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해방된 프로메테우스(PrometheusLyomenos)>와 <불의 운반자 프로메테우스(PrometheusPyrphoros)>와 함께 비극 3부작의 하나로 정확히 언제 집필되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속편으로 추정되는 <해방된 프로메테우스>는 일부가 남아 있고, 3부작의 결말 부분에 해당되는 <불의 운반자 프로메테우스>는 소실되었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는 기둥에 묶인 채 밤마다 새로 자라나는 간을 매일같이 독수리에게 뜯기다가 마침내 헤라클레스의 도움으로 풀려나게 된다.
이러한 형벌은 프로메테우스가 속임수를 써서 신들의 성찬을 인간에게 나누어준 데서 기인한다. 분노한 제우스는 인간들로부터 불을 빼앗았는데, 프로메테우스가 이를 훔쳐 인간에게 다시 가져다준다. 이 일로 프로메테우스는 헤파이스토스에 의해 잡혀 와서 날마다 새로 자라는 간을 독수리에게 뜯어 먹히는 벌을 당하게 된 것이다. 이 신화는 후세의 작가들에 의해 여러 색깔을 띤 채 전승되게 되는데, 아이스킬로스는 비극 <포박된 프로메테우스>에서 프로메테우스를 신들에 맞서 인간의 기술과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문화 전달자로 그리고 있다.
무서운 힘을 가진 제우스에게 저항하는 프로메테우스의 영웅적인 면모는 낭만적인 상상력을 촉발시켜 이후 문학 및 미술 분야에 또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것은 무엇보다 <포박된 프로메테우스>에서 그려진 제우스에 맞서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부르짖으며 바위에 묶인 채 고통을 감내하는 프로메테우스의 기념비적인 숭고함 때문이다.
작품요약
헤파이스토스와 제우스의 악령들, 크라토스(힘)와 비아(폭력)는 티탄족의 일원인 프로메테우스를 끌고 와 카우카소스 산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는다. 신들의 왕 제우스의 뜻을 거스르고 인간을 위해 불의 원천을 가져다 준 죄로 프로메테우스를 벌하여 ‘제우스의 권력에 굴복하는 법’을 배우게 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태도’를 고치도록 하기 위해서다.
바다의 여신들로 구성된 코로스와 이들의 아버지 오케아노스가 날개 달린 전차와 네발 달린 새를 타고 등장해 제우스에게 굴복할 것을 설득한다. 신들을 통치하는 왕이 새로 들어섰고, 더 이상 저항하다가는 지금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형벌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완강하게 버티며 자신이 인간들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밝힌다.
똑같이 제우스의 형벌을 받아 암소 뿔을 단 채 고통스러워하는 이나코스의 딸 이오에게 프로메테우스는 이집트로 가면 거기에서 제우스의 손길을 받아 그녀의 고통이 끝날 것이라고 예언한다. 또한 그녀의 후손 중에서 장차 자신을 구원해줄 인물(헤라클레스)이 나타날 거라는 어머니 테미스의 신탁을 전해준다. 프로메테우스는 앞으로 닥칠 제우스의 몰락을 예언하고, 이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을 털어놓으라는 헤르메스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다. 이에 분노한 제우스가 일으킨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 속에서 위대한 프로메테우스는 가라앉아간다.
명대사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 나는 속속들이 알고 있고 내게 닥칠 그 어떤 고통도 갑작스러운 건 없으리. 하지만 피할 수 없는 내 불행한 운명 그저 묵묵히 견뎌 내야만하리라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