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 유객문(朱子 留客文)
人我人(인아인)이라도 我不喜(아불희)요
사람이 나를 사람이라 하여도 기뻐할 바 아니요,
人我不人(인아불인)이라도 我不怒 (아불노)라.
사람이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하여도 내가 노여워 할 바 아니다.
我人(아인)이면 人我不人(인아불인)이라도 我人(아인)이요.
내가 사람이면 사람이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하여도 내가 사람이요.
我不人(아불인)이면 人我人(아불인)이라도 我不人(아불인)이라.
내가 사람이 아니면 사람이 나를 사람이라 하여도 내가 사람이 아니니라.
欲知 我(욕지 아)의 人不人(인불인)인댄(先知)
내가 사람이냐 아니냐를 알고자 할진댄
我人(아인), 我不人(아불인) 人之人不人(인지인 불인)
나를 사람이다 아니다 하는 사람이 사람이냐 아니냐를 알아보도록 하라.
※ 주자(朱子) 「유객문(留客文)」은
말 그대로 주자가 자기 집에 찾아온 손님을 붙들어 두기 위하여 수수께끼로 던졌다는,
다분히 언어 유희적인 문장이다.
즉 이 문장을 제대로 해석하면 기꺼이 보내 주고 풀지 못하면 자고 갈 수밖에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던 것이다.
※ 이 수수께끼 같은 문장을 제 나름대로 풀이하면 이렇습니다.
<괄호 속의 선지(先知)는 제가 임의로 넣어 온전한 문장으로 만들어 본 것입니다.
제가 이 기이한 문장을 처음 대한 것은 이기형(1917~2013) 시인이 쓴
『몽양 여운형 선생 평전』을 통해서입니다.>
人我人이라도 我不喜요, 人我不人이라도 我不怒라
남들이 나를 사람 같잖다 하여도 나는 성내지 않고
남들이 나를 ‘그 사람이야말로 사람다운 사람이지’ 라고 하여도 나는 기뻐하지 않으니
我人이면 人我不人이라도 我人이요, 我不人이면 人我人이라도 我不人이라.
내가 사람이면 사람들이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해도 나는 사람이고
내가 사람이 아니면 사람들이 나를 사람이라고 하여도 나는 사람이 아니라
欲知 我人不人인댄 (先知) 我人 我不人 人之 人不人하라.
내가 사람인지 사람이 아닌 지를 알고자 한다면, 나를 두고 사람이네 사람이 아니네 하는
그 사람이 사람인지 아닌 지를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출처] 뜻을 굽혀 남을 기쁘게 함은(曲意而使人喜)|작성자 몽촌
<받은 글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