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의 '근황 정치'
4.10 총선 후 그는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한 뒤에 이런 글을 남겼었다.
"앞으로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좀 갖고 공부하겠다. 성찰하겠다." 했는데 이와 비슷한 사진이 지난 주말인 11일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서 김보영의 SF소설 ‘종의 기원담’ 등을 읽는 모습이 포착됐다.
도서관에서 만난 시민들의 ‘셀카’와 사인 요청에도 일일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착용한 의상이나 신발 등이 화제가 돼 판매량이 급증하는 등 이른바 ‘한동훈 팬덤’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 네이버 팬카페 '위드 후니'
총선 전까지만 해도 회원 수가 1만8000여명에 불과했던 네이버 팬카페 ‘위드후니’는 5월 1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5만 9447명으로 늘었다.
정치인의 모든 행보는 정치적인 해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사진이 공개된 게 의도적인 연출은 아닐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언론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근황에 관해서 노출되다보니 그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 한동훈과 책 에피소드
지난해 3월 법무부 장관 시절 유럽 출장을 가면서 그리스 역사학자 투퀴디데스가 썼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다. 하얀색 표지가 벗겨진 빨간색 하드 커버가 나온 책이었다.
장관 사퇴하고 비대위원장이 될 때, 고등학생한테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을 선물해서 화제가 됐다.
초등학생한테도 '모비딕'을 선물로 줬다. '모비딕'은 백과사전같이 장황한 고래 설명 반, 고래 잡는 얘기 반이다. 학생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이런 책을 줬다는 얘기는 받는 사람보다 선물하는 사람의 입장이 우선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지적도 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공개석상에서 한동안 안 보이고 있는데도 근황은 계속해서 알려지고 있는 것은 노린 듯 노리지 않은 듯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한 바이럴 마케팅, 입소문 내기 마케팅 아니냐, 정치적인 행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눈에 띄는 건 지금 당대표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최근 들어서 부쩍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근황, 소식들이 자주 공개되고 있는 것은 좋은 모습이고 반가운 현상이다.
4월 16일 비대위원들과 식사를 했고, 한 보름 정도 있다가 국민의힘 당직자들과 식사했다. 그런데 한 일주일 정도 지나 양재도서관을 방문했고, 또 원희룡 전 장관과 식사했으니까 이 소식들이 조금씩 담기고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 바램이라면...
한동훈 전 위원장을 포함한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 오세훈, 원희룡, 윤상현 등등 모두 다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이들이 당의 미래 비전을 놓고 TV 토론도 했으면 좋겠다.
한동훈은 4류 대한민국 정치판에 기존 인물들과는 다른 품격의 상징이다. 그만큼 한동훈은 주목을 끌고있는 보수의 소중한 자산이다. 한동훈의 멋진 등판을 기대하고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