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
글 제니 린포드 / 그림 앨리스 패툴로 / 역자 강선웅, 황혜전 / 파라북스 / 2020.01.10
페이지 320
책소개
음식의 가치에 대한 전도
201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 방송에서 ‘먹는 방송(먹방)’이 시작되더니, 지상파 방송에서도 먹방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음식을 만들거나 먹는 것에 집중한다. 시골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모르는 사람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한 끼 달라고 하거나, 심지어 해외여행을 콘셉트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먹방 위주로 구성된다. 왜 이렇게 먹는 행위에 집착하는 것일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먹는다는 것은 생존을 위한 가장 본능적인 행위이다. 또 음식은 대개 혼자 먹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먹을 때 만족이 더 커지는 사회적 유대의 표현이기도 하다. 나아가 음식은 그 자체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문화이자 예술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음식은 건강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어떤 이는 “우리가 먹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했고,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고칠 수가 없다”고 했다.
부족하거나 풍족하거나 서로 나누는 정과 예의가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음식 문화이다. 하지만 실용성을 추구하고 분절화된 우리 시대에서 과도한 먹방은 음식의 가치에 대한 전도를 일으키고 있다. 음식을 먹으며 그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방법, 식재료 등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나누는 사람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저자소개
제니 린포드
저자 : 제니 린포드
《셰프들을 위한 요리 총서(THE CHEF ’S LIBRARY)》, 《홈메이드 유제품(THE CREAMERY KITCHEN)》, 《위대한 영국 치즈 이야기(GREAT BRITISH CHEESES)》 등의 저자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레스토랑 1001(RESTAURANTS YOU MUST EXPERIENCE BEFORE YOU DIE 1001)》의 책임편집장이기도 하다.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 〈타임스 문예부록(TIMES LITERARY SUPPLEMENT)〉, 〈가디언(GUARDIAN)〉, 〈모던 파머(MODERN FARMER)〉,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잡지와 영국 국립 도서관(BRITISH LIBRARY)의 푸드 스토리(FOOD STORIES) 웹사이트에서도 제니 린포드의 글을 만날 수 있다.
역자 : 강선웅
세종대학교 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과 석사 졸업
미국 C.I.A AOS과정 졸업
현 이탈리안 레스토랑 알라또레 이사
역자 : 황혜전
세종대학교 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과 석사 졸업
미국 C.I.A AOS과정 졸업
세종대학교 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과 박사 수료
현 세종대학교 평생교육원 지도교수
그림 : 앨리스 패툴로
〈본아뻬띠(BON APP?TIT)〉, 〈에스콰이어(ESQUIRE)〉, 〈컨트리 리빙(COUNTRY LIVING)〉, 〈빌리지보이스(VILLAGEVOICE)〉 등 많은 잡지와 신문을 비롯한 출판물에 삽화를 그리는 삽화작가다.
목차
머리말
돼지고기
전설 속의 야생돼지
금기
조리용 돼지
돼지 도축
새끼돼지
유럽의 돼지고기 식품
중국의 돼지고기 식품
베이컨
소시지
햄
돼지비계
꿀
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신화, 종교 그리고 민속 문화
도시양봉
꿀과 건강
단화꿀
벌꿀주
요리에 쓰이는 꿀
소금
소금은 어떻게 생산되는가
소금 광산
필수적인 소금
소금통
소금과 세금
소금과 건강
소금의 유형
식품 저장을 위한 소금
소금에 절인 대구
요리용 소금
칠리
칠리의 매운맛
스코빌 지수
칠리 다루는 법
칠리의 다양성
요리용 칠리
쌀
재배, 수확, 가공
중국의 쌀
발리의 쌀
쌀의 종류
바스마티 라이스
캐롤라이나 골드 라이스
쌀로 만든 술
요리용 쌀
카카오
카카오의 종류
초콜릿은 어떻게 만드는가
초콜릿의 종류
수제 초콜릿 바람
초콜릿 음료
쇼콜라티에
기념용 초콜릿
요리용 초콜릿
토마토
과일인가, 채소인가
토마토의 품종
에어룸 토마토
토마토 재배
토마토 보존하기
산마르자노 토마토
지중해 토마토
토마토 케첩
요리용 토마토
역자의 말
찾아보기
[레시피 차례]
돼지고기
살라드 오 라흐동
사과소스를 곁들인 삼겹살 오븐구이
돼지고기 돈가스
돼지 갈비 바비큐
차슈
레드와인 곁들인 초리조 구이
중국식 돼지고기 군만두
구운 햄
영국식 튀김 소시지
꿀
허니 케이크
핫 토디
바클라바
허니 치킨
꿀과일 스무디
꿀을 바른 샬롯
구운 염소치즈와 꿀
허니 아이스크림
허니 쿠키
소금
농어 소금구이
과일 차트 마살라
그라블랙스
솔티드 캐러멜 소스
소금물에 절인 프라이드치킨
로즈마리 포카치아
소금에 절인 대구 크로켓
천일염에 절인 구운 아몬드
땅콩버터 쿠키
칠리
양념 치킨 아도보
카슈미르 감자커리
스파게티 알리오 올리오 에 페페론치노
칠리 삼발
고추장에 버무린 가지 튀김
주그
저크 치킨
양꿍
크리스피 칠리비프
쌀
리조또 알라 밀라네제
계란 볶음밥
메자드라
라이스 엔 피스
일본식 오이 김밥
프레그런트 베지터블 풀라우
베이커 바닐라 라이스 푸딩
나시고렝
비빔밥
카카오
트리플 초콜릿 쿠키
카카오 닙스을 넣은 뮤즐리
초콜릿 팟
클래식 브라우니
고급스러운 핫초코
초콜릿 케이크
초콜릿 럼 트뤼플
핫 초콜릿 소스
로키 로드
토마토
가스파초
수고 알 포모도로
에어룸 토마토 샐러드
토마토 살사
토마토 수프
판 콘 토마테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토마토 크로스티니
마르게리타 피자
출판사 서평
음식의 가치에 대한 전도
201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 방송에서 ‘먹는 방송(먹방)’이 시작되더니, 지상파 방송에서도 먹방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음식을 만들거나 먹는 것에 집중한다. 시골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모르는 사람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한 끼 달라고 하거나, 심지어 해외여행을 콘셉트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먹방 위주로 구성된다. 왜 이렇게 먹는 행위에 집착하는 것일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먹는다는 것은 생존을 위한 가장 본능적인 행위이다. 또 음식은 대개 혼자 먹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먹을 때 만족이 더 커지는 사회적 유대의 표현이기도 하다. 나아가 음식은 그 자체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문화이자 예술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음식은 건강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어떤 이는 “우리가 먹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했고,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고칠 수가 없다”고 했다.
부족하거나 풍족하거나 서로 나누는 정과 예의가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음식 문화이다. 하지만 실용성을 추구하고 분절화된 우리 시대에서 과도한 먹방은 음식의 가치에 대한 전도를 일으키고 있다. 음식을 먹으며 그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방법, 식재료 등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나누는 사람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식재료 7가지
돼지고기는 개와 더불어 가장 먼저 인류에게 길들여진 동물이다. 돼지는 전 세계 수많은 신화에 등장해 고대부터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음을 보여준다. 780년간의 이슬람에 지배당한 스페인은 1492년 국토를 회복한 후, 이슬람교를 몰아내고 기독교도임을 확인하는 종교재판을 벌였는데, 이때 기준이 된 것은 돼지고기였다. 돼지고기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정치, 종교, 문화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꿀은 전 세계적인 감미료로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아 왔다. 근대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 설탕이 대량 생산되면서 수요는 많이 줄었지만, 꿀이 가진 신비로운 효능과 정감은 여전하다. 복잡한 사회 구조를 가진 꿀벌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신의 메신저로 영적이고 교감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소금은 체내에서 산소와 영양분이 세포에 다다르게 하고, 몸의 체액이 평형을 유지하게 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필수 요소이면서, 사회적 가치도 높아 화폐의 기능도 하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샐러리는 라틴어인 살라타(salata, 소금을 친)에서 나왔다. 소금은 세금 징수의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는데, 간디의 ‘비폭력 독립운동’은 영국의 소금법에 저항하는 데에서 시작되었다. 쌀은 인류의 절반 이상이 섭취하는 가장 주요한 작물 중의 하나이다. 재배하기 위해서는 넓은 지역과 많은 물과 노동력이 필요하기에, 쌀은 복잡한 관계 시스템과 대가족 중심의 사회를 구성하게 했다. 쌀 재배는 이처럼 높은 수준의 사회적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회를 형성하는 데 작물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사회사학자들은 ‘쌀 재배 사회(rice-growing societies)’라는 용어를 만들어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고추라고 부르는 칠리의 매운 맛은 캡사이신노이드라는 성분에 의한 통증이다. 사람들은 이 통증을 회피하기보다는 즐기기를 선택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큰 고통을 추구했다. 오늘날에는 기네스북에 등재하는 등의 상업적인 활동도 더해져 극단적인 매운 맛을 내기 위해 새로운 품종과 경작지를 개발한다. 고추와 함께 남아메리카를 침략한 스페인의 정복자들에 의해 전 세계에 알려진 카카오는, 마야와 아즈텍 사회의 특권층들이 주로 먹는 음료의 재료였고, 출생, 결혼, 죽음 등과 관련된 의식에 사용되었다. 유럽에 전파되어 산업혁명과 기계의 발전에 힘입어 카카오 콩을 가공되면서 우리가 흔히 먹는 형태의 초콜릿으로 대중화되었지만, 유럽에서도 오랜 기간 최음 효과가 있는 음료로 이용되었다.
역시 남아메리카에서 전 세계로 뻗어나간 토마토는 식재료가 아니라 밝고 화려한 열매를 보려는 관상용 식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로 놀라운 성공을 거둔 데에는 19세기에 이탈리아에서 토마토 재배법과 통조림 만드는 방법이 개발된 것과 관련이 있다. 통조림 사업이 성공하자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했고, 토마토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포모도르는 파스타 소스에서 피자까지 전형적인 이탈리아 음식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특이한 점은 처음에는 유럽에 토마토가 최음제로 알려져, ‘사랑의 사과’라는 병명을 얻기도 했다는 것이다.
[출처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