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의 추천전시
Face to Face
면대면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서로 긴밀하게 소통해온 일련의 미술가들이 함께 모여
<Face to Face>를 주제로전시를 개최한다. 작품의 성향은 미술가들의 배경이나 개성만큼 다르나,
서로에게 홀리듯 이끌리면서 뭉쳐왔던 미술가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함께 전시를 통해 나눌 예정이다.
글 : 이주연(경인교육대학교 교수)
[2013. 4. 1 – 4. 30 브릿지갤러리(T.02-722-5127)]
현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을 간단히 구분하자면 테크놀로지 기반 매스미디어를 채널로 하는 매스 커뮤니케이션과 어투, 표정, 몸짓 등을 통한 다양한 부가적인 정보까지 교환하는 면대면(face to face) 커뮤니케이션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 면대면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서로 긴밀하게 소통해온 일련의 미술가들이 함께 모여 <Face to Face>를 주제로 전시를 개최한다. 작품의 성향은 미술가들의 배경이나 개성만큼 다르나, 서로에게 홀리듯 이끌리면서 뭉쳐왔던 미술가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함께 전시를 통해 나눌 예정이다.
공간 속에서 부유하며 흔들리듯 움직이는 망점처럼 완전체인 원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박미연의 <untitled>는 언뜻 과일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사물로 인식되는 것을 거부하듯 점차 해체되며 단지 망막에 남겨진 색채의 아름다움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송하나의 <추모>는 일견 키치적 접근으로 보이나, 인간과 동물, 삶과 죽음, 기억해야 할 것과 하지 않을 것, 찰나적인 것과 영원한 것 사이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도록 한다. 남현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강렬한 민화를 배경으로 빈 의자를 배치했으나 민화를 감상하는 방향이 아니라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놓음으로써 민화, 의자, 그리고 정적이 흐르는 유려한 바닥 모두 독자적으로 존재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은경의 <BOSSOM>은 역설적인 강한 색조를 통해 간헐적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색채가 봄을 알리는 전령사처럼 고개를 들어 손짓하고 있다. 이호진의 <Neo town>은 서울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과 텍스트들로 채워진 월 페인팅과 더불어 반복적인 일상 속 현대인의 모습과 발전하는 도시 안의 일들을 자유분방하지만 회화적 조화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유진재의 <Everlasting Relationship 120908>는 인간과 자연의 영원한 관계 도모에 집중하여 인간과 자연의 친화를 표현한 것으로, 실재와 허상, 깊은 공간과 평면의 공존이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정동원의 <Blooming day 12-10>는 유한한 물체를 영원히 소유하고자 박제했으나 오히려 그 실체는 손에 잡히지 않고 또 다른 차원의 깊은 공간으로 달아나듯 아련하게 나타나 보이는 작품으로, 고요함과 절제미가 느껴진다. 이건희의 <rebus>는 직접 제작한 수제 한지 위에 일종의 캘리그램처럼 조형성과 결합된 문자들이 가득한 이미지의 풍경을 보여준다. 정명선의 <Doors>는 반복적이나 결코 같지 않은 다양한 형태를 통해 조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박미연
송하나
남현주
서은경
이호진
유진재
정동원
이건희
정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