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좀 떨어져요!”
“왜?”
“지금 왜라고 그랬어요?”
막 교문을 들어서던 윤하는 언제부턴가
자신에게 집중되는 이목에 난감해지고 있었다.
남녀 불문하고 교복을 입은 학생이라면
자신의 옆에 꼭 붙어있는 강하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다
이내 윤하 자신에게로 이어지는 의문과 질투 섞인 그 시선을
온 몸으로 받아내려니 무안하기도 하고 한없이 어색한 것이
도통 적응이 되질 않아 표정관리가 되질 않았다.
점점 소란스러워 지는 주위를 곁눈질로 슬쩍 쳐다보던 윤하의 입술 새로
곤란하다는 듯 어색한 미소와 함께 낮은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다 쳐다 보자나요. 지금.”
“복화술도 할 줄 아냐?”
“지금 장난이 나와요?
그쪽은 눈, 귀가 장식인가 보죠?”
“그게 그렇게 신경 쓰이냐?”
“그럼 어떻게 신경이 안 쓰여요?
그쪽이랑 나를 번갈아 보면서 속닥거리는데.”
“지들끼리 뭐라 속닥거려도 너만 아니면 된 거잖아.”
“아 됐어요. 됐어. 내가 말을 하면 뭐해.”
건물 안으로 들어서며 지쳤다는 듯
건성으로 손을 휘휘 졌던 윤하가
갑자기 자신의 허리에 둘러진 강하의 팔에
화들짝 놀라 반사적으로 강하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굳은 듯 우뚝 멈춰선 윤하의 허리에 감겨있는 손에 더욱 힘들 줘
바싹 끌어당긴 강하의 입술에 뜻 모를 미소가 지어졌다.
“긴장 좀 풀지?”
윤하는 자기가 기억하는 강하의 웃는 모습 중
단연 오늘이 최고일거라고 생각했다.
무슨 연유에선지 강하는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떨릴 만치 그렇게 멋진 미소를 말이다.
자신에게는 한번도 지어보인 적 없는.
새삼 그 모습에 아련한 설렘을 느낀 것도 잠시
윤하는 울컥 치미는 서운함에 괜한 심술이 일었다.
“갑자기 귓속말은 왜 해요?
봐요. 여기 닭살 돋은 거.
아무튼 그쪽 성격 참 이상한 거 알아요?”
“그만 땍땍거리고 웃어.”
“무슨 사진 찍어요? 웃긴 무슨.
손이나 얼른 치우시죠?”
강하는 옆에서 계속 빈정대는 윤하의 태도에
할 수 없다는 듯 미간에 주름을 지어보였다.
“무슨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하지. 그만 가라.”
“흥, 도둑질은 무슨.
그리고 그쪽이 가지 말라고 붙잡아도 갈 거네요. 칫!”
자신의 허리에 둘러져 있던 강하의 팔이 느슨해지자
윤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강하에게서 벗어나
계단 쪽으로 몸을 확 돌려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통통거리며 올라가던 윤하는 제법 큰 강하의 목소리 때문에
올라가던 걸음이 멈칫해져 버렸다.
“나 열쇠 없는 거 알지? 끝나고 기다려.”
‘아주 같이 산다고 광고를 해라. 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대신
한시라도 빨리 강하에게서 벗어나는 것이
이로울 듯 하여 윤하는 이를 악물었다.
윤하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던 강하가
언제부터 있었던지 자판기 옆에 서있는 지헌에게로 걸어갔다.
1학년인지 앳돼 보이는 여학생 둘이
지헌에게 수줍은 모습으로 인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인사에도 불구하고
지헌은 머리를 얻어맞은 사람처럼 얼빠진 모습으로 서있을 뿐이었다.
자신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지헌의 태도에
머쓱해진 여학생은 얼굴을 붉히고는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하가 픽 웃고는 지헌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재밌네. 삼촌이 그런 표정도 지을 줄 알았다니."
서늘한 지헌의 눈빛과 냉랭한 물음에
장난스런 표정을 지운 강하가 지헌을 마주보고 섰다.
“말했었잖아.
그냥 보내주는 건 한번 뿐이라고.
내가 가질 거야. 윤하.”
문을 열어젖히고 교실로 들어가던 윤하는
일순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아이들의 호기심어린 시선 때문에
저도 모르게 주춤하며 서버렸다.
평소와 다르게 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교실 안을
난감한 듯 둘러보던 윤하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자기 자리로 걸어간 윤하는
책상에 가방을 올려놓고는 그대로 엎드려 버렸다.
조금 전까지 무겁게 짓누르던 묘한 분위기가 금방 달라져 있었다.
어느새 삼삼오오 모여 나름대로 추측을 해가며
윤하와 강하 둘 사이를 지레 짐작하고 있었다.
“두 사람 사귀는 건가?”
“글쎄. 근데 강하선배가 윤하 같은 타입을 좋아했었나?”
“아니었지. 아마.”
“아, 근데 두 사람이 같은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걸 옆 반 애가 봤다나봐.”
“진짜? 어머머, 뭐야?
그럼 둘이 동거하는 거야? 그렇게 안 생겨서는.
이래서 겉모습만 보곤 알 수 없다니까.”
“진짜 못 들어 주겠네.
꼭 이런 애들이 있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쿵저러쿵 뒤에서 남의 말 하는.
같은 오피스텔에서 나오면 다 동거하는 거냐?
생각하는 꼬락서니 하곤.”
뒤에서 속닥거리고 있는 서너 명의 말이
귀에 거슬려 참다못한 현아가 한소릴 하고 말았다.
현아의 말에 소란스럽던 교실 안이
찬물을 뒤집어 쓴 듯 일순 조용해져 버렸다.
한심하다는 듯 비꼬는 현아의 말에
기분이 상했던지 지민이란 아이가
새치름한 표정을 하고는 ‘휙’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강현아 너야 말로 웃긴다.
당사자도 가만히 있는데 네가 뭐라고 나서.”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듣고 있자니 열 받아서 그런다. 왜?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왜, 네가 육탄전을 벌여도 안 넘어오던 사람이
윤하한텐 관심 있다니까 배알이 뒤 틀리냐?
너도 머리가 있음 알거 아니야?
네가 얼마나 싼 티 나는지.”
“뭐..뭐? 너...너 지금 말 다 했어?”
“그러니까 그 가벼운 입 좀 함부러 놀리지마.”
“야, 너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내가 네 아빨 알아야 하냐?
너란 애는 어쩜 갈수록 더 가관이다?
이젠 아예 너랑 말 섞는 것도 싫어진다.
아, 네 아빤 알고 계시냐? 네가 이러고 다니는 거?”
더 이상 말할 가치를 못 느끼겠다는 듯
현아가 볼펜을 만지작거리며 참고서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 모습에 더욱 화가 났던지
민아는 제 분에 못 이겨 소릴 고래고래 지르며
책상 위에 있는 물건을 집어 던지며 광분하자
같이 떠들어 대던 아이들은 사색이 되어
잔뜩 성을 내는 민아를 말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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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틀에 한편씩 올리겠다는 약속이...
죄송합니다.
이젠 그냥 약속같은건 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점점 자신이 없어지니 말입니다.;;
안다니던 학교를 다니려니
요새 계속 피곤하고 죽겠습니다.
근데 Runner's High를 읽는 연령이.??
많이 학교 다닐 듯 한데..??!
뭐 저만의 추측입니다만.;;
모두들 활기차게 생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와는 달리 말입니다.ㅋㅋ
모두 건강 유의하시고 내일도 화이팅 입니다.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1.
[ 중편 ]
Runner's High [22]
소심한얍삽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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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7
06.08.31 23:1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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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후후.. 얍삽녀님~ 그래도 다음편 기다리고 있었는데 가기전에 올라와서 다행인 것 같아요.. ^^ 옥이는 오늘 떠난답니다. 제가 가 있는 동안도 다음편 올려주실 거죠?? ^^ 몸 건강하세요~ ^^ (역시 작가는 건강이 최고예요) ㅋ
옥이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한국은 제가 잘 지키고 있을거시에요. ㅎㅎㅎ 과연 ^^;; 옥이님도 몸 건강히 잘 다녀오셔야 해요. ㅠ_ㅠ 제가 기다리고 있을 거시에요. 타국에서의 생활도 간간이 올려주실거죠? ㅋ 공부 잘 하고 오세요. 화이팅 !! 언제나 행운만 가득 하세요.
꼭 저렇게 남 씹는애들이 한둘은 있군요,정말 밉살맞아요!,지들이나 잘할것이지,왜 남의 사생활에 감나라 배나라 하는건지~!오늘도 소설은 재밌게 잘봤답니다.약속!,뭐,치에도 요새 불성실이라 할말이 없다는^^그래도 소녀님 소설을 기다리는 독자님들이 있다는걸 의지삼아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소녀님 알럽붸붸♡
남의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는 것들이 꼭 있어요! ㅋㅋ 이치치님 말처럼 지들이나 잘 하지.^^;; 역시나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은 이치치님과 옥이님 밖에 없어요. ㅠ.ㅜ 완전 사랑하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