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생활…명상과 묵상, 관상이란?
윤재선 기자
[앵커] 사순 시기, 신앙인들은 묵상과 관상기도 등을 통해 예수님 수난과 죽음을 되새기는데요.
이 시기 교회 생활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명상과 묵상, 관상, 영성입니다.
어떤 의미와 차이가 있는지, 윤재선 기자가 살폈습니다.
[기자]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세례를 통해 하느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습니다.
또한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깊이 해 나가는 가운데서 참 행복과 힘을 길어냅니다.
신앙인들은 저마다 지닌 독특함을 바탕으로 하느님과 관계를 맺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바로 거기에서 ‘영성’이 자리합니다.
<윤주현 신부 / 가르멜 수도회, 영성 신학자>
"나라고 하는 한 인간이 간직하고 있는 삶의 역사나 나의 어떤 고유함, 그리고 나의 성격, 이 모든 것이 하나로 합쳐져서 하느님께 표현하는 나 자신의 고유한 사랑의 표현, 어떤 사랑의 색깔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평신도들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영성을 꽃피울 수 있습니다.
<윤주현 신부 / 가르멜 수도회, 영성 신학자>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자신이 뿌리내리고 있는 그 직장과 가정에서 복음으로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구체적으로 평신도가 살아가는 영성의 모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성 생활에 있어 사전적 의미의 명상은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침묵 가운데 고요히 머물면서 자신의 마음과 삶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고요와 침묵 속에 머무는 건 묵상이나 관상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하느님을 찾고 바라보며 하느님과 사랑의 일치를 이루고자 하는 기도 생활, 즉 영적 여정이란 점에서 명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전진 신부 / 예수고난회 명상의 집 원장>
“특별히 가톨릭교회 안에서 묵상 기도, 관상 기도라고 한다면 그 지향은 일단 하느님께로 방향 지어져 있고, 성령 안에서 이뤄지는 어떤 움직임 또한 시간, 노력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스도교의 묵상 혹은 묵상 기도는 주님의 말씀 또는 복음에 담겨 있는 상황을 상상하거나 추리하면서 주님께 한걸음씩 나아가는 방법입니다.
<전진 신부 / 예수고난회 명상의 집 원장>
“깊은 침묵과 고요 속에서 우리 존재를 통해서 한 걸음 한 걸음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그런 존재의 발걸음, 묵상 기도라고 할 수 있고…”
관상은 하느님과의 일치 체험이며 만남이자 친교입니다.
그런 점에서 독서와 기도, 묵상은 관상 기도로 들어가는 좋은 도구이자 준비 작업인 셈입니다.
<전진 신부 / 예수고난회 명상의 집 원장>
“우리가 하느님을 찾고 바라보고 우리에게 오는데,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가까이 오시면서 마침내 그렇게 보고 싶은, 함께하고 싶은 하느님 아빠, 아버지와 깊은 사랑의 만남, 그 일치의 상태를 관상의 상태라고 할 수 있고, 그 순간의 존재의 기도를 관상 기도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의 대표적 영성가로 꼽히는 토마스 머튼이 말하는 관상적 기도의 핵심은 우리 안에 이미 와 계신 하느님 안에서 편히 쉬는 것이라고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본원장 박재찬 신부는 설명합니다.
<박재찬 신부 /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본원장>
“묵상과 관상 기도는 하느님을 발견하는 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이미 발견한 분,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 우리와 가까이 계신 분, 우리에게 오시어 우리를 당신에게로 이끄시는 분 안에서 편히 휴식하는 길입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