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낮춘다” vs “최소 제한마저 없애”…민주당 언론관련 입법 발의 논란
민주 ‘포털 입점제한 금지로 누구든 뉴스 제공’ 법안 발의
민주 “포털 진입장벽 낮추자는 취지”, 전문가 “최소 제한마저 없애… 우려”
‘온라인 커뮤니티 정지 요청’도 논란… “피해자 보호” vs “커뮤니티 폐쇄법”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끝낸 더불어민주당이 언론 관련 입법 논의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12일 의원총회에서 언론 관련 입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같은 달 27일 관련 법안 6건을 발의했다. 이 가운데 일부 법안에 대해선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해 언론미디어 환경 개선이 아닌 개악의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 언론미디어제도 개선 특별위원회 회의를 5월에는 최소 주 1회 열어 언론 관련 입법 논의를 진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지난달 27일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포털사이트의 자체 기사 편집 및 추천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하거나 언론사를 구독할 때만 뉴스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달 의총에서 당론으로 추인돼 민주당 소속 의원 171명 전체 명의로 발의됐다.
논란이 큰 부분은 포털사이트의 ‘입점 제한’ 금지 조항이다. 해당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언론사)는 누구든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포털)에 뉴스를 공급할 수 있으며 포털은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어 어느 언론사나 포털에 뉴스를 직접 제공하도록 했다. 그동안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의 심사를 통과한 언론사와 뉴스 제휴를 맺어 왔는데 이 같은 심사 절차 자체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사들이 보다 자유롭게 포털에 들어오게 하자는 의견이 제시돼 법안에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언론계에선 최소한의 제한마저 없애 언론 생태계를 도리어 혼탁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성겸 전 한국언론학회장(충남대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은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선별 절차 없이 모든 매체가 포털에 들어올 수 있게 하면 품질 중심의 뉴스 경쟁이 되지 못하고 뉴스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지난달 29일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도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게시물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해 피해자가 게시판 운영 일시 정지를 요청할 수 있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자는 취지지만 일각에선 ‘온라인 커뮤니티 폐쇄법’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입법 예고된 해당 법안엔 4일까지 4000건 넘는 의견이 달렸고 대부분이 반대 입장이다. 이 의원 측은 “피해 사실이 소명됐을 경우 게시판을 일시 정지하는 ‘동결’ 조치”라며 “대형 커뮤니티가 아닌 특정인을 비방하는 목적으로 운영되는 게시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명예훼손 등의 글이 다수 올라온 커뮤니티도 운영을 정지하게 해 ‘다수’임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종상 동서대 방송영상학과 교수는 “법은 최소한의 규제여야 하는데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내용이 있는 글만 삭제하지 않고 게시판 자체를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오혁 기자, 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