된 아오이는 직장에서 자신과 잘 통할 것 같은 사요코를 만난다. 사요코는 주변의 또래 주부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오히려 그런 자리를 부담스러워하는 동료로 등장한다. 일상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친근한 스토리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담은 책.
▶애정 결핍 체험자들이 제안하는 매우 인간적인 치유법
‘그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대체 내가 왜 애정 결핍이지?’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애정 결핍도 무뎌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남들보다 좀 ‘애정’이 부족하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냥 그런 기분이 들 수도 있지, 남들도 같을 거야’라고 생각해버린다. 그렇게 생각하면 심각했던 문제도 훨씬 가벼워진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입장이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더 챙겨주게 되고, 남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된다. 애정 결핍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그 중 절반 이상은 가볍게 버린다. 채선이(28세, 직장인)
주변인에게 애정을 달라고 표현한다
물론 자학의 시간도 있었지만 그게 내 정신 건강에 너무 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핍된 걸 구해서라도 얻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뻔뻔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나에게 애정을 달라’고 표현한다. 이를 테면 같이 시간을 보내달라거나, 수다를 떨어달라거나, 나 외롭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물론 그게 애정을 다 채워주진 못하지만 그러고 나면 혼자 있어도 애정 결핍을 위로할 힘이 생긴다. 그리고 애정 결핍은 어차피 누구나 다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결핍’ 자체가 사람한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결핍이 없이 어떻게 사람이 물건을 만들고, 지식을 탐구하겠는가. 결핍을 느끼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사람들은 자꾸 뭔가를 찾아내고, 해결하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동기, 욕심, 흥미, 관심 이런 것들이 다 결핍에서 시작되는 거라고 본다. 한진영(32세, 잡지 에디터)
꼭 사람을 통해 애정을 충족할 필요는 없잖아?
애정 결핍을 일단 인정한다. 그런 다음, 나름대로 충족하면 되는 것이다. 애완동물을 키워 나를 반기고 사랑을 표현하는 그들에게서 애정을 충족해도 되는 것이고. 애정이란 굳이 사람에게서만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변에 있는 사물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고 그것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느끼는 정서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굳이 사람일 필요는 없다. 커피를 좋아하면 커피를 마시면서 충족하고, 휴대폰 문자 보내는 것을 좋아하면 문자 보내면서 충족감을 느껴도 좋다. 김진우(25세, 직장인)
첫댓글 9개 이상 이다 .미치겠다 .내가 내시도 아니고 여자 친구 없는지 10년이 넘어간다.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함니다. 고독의 끝이 어디인지 한번 느껴 봐야겠어요.
나는 ..... 딱9개인데 ......... 헉 ........ 예상하고있었지만 ... -ㅁ- 나에게- 사랑을 주세요 - 푸하하 ㅠ 오ㅜ
난 여섯개.. 다행이다...
3개 ㅋ
퍼갈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