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차휴일.
사흘내리 촉촉하고 포근한 겨울비가 정체돼있던
몸을 교외로 이끌어냈다.
언제부터인가 익숙한 리듬처럼 주기적인 여행사이클의 패턴이 삶의 옆지기로 젖어있었다.
그럼에도 한동안 그런 소소한 여유조차 사치스런 호사로 몸과 마음을 꽁꽁 묶어두고 있었다.
채워지지 않았던 갈증. 정신적인 빈곤은 가만있는 언니를 종용해 헐티재로 동행. 묻혀있던 향수를
들썩거렸다.
미리 따습게 뎁혀진 오래된 한옥골방 '거송정'식당에서 촌닭도리탕과 두부로 옛맛을 확인하고 미끄러지듯 내려와 청도화양의 예쁜 한옥카페 '꽃자리찻집'을 찾아갔다.
꽃과 옛것을 좋아하는 내게서는 숨겨져있던 보물같은 곳이었다.
그 소박하고 담담한 자연미. 나즈막함...
정겨운 놋쇠그릇에 새색시처럼 정갈하게 소담스레 담겨져온 호박죽, 진한 오디차, 사각사각 시원한 아이스홍시...
마음을 풀어주고 위로해주는 단맛. 달콤함으로 맞아주는 예사롭잖은 주인의 정성과 환대였다.
정감어린 둔탁한 쇠문고리를 밀어제치니 비밀의 정원이 한번더 감성을 터치해주며 아! 탄성을 짓게한다.
식물은 경화된 마음을 이완 정화시켜주며 자신에게 솔직함을 거든다.
사진 몇컷으로밖에만 남겨지진 않지만,
차분히 내려앉은 비오는 겨울날하루가 내겐 선물같은 날이었다.
카페 게시글
아름다운 이야기
지금 내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이더이다.
5대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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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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