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게 뭐게?
- 우리들?
- 죽음이야, 깊은 잠
- 마음 속 깊은 곳에 죽음의 사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는 게 모든 사람의 머릿속이 엉망인 이유야
그들은 끝이 가깝다는 것을 알지만 아무런 방도가 없지
그래서 미쳐버리고 시계에 한눈을 팔며 사는 거야
- 우린 그럴 필요 없지
우리는 시계를 산산조각 낼 수도 있어
그건 엄청난 축복이야
- "신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주실 것이니
그들이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날 때에
그들은 천국의 천사들과 같으리라"
언데드 지지자가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하는 에이미
- 너 그 웹사이트 사람의 팬이야?
- 그 사람 비디오 몇 개를 봤어
그가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아
- 위험한 사람이야
- 그는 단지 우리가 존중받길 바랄 뿐이야
- 우리는 사람들을 죽였어!
먹기까지 했다고!
- 살아남아야만 했잖아, 안 그래?
- 너는 양심의 가책도 안 느껴져?
- 응, 엿 먹어!
그때의 우린 생존 모드였잖아
모두 제정신이 아니었지
부활에 대해 키어런과는 전혀 반대되는
사상을 가지고 있는 에이미
키어런은 에이미와 함께 유령의 집을 걷다가
- 키어런…
자신의 이름을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음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마지막으로 사냥했던 여자의 환영이 보임
- 우리가 가게에 들를 수 있을 것도 아니었잖아
"우유 570ml, 담배 한 갑 그리고
제일 좋은 뇌고기 500g으로 주세요."
-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계속해서 이어지는 환영들
환영에 넋놓고 있다가 갑자기 등장한
유령에 깜짝 놀란 키어런
귀 여 워
여전히 사격 연습이 한창인 릭과 빌
역시 명사수 릭
요깃거리를 챙겨 온 자넷
빌의 총알은 어김없이 엇나감
괜히 총을 탓하는 빌과 조용히 웃는 릭
- 나는 당신이 어디에 갔나 했어
- 괜찮으세요, 어머니?
- 응, 그냥 네 방을 정리하고 있었어
그렇게 말하며 만들어 온 샌드위치를
릭에게 보여주는 자넷
여기도 키어런네와 별반 다를 건 없음.....
은 더 심각함
- 걱정 마라, 네 야한 잡지는
여전히 그대로다
- 빌!
아 이거이거 ㅎㅌㅊ들만 치는 드립 아닌가요
- 뭐? 저 녀석이 분명
신경 쓰고 있었을 거라고
- 오늘 밖에서 젬 워커를 봤어요
빌의 말은 가볍게 흘려듣고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내는 릭
그런데 자넷의 표정이 좋지 않음
- 그래, 좋은 여자애고 대단한 전사지
그 애의 핏줄을 감안하면 말이다
- 괜찮지 않나요?
- 누가?
- 워커 가(家)요
- 그래, 괜찮지
- 이 쓰레기가 계속 말썽이네!
괜히 총을 이리저리 매만지며 화를 내는 빌
- 워커네가 부활 전에 힘든 일을 겪었잖아
- 이기적인 자식
- 키어런의 머릿속에 뭔가
잘못된 생각이 있었던 거야, 빌
- 당신이 그러든 말든 난 관심 없어
계속 그러라고
부모님의 대화를 듣고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릭
-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 그냥 말을 꺼내지 말 걸 그랬다
- 그러지 말고요, 말씀해 주세요
- 대학에서 쫓겨난 건 아니죠?
- 아니
- 자살했다
뒤늦게 키어런의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 릭
- 나약한 놈에게 딱 어울리는 나약한 결말이지
- 고인을 욕보이는 말은 하지 마, 빌
자살로 세상을 떠난 키어런의 소식과
키어런을 욕보이는 아버지의 말까지
릭은 차마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연신 총을 쏴 댐
키어런을 다시 만나기만을 고대했을 텐데ㅠㅠ
지금 웃을 때가 아냐 인마
오랜만의 외출에 남친 속도 모르고
키어런의 기분은 부활 이후 최고조에 달함
- 키어런?
하지만 어김없이 키어런을 찾아 온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타이밍
- 키어런 워커?
자신을 알아보는 남자에 당황
- 내가 분명 쟤 장례식에 다녀왔는데
그냥 모르는 척 지나가 주라.......
급히 도망가려고 몸을 돌린
키어런의 눈앞에 또다시 나타난 환영
- 좀비구나!
- 여러분, 저 자식 좀비예요!
도망치는 상황에서도 환영은 끝없이 나타나고
키어런은 놀라서 몸을 휘청거림
- 꺼져, 이 더러운 좀비 새끼야!
- 좀비다, 좀비야!
도망치는 키어런에게 쏟아지는 비난들
아니 뭔 여기까지 쫓아와요
헉헉 존나 도망침
그러니까 걍 집에 있지 이눔자식
사람들이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할 만큼
멀리까지 도망쳐온 키어런
한참을 걷다가 걸음을 멈추더니
한곳을 오랫동안 응시함
시선의 끝에는 계속해서 보았던
환영의 여자가 있음
키어런은 황급히 여자의 환영을 쫓아감
동굴을 향해 걸어가는 여자
개인에 따라 약간 무서울 수도
- 키어런…
여자는 동굴에 들어서며
키어런의 이름을 속삭임
여자는 그렇게 동굴 안으로 사라지고
키어런은 그곳에서 등을 돌림
사람들 눈을 피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무언가를 발견하고 멈춰서는 키어런
바로 실종자들을 찾는
전단지를 모아놓은 게시판
그중에서도 키어런의 눈에 들어온 건
줄곧 환영으로 나타난 여자의 실종 전단지
여자의 이름은 리사, 덩컨과 패티의 딸임
키어런은 한숨을 한번 내쉬더니
전단지를 떼어 챙김
한편 순찰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오디 목사를 찾아 온 게리와 딘
- 숲을 순찰하는 것에 대한 임금을 원한다?
- 네, 그렇습니다
- 공동체 의식은 어떻게 됐나?
-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임금이랑 공동체 의식이 무슨 상관이죠?
- 저녁 시간을 몽땅 차지하는 일이잖습니까
- 그리고 신께서 마을을 악과 광란의 괴물들로부로
보호하는 것을 하지 말라 하셨고?
그것이 자네들 술 마시는 시간에 방해라도 되나?
돈 주고 부려먹기는 죽어도 싫은 목사
- 목사님, 저희가 더 이상 순찰을 하지 않을 거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인원이 매우 부족해서
저희 두 사람이 빌의 몫까지 맡아 교대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저희는 그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왜 자네는 빌이 근무를 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가?
- 가족을 되찾지 않았습니까
그는 숲 속에서 낭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겁니다
- 순찰하는 건 시간 낭비가 아니야
저기요 그게 포인트가 아니잖아요
- 무슨 말이든 따르겠습니다, 목사님
하지만 저희가 정말 밖으로 나가기를 원하신다면
그에 따른 감사의 표시는 하셔야 할 겁니다
언짢은 표정으로 필립을 바라보는 목사
- 예산이 빠듯하기는 하지만 가능은 합니다
(마 안 된다고 했어야지)
- 자네들 몫은 받게 될 거야, 나가 봐
- 감사합니다, 목사님
- 오늘밤 순찰이 있을 걸세
나오자마자 가위바위보를 하는 두 사람
- 아, 뭐야! 왜 맨날 지는 거야?
- 그야 항상 보자기만 내니까, 멍청아
- 벌써 다섯 번 연속이라고
투닥거리며 빠져나가는 두 사람을 보며
무언가 대화를 나누는 목사와 필립
표정 보니 어지간히 돈 주기 싫은 듯
저멀리서부터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는 키어런
점점 집에 가까워지고 있음
- 맙소사, 대체 어딜 간 거야?
그 시각 엄마와 젬은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중
때맞춰 집으로 들어오는 아빠의 차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잠시 당황
- 클라이브가 급하게 호출해서 나가야 했어
나도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어
아빠는 키어런을 혼자 두고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한 질책을 걱정함
- 그건 됐고, 릭이 돌아왔어
엄마와 젬은 릭의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서 밖에서 기다렸던 것
집안에서 이야기하면
키어런이 알게 될 수도 있으니...
- 키어런처럼 릭이 돌아왔다고
- 키어런처럼…
- 좀비야
- 제마이마, 쉿!
릭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넋을 놓은 아빠
- 키어런은 알고 있어?
- 아니, 아직 몰라
절대 말 못 하지!
릭이 키어런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지
알면서도 절대 말할 수 없다는 엄마
젬은 그에 동의하는 아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봄
- 머지않아 키어런도 알게 될 거야
- 좋아, 그럼 멀게 만들자
- 응, 나중에
-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거든?
- 제마이마, 목소리 낮춰!
아무것도 모르고 집으로 향하는 키어런
뒷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가족들
키어런은 들키지 않게 숨을 죽이고 움직임
가족들이 다투느라 정신없는 사이에
몰래 집으로 들어서는 데 성공
원래부터 컴퓨터 하고 있던 척
- 안녕, 우리 아들
재빨리 리사의 전단지부터
주머니에 넣어 숨기는 키어런
- 하루 종일 혼자 남겨둬서 미안해
젬은 릭의 소식을 숨기려는
부모님이 여전히 맘에 안 듦
- 엄마는 식사 준비할게
- 바보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하는
엄마를 보며 조용히 읊조리는 젬
- 미안해, 여보
- 괜찮아
급하게 문을 열었다가 살짝 부딪힌 엄마에게
사과를 하며 안으로 들어오는 아빠
- 안녕
- 오셨어요?
- 별일 없으셨어요?
- 응, 그냥 하루가 조금 길게 느껴지네
아무래도 숨기는 사실이 있으니 찝찝하고 어색
- 춥니?
- 후드를 입고 있구나
- 아…
- 벗어 드릴…?
- 아니, 아니, 계속 입고 있으렴
집이 좀 쌀쌀하네
- 아, 네, 조금 그렇네요
여기서 사실 하나,
PDS는 감각이 없기 때문에
추위 역시 느끼지 못함
어색한 분위기를 관망하는 젬
- 이건 어떠니?
내가 보일러를 틀어 주마
그럼 조금 따뜻해질 거야
- 넌 이리 와
- 뭐?
아빠는 혹여나 젬이 모두 말할 까봐
젬의 팔을 잡아채 데리고 감
키어런은 그제야 한숨 돌림
그리고는 저번처럼 눈두덩을 만지작만지작
키어런의 자살 소식을 듣고
여전히 슬픔에 잠긴 릭
릭의 방에는 위와 같이 일부러 보란 듯
여자의 포스터가 붙여져 있고
아까 빌이 언급했듯 야한 잡지들도 존재함
모두 아버지인 빌에게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들
- 상태가 안 좋아
- 유나이티드 말이다
빌어먹을 리그 4위!
- 곳곳에서 맹렬한 비난이 쏟아진다면서요?
이참에 팀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 감히 그러기만 해라
내가 가만 안 둘 테니!
자연스럽게 맥주를 건네는 빌과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드는 릭
- 왜 훈장을 달고 있지 않는 거냐?
- 옷차림과 정말 안 어울리지 않습니까?
- 달고 있도록 해
너는 자랑스러워 할 자격이 있다
- 어쨌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데에
함께 건배하자, 아들아
- 건배
PDS인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벌컥벌컥 맥주를 들이키는 릭
릭은 죽기 이전에도 꾸준히 빌로 하여금
제 존재를 부정하기를 강요받아왔었고
그에 따라 저를 부정하는 일이 굉장히 자연스러움
키어런과의 관계도 빌에게 인정받지 못한 요소 중 하나
- 좋아, 그것만 다 마시고 출발하자
맥주 한 캔도 부족해서 릭을 아예
술집에 데려갈 작정인 빌
- 나는 네 엄마를 좀 살펴보마
너도 엄마가 어떤지 알잖냐
- 네
빌이 나간 후 한동안 씁쓸한 표정으로
제 훈장을 어루만지는 릭
아무리 무공 훈장이라지만
전장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릭에게는
훈장이 그리 달가운 존재가 아닐 듯함
게다가 현재는 키어런이 자살했다는
소식까지 접했으니...ㅠㅠ
스포 ㄴㄴ
첫댓글 헉 자살했구나,,,
잘보고있어ㅠㅠㅠㅠ 고마워!
와 인더플래쉬 진짜 좋아하는데!!!! 글 올려줘서 고마워♡♡♡
ㅜㅠㅠ̑̈ㅠㅠ̑̈ㅠㅠ̑̈ㅠ
이거 진짜 내 최애 영드ㅜㅜ키어런 외유내강 오지잖아ㅠㅠ
헉헉존잼이야!!!
너무 재밌다 !!!
진짜 잘보고 잇서 !!!
아 눈두덩 만지작 뭐야..! 진짜 너무 재밌다 글 고마워 !!
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