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빛바랜 낡은 줄무늬 드레스를 입은 부인과 올이 다 드러난 허름한 홈스펀 양복을 입은 남자가 사전 약속도 없이 하버드 총장을 만나겠다고 찾아왔습니다. 비서는 시골뜨기 노인들의 형색을 보고 총장은 늘 바쁘다며 만나게 해 주지 않았습니다. 바쁘면 기다리겠다며 몇 시간이 지나도 가지 않고 앉아 있기에 하는 수 없이 총장에게 잠시만 만나 주면 된다며 총장실로 그들을 안내했습니다. 총장은 화가 났습니다. 그런 촌뜨기 노인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자기 품위에 손상이 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빨리 몆 마디 하고 내보낼 요량으로 무슨 용건으로 왔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부인은 하버드를 다니던 아들이 1년 전에 사고로 죽어 캠퍼스에 그 애를 위한 기념물을 하나 세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총장은 동상을 세우겠다는 말로 듣고 하버드 다니다가 죽었다고 너도나도 동상을 세운다면 캠퍼스가 공동묘지가 될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습니다. 그래서 부인은 동상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고 하버드에 죽은 아들을 위한 건물 하나를 기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총장은 눈을 굴리며 부인의 낡은 줄무늬 옷과 남편의 허름한 홈스펀 양복을 번갈아 보며 말했습니다. "건물이라고요? 건물 하나가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고나 하시는 말씀입니까? 현재 하버드에 750만 달러가 넘는 많은 건물들이 꽉 들어 차 있습니다." 부인은 남편에게 얼굴을 돌리고 조용히 말했습니다. "대학교 하나 설립하는데 비용이 그 정도밖에 안드는가 보죠? 그러지 말고 우리들의 대학교를 새로 하나 세우지 그래요." 총장은 혼돈과 당혹감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리랜드 스탠포드 씨 내외는 바로 일어나서 곧장 캘리포니아의 팔로 알토(Palo Alto)를 향해 여행을 떠났고, 거기서 하버드가 더 이상 돌봐 주지 않는 아들을 기념하기 위해 자기들 이름을 딴 스탠포드 대학교(Standford University)를 설립했습니다.
이 스탠포드 대학교 설립소식을 이후에 접하게 된 하버드 대학은 다시는 이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문앞에 사인 보드를 세워 그 정신을 계승해 간다고 합니다.
하버드 대학 정문앞에 세워진 사인보드 문구에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마라"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 고 쓰여져 있다고 합니다. <좋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