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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재사랑산악회 제205차 산행] ★ 전라북도 진안 구봉산(九峰山)
2019년 10월 20일 일요일
* [산행 코스] ‣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 양명마을 (구봉산주차장 남쪽) 돌집삼거리→ 바람재계곡→ 바람재(능선)→ 구봉산 정상→ 내리막길→ 돈내미재→ 쉼터→ 제8봉… →제1봉→ 하산길→ 양명마을 주차장→ 귀경
* [프롤로그] — 나라 망치는 위험하고 오만한 문재인 정권, 그냥 좌시할 수 없다!
깊어가는 계절, 하늘빛이 청정한 가을이다. 밝은 햇살, 신선한 바람결이 모든 생명에게 산뜻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무위자연의 신선한 기운이 천지에 충만하니 더없이 아름답고 은혜로운 계절이다. 그런데 비열하고 독선적인 문재인 정권은 국민을 분열시키고 온 나라를 살벌한 적대감의 전장으로 만들었다. 국기가 흔들리고 있다. 어찌하여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되었는가. 참으로 참담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은 입만 열면 ‘평화’를 말하는데, 정작 국민은 ‘불안’하고 ‘암담’하다. 상생과 조화의 정치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2017년 집권 이후, 문재인 정권은 오직 종북(從北) 프레임에 갇혀, 멀쩡한 대한민국을 여지없이 망가뜨렸다. 그리하여 정치는 실종되고 경제는 추락하고 국방·안보는 손을 놓았고 외교는 고립무원이 되었다. 그 동안 적폐청산이라는 칼날을 휘두르면서도 자신들은 더 파렴치한 탐욕으로 ‘내로남불’의 적폐를 만들어 왔다. 그리고 그 국정농단의 진두에 조국(曺國)을 내세웠다.
지난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갖가지 불법과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기 시작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분노한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고 ‘문제의 조국’을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그것은 오만과 독선의 극치였다. 국민은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그런데 — 역설적이게도 이번 ‘조국 사태’를 통하여 '운동권 세력'이 어떻게 타락했는지… 그 실상과 문재인 정권의 비열한 이중성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자신도 위장 전입해놓고 남의 위장 전입엔 징역형을 내린 대법원 판사 등 이 정권의 ‘내로남불’의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이번 조국을 통하여 그 위선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그 동안 저들의 교묘한 선전선동에 넘어가, 동조했던 많은 사람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3일, 10월 9일과 이후의 광화문 함성이 그것이다. 잘못된 정치에 대한 역동적이고 통렬한 시민의 저항이었다. 그것은 '위태로운 자유(自由)'를 지키기 위한 국민적 열망의 함성이었다.
사실 조국을 비롯한 이 정권의 아류들은 참으로 낯 뜨거운 위선자들이다. 저들의 입은 늘 ‘정의’와 ‘공정’을 말하지만, 그들은 국정 곳곳에서 빨대를 꽂고 악착같이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좌파들이다. 이승만이 세우고 박정희가 키운 나라에서 그 혜택을 누구보다 많이 본 사람들이 이승만 박정희 욕하고, 기업인 욕하고, 공무원 욕하고, 미국을 욕한다. 부동산 투기를 욕하고, 입시 사회를 욕하면서 뒤로는 더 한다. 과거 한국 독재를 비판하면서 그보다 100배는 더한 북한 정권을 편 든다. 자기 생활은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으로 살면서 입에선 사회주의가 나온다. 그야말로 자본주의의 기생충(寄生蟲)이 아닌가. 노동운동하다 지금도 시골 아파트 한 칸 없는 진짜 좌파 한 분은 "나는 내 말이 맞는다는 강남 좌파를 보면 구역질이 난다"고 했다.
조국의 위선의 실체를 본 대부분의 국민은 "역겹다!"고 했다. 집 한 칸 없는 노동운동가의 구역질을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느끼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조국 덕분’이다. 그리고 조국은, 유시민·박원순·이재정과 이외수·공지영·조정래·안도현 등을 비롯하여, 이른바 '개념 연예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들인지도 잘 알게 해주었다. 이들은 어떤 이들에겐 우상과도 같았다. 그런데 이들이 조국과 그 가족의 엄청난 위선, 부도덕, 불법 의혹을 맹목적으로 옹호한다. 그들의 그 잘난 '말'과 '글' 뒤에 감춰졌던 본색이 드러났다. 합리적인 척, 정의로운 척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그 추악한 민낯을 보여준 것이다.
문재인의 극렬 지지층이 벌이는 인터넷 여론 조작(造作)의 실상도 온 국민이 생생하게 목격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은 생중계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조국 힘내세요' 등 연이은 실시간 검색어 조작(造作)이 실제로 작동하는 현장이 공개되면서 이 극렬 집단의 존재와 비열한 행동 양식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조국을 반대하는 여론이 두 배 높은데 청와대 청원 게시판 여론은 그 정반대였다. 앞으로도 인터넷 여론 조작과 수상한 여론조사가 기승을 부리겠지만 국민은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정말 힘들 것으로 보였던 이런 일들이 조국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뒤늦게나마 많은 국민들이 자각해서 다행이다.
결국 조국(54)은 10월 14일 오후 2시 법무부 장관에서 전격 사퇴했다. 지난달 9월 9일 취임 이후 35일 만이다. 후보 지명 이후 66일 동안 온 나라를 분열시키고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조국 이후 현 정권은 '김정은 쇼'에 더 사활을 걸 것이고, 탄핵 위협을 받는 트럼프도 김정은과 무엇을 할지 모른다. 미 하원의 트럼프 탄핵 조사 발표 다음 날 북한이 '트럼프를 믿는다'고 발표한 것은 무슨 뜻인가. 2년 가까이 문 정부를 상대해 본 볼턴 전 안보보좌관은 '김정은에게 속을 준비가 된 곳이 있다'며 '한국 정부'를 지적했다. 우리가 김정은의 핵 인질로 공식화되는 것은 ‘조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사태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대한민국의 앞날이다. 문재인 정권은, 1948년에 세운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뒤집어엎으려 하고 있다. ‘사노맹’(사회주의 노동자 동맹) 출신의 골수 좌파 조국이 그 체제 전복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최적의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국은 아깝게(?) 사퇴했지만 그것은 전술적 수정일 따름이다. 저들의 체제 변혁 작업은 조국 사퇴를 넘어 더욱 집요하게 밀고 나갈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늘의 뜻에 순응하는 자는 살고 하늘에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順天者存 逆天者亡]'는 것이다.
이 정권은 40% 지지층을 더욱 견고하게 결집시키기 위해 또 '적폐 청산'을 꺼내들고 사회 곳곳을 들쑤실 것이다. '언론 개혁' '재벌 개혁' '친일파 색출' 등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종북적 이념정치’의 실현을 위해 시퍼런 칼날을 세울 것이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야3당과 야합(野合)하여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독립’ 등 3대 악법을 패스트트랙으로 통과시켜 내년 4월 총선에서 국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공수처’(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과 검·경수사권 분리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면서, 개헌을 통해 소위 ‘민중민주주의 독재 체제’로 영구집권을 획책할 것이다. 사실 '검찰 개혁의 핵심(核心)'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중립’이요 ‘독립’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그 반대다. 윤석열의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을 건드리니 그 권력이 검찰 자체를 겁박하고 있다. 여기에 법안이 통과되어 공수처가 설치된다면, 그것은 바로 독재국가 북한의 국가보위부와 같은 무소불위의 최고 권력기관이 된다. ‘자유민주주의’는 종언(終焉)을 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대한민국은 존망지추(存亡之秋)에 처해 있다. 문재인과 조국은 대한민국의 인민민주주의 내지 사회주의화란 장기 지속적 목표에서 의기투합한 것이다. 그리고 이 노선을 추종하고 지지하는 이들이 세를 형성해 20년, 50년, 100년 집권의 청사진을 제멋대로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위기의 본질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싸움은 끝난 게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잠들었던 국민이 더 많이 깨어나 3대 악법을 저지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되찾고 바로 세워야 한다. 이번의 10월 국민저항운동은 극적으로 희망(希望)을 보여주었다. 깨어있는 국민만이 소망을 말할 수 있다. 모든 국민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결연히 저항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명을 다해, 우리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
* [운장산지맥의 구봉산] ― 운장산지맥은 금남정맥 운장산(서봉)에서 갈라져 나온 산줄기
금남정맥(錦南正脈)은 금강(錦江)의 남서쪽에 위치한 산맥으로, ‘금남·호남정맥’의 서쪽 끝 지점인 주화산(565m, 조약봉)에서 호남정맥과 남북으로 나누어져, 북쪽의 대둔산과 계룡산을 경유하여 부여의 부소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총거리는 118㎞이다. 노령산맥이라고도 한다.
전라북도 진안의 주화산에서 호남정맥과 갈라진 금남정맥(錦南正脈)은 북쪽 방향으로 주화산(조약봉, 565m)~입봉(637m)~연석산(917m)~만항치~운장산 서봉(1,123m)~활목재~피암목재를 지나, 완주(동상면)의 장군봉(787m)~태평 봉수대[성재산, 803m]로 이어지고,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육백고지(백암산, 654m)을 거쳐, 인대산(666m)에서 서진(西進), 배티재[梨峙]에서 대둔산(877.7m)을 솟아 올리고 북상(北上)하여, 깃대봉과 천호봉(天護峰, 360m)을 거쳐 계룡시 양정고개를 경유 계룡산을 밀어올린 뒤, 서진(西進)하여 널티[板峙]와 망덕봉을 거쳐 부여의 부소산[낙화암]에서 금강[백마강]을 만나 그 맥을 다한다.
이 산줄기는 금강(錦江)의 남서쪽을 지나므로 금남정맥(錦南正脈)이라 한다. 금남정맥은 금강 상류 유역과 전북의 만경강 유역을 구분 짓는 분수령(分水嶺)으로, 동쪽 사면을 따라 흐르는 물은 금강 상류를 이루며, 서쪽 사면을 따라 흐르는 물은 만경강을 이룬다. 그러므로 이 산줄기는 주화산에서 남쪽으로 연결되는 호남정맥과 함께 전라북도의 동쪽 산간지방(무주 진안 장수)과 서쪽 해안의 호남평야(완주 정읍 김제 지역)를 경계 짓고 있다.
* [충청도의 젖줄, 금강(錦江)의 수계(水系)] — 금남정맥과 백두대간에 발원하는 장강
금강(錦江)은 금남호남정맥의 진안(鎭安) 마이산 북쪽 사면에서 발원한 물[진안천]이 용담호를 이루고, 이 용담호에서 흘러 내려온 물줄기와 백두대간 덕유산, 대덕산, 민주지산 등의 여러 산곡(山谷)에서 흘러 내려온 물줄기가 무주(茂州)에 합류하여 적벽강을 이루어, 굽이굽이 북쪽으로 흐르다가, 금산군(錦山郡) 제원면에서, 금남정맥 인대산 동쪽 사면에서 발원하여 금산읍을 경유하여 내려온 물줄기[금산천]와 합류하여 장강(長江)을 이룬다.
충청남도 내륙 한 가운데를 돌아가는 이 금강의 물줄기는 영동과 옥천의 심산유곡을 거치면서 굽이굽이 돌고 돌아 대청호에 유입된다. 그러므로 금강은 금남정맥-백두대간-금북정맥 사이의 모든 물이 합류하여 청원의 대청호를 이룬다. 그리고 대전에서, 계룡산에서 발원하여 내려온 갑천의 물을 받아들여 공주-부여 [백마강]을 경유하여 군산 북쪽에서 서해로 유입된다. 요컨대 금강(錦江)은 백두대간과 금남정맥과 금북정맥 사이의 모든 산곡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모여서 이루어진 강이다. ‘水主合而各原異其間’ : 고산자 김정호「대동여지도」
* [오늘의 산행지-진안 구봉산(1,002m)] — 진안의 내륙 깊숙이 위치한 기암 연봉
오늘 우리들의 산행지 구봉산(1,002m)은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에 위치한 산으로, 금남정맥(錦南正脈) ‘운장산 서봉(1,123m)’(전라북도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에서 갈라져 나온 ‘운장산지맥’의 끄트머리에 자리하고 있다. ‘운장산지맥’은 금남정맥 운장산 서봉을 시작으로 운장산(1,126m)-운장산 동봉(1,124m)을 경유하여 동쪽으로 곰직이산-복두봉을 거쳐 구봉산으로 이어지는데 전북 진안, 금강 상류의 큰 담수호인 용담호 앞에서 그 맥을 다한다. 용담호(龍潭湖)는 진안과 동쪽의 무주, 남쪽의 장수의 3개 군[무진장]의 산곡에서 흘러내린 모든 물이 합수하여 이루어진 청정 담수호이다.
구봉산(1,002m)은 운장산에서 북동쪽으로 6km 떨어진, 돌올(突兀)하게 솟구친 아홉 개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이어져가는 아름다운 산이다. 구봉산의 정상과 연봉은 호남의 유명한 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 동쪽의 덕유산과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실루엣처럼 다가온다,
구봉산은 아름다운 산세와 훌륭한 조망대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마이산이나 운장산보다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15년에 하늘을 건너가는 구름다리와 연봉을 치고 내리는 계단을 시설한 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으로, 100대 명산 중의 하나다. 구봉산은 북쪽의 운일암, 반일암 계곡과 남쪽의 갈거리계곡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산과 계곡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구봉산은 4봉과 5봉 사이를 잇는 길이 100m의 ‘구름다리’가 압권이다. 아찔한 구름다리에 험난한 암봉을 오르내리는 데크 계단과 산봉의 전망대가 천하를 조망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구봉산 아래 수암마을에는 신라 헌강왕 1년 무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는 천황사라는 절이 있는데 둘레 5.1m, 수령 600년을 자랑하는 도목 1등급의 전나무가 있다.
* [용담댐-용담호] — 호남평야에 농업용수, 군산·장항 산단에 생활·공업·농업용수 공급
용담댐은 전라북도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 금강(錦江) 상류에 있는 댐이다. '용담다목적댐'이라고도 한다. 1990년에 착공하여 2001년 10월 13일에 준공되었다. 높이 70m, 길이 498m, 총저수량 8억1500만 톤의 콘크리트 차수벽형 석괴댐으로 총 공사비는 1조 5889억 원이 투입되었다. 주요시설로는 21.9km의 도수터널과 도수터널 끝인 완주군 고산면에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가 있는데, 연간 1억 9800만 전력을 생산한다. 여수로(餘水路) 5개를 댐 왼쪽에 설치하여, 상습 침수지역인 금강 중류·하류 지역의 홍수를 대비한다. 용담댐으로 만들어진 용담호(龍潭湖)는 저수량 기준으로 소양호, 충주호, 대청호, 안동호에 이어 대한민국 5위이다. 용담댐은 진안군의 1읍 5개 면을 수몰시켜 만들어진 거대한 담수호로 금강 상류의 맑은 물을 하루 135만 톤씩 도수터널을 통하여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만경강 상류에 공급한다. 용담호는 전북 도민의 식수원이요, 익산·김제·군산·정읍·전주 지역 호남평야에 농업용수, 군산·장항 산업단지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 [청정 수려한 용담호반] ― 호수 위를 달리는 환상의 드라이브길
용담호는 진안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이다. 특히, 용담호가 관광지로 사랑을 받는 것은 교량으로 댐 일주도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댐 주위에 64.4km의 ‘용담호 호반도로’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정천면-용담면-본 댐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각가지 모습으로 변하는 아름다운 호수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용담호는 호안(湖岸)에 별다른 시설물들이 많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유지하고 있어 더욱 아름답다.
* [산으로 가는 길] — 고속도로 ‘경부선’과 ‘대전-통영선’을 타고 남으로 질주하다
오전 7시 35분, 우리의 <금강버스>는 서울의 ‘군자역’을 출발했다. 오늘의 산행지는 진안의 구봉산이다. 시월의 청명한 날, 오늘 산행에는 김준섭 회장, 한영옥 부회장, 호산아·남정균 고문을 비롯하여, 박은배 총무, 김재철·유형상 산행대장이 포진하고,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참석하는 전진국·안상규·강재훈 님, 하회탈의 지기 여러 분과, 신시호, 홍완섭, 강완식, 이인권, 손정호 그리고 류경 님, 꽃구름의 지기 이달호 님, 이경숙·장영서·이명자 님, 오랜만에 나온 문승배 님, 신갈에서 타신 강남운 님, 안연우 님이 동행했다. 모두 반가운 면면이다.
우리의 ‘금강버스’(권용길 기사님)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일로 질주, 옥산휴게소에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비룡JC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도로 사정은 원활하여 막힘이 없었다. 우리의 버스는 추부I.C에서 37번 국도에 내려, 금산 읍내 한 복판을 경유하여 남일면에서 55번 국도로 진입, 주천에서 725번 지방도로를 이용하여 산행들머리인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 양명마을 ‘구봉산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 고속도로에 자욱하던 안개가 걷히고, 파란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시다. 초가을 선선한 바람결이 쾌적했다.
* [산행 들머리-구봉산교회 앞길] — 바람재 경유, 정상으로 향하는 산행 길 …
오전 11시,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 구봉산교회 앞길을 지나 산행에 돌입했다. 산행들머리는 구봉산주차장에서 남쪽 300m 떨어진 지점이다. 구봉산 산행은 일반적으로 구봉산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먼저 제1봉에 올라 이어서 제2·3·4·5·6·7·8봉을 차례로 오르내리고 나서, 돈내미재에서 정상인 제9봉(구봉산)에 오르는데, 오늘 우리는 그 역(逆)코스로 ‘바람재계곡’을 경유하여 먼저 ‘바람재’에 오르고, 이어 능선을 따라 구봉산(九峰山) 정상에 오른다. 그리고 안부인 돈내미재에 내려와, 거기서 제8·7·6·5·4·3·2·1봉 순으로 산행한 후 구봉산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정상의 높은 곳에서 구봉산 연봉을 조망하고 그 연봉을 타고 내리면서 아름다운 용담호와 멀리 덕유산의 장엄한 산세를 조망하기 위해서이다. 오늘은 선두에 김재철 대장이 서고, 중간에는 김준섭 회장, 그리고 후미는 유형상 대장이 수고하기로 했다.
* [가파른 바람재 계곡] — 뜨거운 몸을 감싸는 서늘한 바람결
오전 11시 15분, 산길 초입에 이정표가 있다. 바람재와 돈내미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바람재 길로 접어들었다. 바람재 계곡의 산길은 활엽수의 숲이다. 그늘의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10월의 산은 아직 여름의 녹음을 그대로 유지한 듯 보이지만, 이마에 스치는 서늘한 바람결이 가을의 기미를 느끼게 한다. 계곡의 가장자리를 따라 오르는 길은 처음 완만하지만 서서히 경사가 가팔라진다. 계곡은 말라 있었다. 크고 작은 돌들이 깔린 너덜지대를 지나고 급경사의 산길이 이어진다. 대원들이 열을 지어 산을 치고 오른다. 가파른 곳에는 계단도 만들어 놓았다.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산길의 경사가 급해지면서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평소 늘 가벼운 몸으로 늘 앞장서 가던 전진국 님의 오늘따라 발걸음이 무겁다. 간밤의 주연이 깊었다고 했다. 그러나 깊은 산 청정한 공기가 폐부로 스며드니, 정신이 맑아질 것이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가을 햇살이 곱다. 길 옆 활엽수 위 핀 선연한 붉은 꽃, 야생화가 눈길을 끈다. 그리고 밝은 역광을 받은 나뭇잎이 눈부시게 곱다. 이마 위에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산길은 코가 닿을 듯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산길이다. 다리의 근육은 굳어지고, 발걸음이 무겁다. 성자처럼 묵묵히 걷는다. 뜨거운 숨결이 가슴을 치받는다.
누리장나무, 일명 개똥나무(열매) ; 나뭇잎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서 붙여진 이름이다.
관절에 효능을 보이는 좋은 약재이다. [민창우 대장의 설명]
* [바람재 능선] — 장대한 노송 한 그루, 그리고 천하 풍광이 한 눈이 들어오는 …
오후 12시 30분, 드디어 ‘바람재’에 올랐다. 구봉산 주차장에서 2.3km 올라온 지점이다. 이제부터 정상(→0.5km)까지는 능선 길이다. 바람재에서 조금 올라온 지점, 길목에 장대한 노송(老松)이 눈길을 끈다. 서쪽 벼랑에 서 있는 거대한 소나무의 모습이 고절하다. 대원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거송의 그루터기에 몸을 기대어 포즈를 잡았다.
길은 비교적 완만하게 고도를 높여가는 능선이다. 능선의 동쪽은 천인단애의 바위절벽이다. 그런데 능선의 바위에 서면 동쪽으로 확연하게 시야가 열린다. 좌측으로 구봉산 여덟 개의 암봉이 파도처럼 출렁이고, 발아래는 725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구봉산 주차장과 마을들이 보인다. 그 뒤로 크고 작은 산봉 사이로 용담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면 멀리 덕유산의 거대한 산체가 남북으로 길게 누워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근경과 원경의 산세가 장관이다. 정상의 암봉 앞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능선 길, 벼랑의 바위 위에 크고 작은 소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자주 걸음을 멈추게 한다. 장엄하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 [구봉산 정상] — 운장지맥의 마지막 거봉, 8개의 암봉을 거느린 …
오후 1시 05분, 구봉산 정상에 도착했다. 장대한 능선 위에 우뚝한 암봉이다. 구봉산 정상은 아홉 개의 암봉 가운데 제9봉에 해당하는 해발 1,002m의 최고봉이다. 정상석 주위에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구봉산은 금남정맥 운장산(서봉)에서부터 시작하여 동쪽으로 곰직이산-복두봉을 경유하여 이곳 정상에 이르고 이어서 계속 8개의 암봉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용담호(725번 지방도로) 앞에서 그 맥을 다한다. 구봉산을 중심으로 남동쪽에는 덕유산의 산체가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부귀산 마이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운장산이 포진하고 있다. …우리 대원들은 정상석을 배경으로 하여 등정 기념의 포즈를 잡았다. 그리고 정상의 아래 숲속에 자리를 잡아, 정겹고 유쾌한 점심식사를 했다.
* [구봉산 정상에서 돈내미재까지] — 급전직하의 험준한 내리막길, 고운 단풍
오후 1시 45분, 오후의 산행이 시작되었다. 복두봉-운장산으로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금방 돈내미재(-구봉산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났다. 해발 1,000고지에서 돈내미재로 내려오는 길은 급경사의 험난한 길이었다. 급전직하 가파르게 쏟아지는 산길은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다. 아주 위험한 구간이다. 군데군데 자일을 설치해 놓았는데, 가파른 바위와 파인 길목이 발을 내딛기에 아주 불안정했다. 그런 가운데에서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 빨갛게 물든 단풍이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노르스름하게 변한 나뭇잎이 가을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가파른 내리막길은 험하고 길었다. 산행 중, 내리막길은 참으로 조심스럽다. 등산 사고는 거의 하산 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단 길과 다시 급하게 내려가는 바윗길이 이어지다가 아래로 길게 쏟아지는 긴 계단과 방향을 바꾼 가파른 계단이 절벽을 우회하여 내려온다. 한참을 내려와 올려다보니 수직의 절벽이다. 파랗게 이끼 낀 바위 아래, 물이 고여 있다. 주변에 흩어진 낙엽이 가을의 정취를 더해준다. 참으로 위험한 내리막길이다. 그 시간 우리와 반대로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힘겹게 거친 숨을 몰아쉰다.
* [안부의 갈림길, 돈내미재] — 그리고 제8봉을 치고 오르는 아득한 계단 길
오후 2시 25분, 깊숙한 안부인 ‘돈내미재’에 도착했다. 전후가 가파른 절벽이 가리고 있는 곳, 정상에서 0.5km 내려왔는데 그 험난한 고행을 생각하면 아득하게 먼 길을 온 느낌이다. 이곳 돈내미재에서 남쪽 골짜기로 내려가면 구봉산주차장(→2.3km) 방향이다. 우리는 그대로 직진하여 구봉산 제8봉(0.1km)을 향하여 치고 올랐다. 바로 코앞에 솟은 암봉이다. 지금부터 8개의 암봉을 차례로 오르내려야 한다. 가파른 바윗길을 오른다. 다리 근육이 뻑뻑하고 몸이 무거워진다. 한 차례 바위를 차고 오르니 저만큼 아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거봉이 시야에 다가온다. 우리가 가야할 여정이다. 앞서가는 대원들이 이미 그 계단 위에 올라서서 두 손을 높이 치켜든다. 계단은 절벽을 지그재그로 우회하여 설치되어 있었다. 중간에는 그 방향을 90도 꺾어서 올라간다. 올려다보니 하늘에 걸려있는 계단이다. 아찔한 천국의 계단이다. 계단의 중간쯤에 올라,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니 구봉산 정상의 거대한 산체와 절벽이 시야를 압도한다. 아래로는 바람재 깊은 계곡과 산중의 구봉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 [구봉산 제8봉] — 다시 긴 계단을 내려가, 아찔한 구름다리를 건너고…
오후 2시 40분, 구봉산 제8봉(780m)에 도착했다. 함께 오른 김재철 대장과 강완식, 류경, 호산아 대원이 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의 포즈를 잡았다. 저기 높은 산의 정상에서 지금까지 가파른 내리막길을 오는 동안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선두는 이미 지나가고 후미는 보이지 않는다. 제7봉이 저만큼 건너다보인다. 구봉산 암봉은 하나하나가 높이 돌출되어 있으므로 암봉과 암봉 사이의 매우 안부(鞍部)는 깊다. 그러므로 8봉에서도 다시 가파르고 긴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제8봉에서 긴 계단을 타고 내려오면, 암봉과 암봉의 허리를 잇는 구름다리가 놓여 있다. 높은 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주 아찔하다. 그 구름다리의 중간에 서서 바라보면 전후좌우의 경치가 참으로 장관이다. 7봉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치고 오른다. 높은 암봉을 잇는 구봉산의 오르내리는 산길은 모두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야말로 계단의 천국이다. 7봉 막바지 하늘로 올라가는 계단 끝에 김준섭 회장이 두 팔을 펼치고 있다.
* [구봉산 제7봉] — 깊은 안부에 내려와 다시 가파른 암봉을 차고 오르다
드디어 제7봉(739.8m)에 올랐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 6봉으로 가는 길 또한 아래로 쏟아져 내려가는 긴 계단길이다. 계단의 중간 쯤에서 고개를 돌려 올려다보면, 수직의 절벽에 붙어 자생하는 노송(老松) 한 그루가 아주 고절하다. 중국 황산(黃山)의 명품 ‘영객송(迎客松)’과 버금가는 기품이 있다.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깊은 안부, 길목에 빨간 단풍이 곱다. 건너편 산봉의 허리에도 가을빛 단풍이 물들어 있다. 안부에서 다시 암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바윗길이다. 중턱부터 산봉까지는 철봉을 박아 자일을 설체해 놓았다. 팍팍한 오르막길이다.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다시 앞을 가로막는 암봉, 가파른 철계단이 산봉의 허리를 돌아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바윗길을 치고 올라가는 길이다.
* [구봉산 제6봉, 류경 대원의 포즈] — 제5봉의 철제 구조물이 보이다
오후 2시 57분 제6봉(732m)에 올랐다. 동행하고 있는 류경 대원이 오후의 가을 햇살을 받으며 걸음을 멈추고 포즈를 취한다. 여기 6봉의 뒤쪽으로, 여기보다 높은 5봉의 철제구조물이 저만큼 올려다 보인다. 여기서는 보이지 않지만 5봉과 4봉 사이에는 구봉산의 명물 ‘구름다리’가 있다. 6봉에서 다시 긴 계단을 내려간다. 암봉과 암봉 사이 깊은 안부에서 5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하늘 길이다. 수직으로 아주 가파르게 올라가는 계단이다. 높아서 아찔하다.
* [구봉산 제5봉과 4봉 사이 허공에 걸린 구름다리] — 장대한 현수교의 아찔한 매력
오후 3시 05분, 제5봉(742m)의 전망대에 올랐다. 널찍한 나무데크 광장이다. 구봉산 5봉과 4봉 사이에는 장장 100m의 구름다리로 놓여져 있다. 양쪽의 철탑에 연결된 굵은 쇠줄에 매달린, 철제 현수교다. 구름다리는 폭 1.2m, 안부의 지상에서 47m 위에 시설되어 있다. 2015년에 건설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구봉산 명물이 되었다. 최대 150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양쪽 철탑에 연결된 쇠줄에 의해 팽팽하게 당겨진 구름다리는, 날개를 활짝 편 거대한 한 마리 새처럼 날렵해 보였다. 그 5봉에는 많은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넓은 나무테크 광장이 조성되어 있고 그 위에 대문처럼 별도의 전망대까지 갖추어져 있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한 길로 쫙 뻗은 구름다리의 전모는 물론, 주변의 산세를 조망하기에 아주 좋다. 돌아보면 우리가 올랐던 구봉산 정상의 거대한 산체와 방금 지나온 6봉의 위용, 그리고 현수교 건너 4봉의 구조물과 그 정상의 2층의 팔각정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남과 북으로 펼쳐진 수많은 산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특히 동쪽으로 크고 작은 산군 사이에 용담호의 물빛이 거울처럼 빛난다. 멀리 동쪽에는, 비록 선명하지는 않지만 백두대간 덕유산 거대한 산줄기가 자리하고 있다. 대원들은 구름다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구름다리 위에서 포즈를 잡기도 했다. 구봉산의 산세도 아름답지만 이 구름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경북 봉화의 청량산(淸凉山)에 있는 ‘하늘다리’처럼, 허공에 매달린 다리를 걷노라면 청량한 바람결이 이마를 스친다. 상하좌우를 둘러보며 짜릿한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 실제로 걸어보니 아주 튼튼한 다리여서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다리를 건너면 4봉의 구조물과 2단으로 된 나무테크 광장이 있다. 4봉의 광장에서 바라보는 구름다리는 또 다른 분위기이다. 다리는 역광으로 쏟아지는 햇살에 반사되어 팽패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멀리 구봉산 산체를 배경으로 현수교를 지탱하는 쇠줄이 빛난다. 서쪽 하늘의 태양과 마주하는 카메라 렌즈는 역광모드를 놓고 촬영해야 한다. 류경 대원의 포즈가 다리의 풍경과 아주 잘 어울렸다.
* [구봉산 제4봉] — 날아갈 듯한 2층의 팔각정에서의 조망
오후 3시 20분, 구봉산 제4봉(752m)의 정상에는 작은 표지석이 있고, 그 옆에 2층 다락으로 된 팔각정(八角亭)이 있다. 날아갈 듯이 높이 솟아있는 팔각정은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전망대이다. 여기 2층의 정자에 올라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가관이다. 오늘 같이 시야가 맑은 가을날, 원근 산군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특히 서쪽으로 저 구봉산 정상과 그 뒤의 복두봉과 멀리 운장산의 산봉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다. 역광을 받아 빛나는 구름다리도 눈부시게 빛난다. 그리고 동쪽으로 제4봉과 주천면과 장천면 일대의 마을과 산곡 사이에 있는 용담호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4봉의 팔각정에서 내려와 북면의 우회로를 통하여 안부로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바윗길을 타고 오른다. 돌아보니 역광을 받은 4봉의 팔각정의 실루엣이 아득하게 올려다 보인다.
* [구봉산 제3봉] — 신선한 바람, 바위와 늘 푸른 소나무의 조화
오후 3시 30분, 구봉산 제3봉(728m)에 올랐다. 산봉은 크고 작은 바위가 일정한 공간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주위의 한 그루 소나무와 어울려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거기에 건강한 산사나이가 어울리면 아름다운 작품이 된다. 잠시 풍경에 머물다 다시 능선을 타고 나아간다. 서쪽으로 구봉산 정상 위에까지 기울어진 태양, 가을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다. 청신한 바람, 청정한 산의 정기가 온몸을 감싼다. 쾌적한 산길이다.
* [구봉산 제2봉] — 서쪽 하늘에서 쏟아지는 화사한 가을 햇살
오후 3시 36분, 구봉산 제2봉(720m)에 올랐다. 이곳도 바위와 소나무가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2봉의 표지석 옆에 다소곳이 앉아 포즈를 잡아 본다. 서쪽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화사하다. 아기자기한 산봉을 오르내리며 그 풍광을 즐기느라 가는 곳마다 머물다 보니 산행이 늦어졌다. 피곤함을 느낄 여가가 없다. 사실 쫓기듯 서둘러 내려갈 이유가 없다. 2봉에서 긴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길, 밝은 햇살을 받은 마을 풍경이 선명하게 보인다. 조금 내려오니 이정표가 있다. 좌측으로는 구봉산 제1봉으로 가고, 우측으로는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하산 길이다. 앞서 간 강완식 대원은 이미 1봉을 갔다가 돌아오고 있었다.
* [구봉산 제1봉] — 구봉산 연봉의 마지막 등산 포인트, 돌아보는 장엄한 산세
이정표에서 제1봉(→0.1km)으로 가는 길, 완만한 바위를 타고 조금 내려가 안부에서 다시 잠깐 철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오후 3시 41분, 구봉산 연봉의 마지막 등산 포인트인 제1봉에 도착했다. 우리보다 앞서 간 대원들이 풍광을 즐기며 암봉의 표지석과 소나무를 배경으로 포즈를 잡고 있다. 서쪽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온 산의 산줄기를 비추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1봉에서 조금 전 갈림길 이정표로 다시 돌아오는 길목, 바위틈에 한 무리 구절초가 소담하게 피어있다. 청초한 자태가 곱다. 가을의 숨결이 서정으로 흐른다.
* [구봉산 제1봉에서의 하산 길] — 뜨거운 숨결로 오르내린 연봉을 뒤고 하고 …
갈림길 이정표에서부터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되었다. 깔끔하게 시설된 나무테크 계단 길, 때로는 완만하게, 때로는 급경사로 길게 쏟아지는 길이다. 계단의 주위에 청청한 소나무 가지가 드리워져 있기도 하고 가을빛이 은은한 활엽수가 그늘을 만들어준다. 가을 햇살은 깨끗하고 화사했다. 계단의 중간 전망대에서 보면, 725번 지방도로와 구봉산 주차장이 더 가까이 다가와 있다. 길고 긴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쉼터가 있다. 소나무 그늘 아래 여러 개의 벤치가 있다. 후미의 대원들이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흙길이 이어졌다. 하산의 능선길이 끝나는 지점에 이정표가 있다. 여기서부터는 응달의 산비탈을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너덜지대를 지나 물이 없는 작은 계곡을 지나고, 산허리를 감아돈다. 마을이 나타났다. 오후 4시 15분, 구봉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모든 대원들이 무사히 하산을 완료했다.
* [에필로그] — 운장산지맥 막바지에 솟은 구봉산, 숨은 보석처럼 아름다운 산
구봉산(九峯山)은 전라북도 내륙지방, ‘무진장’의 첩첩산중에 숨은 보석처럼 아름다운 산이다. 일찍부터 진안에는 마이산이 유명하다. 그 특이한 암봉이 기이할 뿐 아니라 그 아래 수도자가 쌓은 공든 탑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탑사가 있기 때문이다. 탑사(塔寺)는 암마이봉의 수직벽이 올려다 보이는 심곡에 자리 잡고 있다. 돌탑을 건립한 이는 처사 이갑룡(1860~1957)인데, 크고 작은 돌을 쌓는 방식으로 생전에 108기의 탑을 만들었다고 한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80여 기에 달하는 탑이 남아있다. 호남금남정맥이 지나가는 마이산의 남쪽에 자리한, 탑사의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물은 섬진강(蟾津江)의 발원지이다.
용담호에서 바라본 마이산
그리고 마이산의 북쪽의 산록에서 발원하여 진안 읍내를 경유하여 흘러내리는 물은 용담호로 유입되어 금강(錦江)의 원류가 된다. 그런데 오늘 구봉산 연봉을 올라보니, 마이산은 장남감에 지나지 않는다. 운장산지맥의 막바지에 솟은 거대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구봉산, 해발 1,000고지의 주봉을 위시하여 8개 암봉이 산줄기를 이루어 장관을 이룬다. 산세가 험하고 아름답다. 짜릿하고 매력적인 산길이다. 그리고 용담호 호반의 그윽한 풍경을 빼놓을 수가 없다. 창명한 초가을, 산길은 험하지만 참으로 멋진 산행이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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