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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패권주의를 빨리 혁파해야
인사가 만사(人事 萬事)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의 조직사회에서 인재의 임용이나 평가를 하는 일이 성패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애기다. 그런데 요즘 이 사회에서 ‘헬조선’과 함께 ‘영남패권주의’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민감한 지역감정을 건드리는 일이라서 누구도 꺼내기를 꺼려하는 일이지만, 나름대로 후손들을 위한 중요한 일이라 생각되어 욕먹을 각오를 하고 소견을 발표하고자 한다.
현 정부의 편중 인사 실태
한 일간지의 「‘영남향우회 정부’ 만들려고 정권 잡았나」라는 고발기사를 보면 아래와 같다 “대한민국의 국가의전서열 10위 안에든 11명 가운데 대통령부터 감사원장까지 8명이 영남권 출신이고 그 위에 검찰청·경찰청·국세청을 비롯한 이른바 5대 권력기관장은 모두 영남이 싹쓸이 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일 발표한 현 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출신지역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나타난 대한민국의 권력지도 모습은 말 그대로 참담하기만 하다. 윗자리가 특정 지역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면 밑의 노른자위 자리들도 자연히 그쪽 동네 사람들의 자리가 되는 법이다. 지금 정부 각 부처의 주요 기관들의 핵심 요직에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거의 ‘영남향우회’ 수준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들이 끼리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축배를 들고 있는 한쪽 편에서는 소외된 지역 사람들의 울분과 원망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이런 인사의 빛과 그늘 속에서 국가의 통합이며 화합 따위는 아득히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기자 회견에서 편중 인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재를 찾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라 답변했다. 잘못된 인사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귀담아 듣겠다는 자세를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
같은 신문 2015. 4. 8일자 보도를 보면, 「사단장 진출 절반이 TK---또 영남 편중」이란 제목 밑에 “정부가 7일 단행한 군 장성 인사에서 육군 사단장(소장 진급)으로 진출한 10명 중 6명이 영남 출신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6명 중 5명은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소장 진급자 절반이 ‘TK"로 채워졌다.
해군·해병대 인사에서는 소·중장 진급자 7명 중 4명이 영남 출신이었다. 공군도 중장 진급자 2명 중 1명이 경남, 소장 진급자 2명 중 1명이 대구 출신이었다. 군의 영남 편중 인사가 심각한 수준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위의 사례들은 일 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이리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삼부 요인들; 대통령 박근혜, 국회의장 정의화, 대법원장 양승태 모두가 영남 출신이다. 1961년 군사쿠데타 이후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은 김대중만 빼고 모두가 영남출신이었고, 현재 여당이나 야당이나 대통령을 꿈꾸는 잠룡들도 또한 영남 출신이다.
영남패권주의 사례들
필자는 여기서 현 정권의 실정을 들춰낼 생각은 없다. 단지 같은 고향을 둔 권력층 실세들이 뭉쳐서 정의롭지 않고 비민주적인 일들을 어떻게 관철시키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 몇 가지만 들어보자;
사례 1. 2015년 11월11일, 신문 보도에 의하면 ‘기획재정부가 국토교통부의 도로, 철도 예산을 심사하면서 대구·경북 등 이른바 ’TK예산‘은 대폭 증액한 반면, 충남·전북 등 다른 지역은 삭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감 내용을 보면, 박대통령의 측근 친박 실세 출마가 몰리는 대구지역은 3,064억 원 증액, 최경환 경제부총리 지역구 경산·청도 등이 있는 경북은 2,528억 원 증액, 부산이 1,413억 원이 증액된 데 반해, 충남은 1,663억 원 감액, 전북은 816억 원 감액, 경기도는 706억 원이 감액됐다.
예산 심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이종걸 의원은 ”특정지역 유권자만 국민으로 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고, 김성수 대변인은 ”헌법 정신과 국토기본법의 국토관리 기본 이념에 충실하고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국회를 통과한 예산은 별로 바뀐 게 없는 걸로 안다.
사례 2; 4대강 사업에 이어 자원외교 비리가 언론에 오르자 검찰은 경남기업을 선정하여 수사에 착수한다. 언론은 연일 검찰이 흘리는 수사 상황을 보도하자 고 성완종 회장은 2015년 4월9일 북한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가 입던 옷 주머니 속에는 ‘김기춘 10만 달러, 허태열 7억 원, 홍준표 1억 원, 부산시장 2억 원, 홍문종 2억 원, 이완구, 이병기’라고 적힌 메모가 들어있었다. 목숨을 끊기 전 성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6년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10만 달러를 건넨 것,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이었던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현금 7억 원을 건넨 것,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선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이었던 홍문종 의원에게 2억 원을 전달한 것 등을 폭로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지사만 불구속 수사를 했고, 현 정부 유력인사 6인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김기춘, 유정복 인천시장, 허태열 전 청와대비서실장,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서병수 부산시장,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더민주는“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유죄라면 성완종 리스트 속 다른 인물들도 유죄”라며 “검찰은 즉각 재수사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여기서 위의 의문점 외에 나머지 의문점이 있다. 먼저 자원외교는 이명박 정권에서 이루어진 일이고, 사업을 주도한 실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상득, 최경환, 박영준 등 경상도 사람들이며 그 사업에 협력한 기업들도 많은데 왜 하필 가장 말단에서 심부름하는 수준의 충청도 경남기업을 표적으로 삼았느냐 하는 점이다. 그리고 지역안배 차원의 충청도 출신 이완구를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했느냐 하는 점 등으로 정권의 도덕성, 정치검찰에 대한 불신 그리고 충청도는 들러리라는 의혹이다.(경남기업의 부정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님)
사례 3; 지난해 7월, 롯데 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그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그간 베일에 가려져있던 내막이 일부가 불거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1일 발표한 ‘롯데의 해외계열사 소유 현황’을 보면 신 총괄회장 등 총수 일가가 일본과 스위스 등 해외 계열사를 통해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이다. 다단계 순환출자구조를 통하여 신격호 총괄회장(0.1%) 등 총수 일가는 2.4% 지분만으로 국내 계열사 86곳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재벌들도 적은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소유와 지배의 괴리’는 별반 차이가 없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0.7%)을 비롯한 총수 일가 지분율이 1.3%이며, SK그룹은 최태원 회장(0.03%)을 비롯한 총수 일가 지분율이 0.4%로 롯데보다 적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의 위험에 처하자, 롯데 그룹은 설명자료를 내어, 지난해 8월 신동빈 회장이 국회청문회에서 한 약속에 따라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TF팀을 발족하고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경영투명성 제고 등 중점과제를 이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의 사실에 대해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공정거래법 준수는 물론 “상법개정과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 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경남 울산)은 1973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만나 거액의 정치자금을 건네는 대가로 당시 반도호텔과 국립도서관 부지를 경쟁자 없이 단독으로 입찰하여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을 지었다는 얘기와 전두환 정권 때 잠실에 롯데 월드가 서게 된 배경 등이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 ( 손정묵 지음)에 나온단다. 또한 이명박 정권 때 잠실사거리에 초고층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를 내주는데, 공군은 비행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성남공군비행장의 활주로를 15도 바꾸어야 했단다.
재벌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5대 재벌은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라 한다. 이들의 자산규모는 2010년말 기준 GDP대비 50%를 넘어섰다. 금융업·제조업·서비스업 등 분야에서 이 나라 경제를 주무르는 주역이며, 근래 재벌들의 경제력도 상위그룹으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이 중 삼성, LG, 롯데의 총수들이 영남 출신이다.
사례 4; 2015년 10월22일, 한국갤럽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경기를 비롯한 전국적인 여론이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찬성 36%이고 반대 47%로 집계됐는데, 영남지방에서는 반대로 대구·경북이 5%, 부산·울산·경남은 9%가 더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왕조 지역차별의 역사
조선 성종 대 1474년에 조선왕조 기본법인 「경국대전」이 완성되었다.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삼은 국가이니 가장 중심적인 통치이념은 ‘민본과 공론’이었다. 따라서 통치기구와 이를 관리·운영하는 제도와 질서에 지역차별을 허용하는 규정은 없었다. 문제는 권력자들이 법을 지키지 않았다.
1728년(영조 4) 조선 후기 최고·최대의 반란사건인 「이인좌의 난」이 일어난다. 원인은 임진왜란 이후 격화된 붕당정치의 정치투쟁이었다. 1724년 장희빈의 아들인 경종이 죽고 숙종과 숙빈 최씨 사이에 태어난 영조가 노론을 등에 업고 즉위하자, 남인과 소론이 위기의식을 느껴, 이인좌를 비롯한 소론과 남인 일부 세력이 모의하여 영조와 노론을 제거하고 밀풍군 탄을 추대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노론이 주도하는 당쟁에 집안이 큰 화를 입은 이인좌는 반란세력을 이끌고 청주성을 함락하고 서울로 북상하였으나 안성과 죽산에서 관군에 격파된다. 한편 영남에서는 정희량이 거병하여 안음·거창·합천·함양을 점령하였으나, 경상도관찰사가 지휘하는 관군에 토벌 당한다.
반란이라는 쓴 경험을 한 영조는 이를 거울삼아 노론 중심의 폐쇄적인 인사정책을 철회하고 온건파를 중심으로 탕평책을 시행하여 정국의 안정을 꾀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의 주력이었던 영남은 이후 중앙정계 진출이 거의 막혀버렸단다. 더욱이 1800년(순조 1) 경상도 인동에서 선비 장시경 등은 정조가 노론측에 의해 독살되었다고 촌민들을 선동해 난을 일으켰으나 곧 와해됐다. 이후에도 남인에 적대적이었던 노론 측의 세도정치가 1867년 대원군의 집권 때까지 계속되었으니 경상도 지역차별은 적어도 150년 이상 지속된 셈이다.
1811년(순조11) 평안도 지역에서 홍경래 등이 주동한 대대적인 농민 반란이 일어나 10여 일만에 청천강에서 의주에 이르는 지역을 장악하는 시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평안병사가 이끄는 관군에게 패하여 정주성으로 들어가 4개월을 버티었다. 현지 농민들이 적극 가담한 이유는 기근과 관리들의 부정부패 그리고 평안도에 대한 지역차별이었다고 한다.
1813년(순조13) 대왕대비 정순왕후의 수렴청정이 종료된 뒤 순조의 친정이 개시됐으나, 안타깝게도 정국의 실권은 순조의 장인 김조순에게 집중되어 세도정치가 개막된다. 정치권력이 몇몇 가문의 사유물이 되어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삼정이 문란하여 조선은 망국의 길로 치닫게 된다.
대한민국 지역차별의 역사
1948년 수립한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지역차별이 없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당시 시대의 요청인 친일파 청산을 외면한 데에 대한 불만은 높았으나 인사에서는 월남한 인사까지 대거 등용하였다.
문제는 1961년 군사쿠데타 이후 나타난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이승만 정부는 나름대로 수입대차 산업으로 비료공장을 건설하는데, 제1비료는 충청도 충주에, 제2비료는 호남의 나주에 세운다. 그런데 박정희 정권은 제3비는 울산, 제4비는 진해, 제5비는 울산에 세워 경상도에만 배치한다.
1963년 군복을 벗고 대선에 당선된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에 응해 1965년 반민족적 한일협정을 체결한다. 굴욕적인 한일협정 대가는 무상 3억 달러, 유상 재정차관 2억 달러, 민간 상업차관 1억 달러 제공이라는 경제협력이었다. 또한 박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한국군 장비 현대화와 경제개발을 위한 차관 제공 약속을 받고(브라운 각서) 1965년 베트남 파병을 결정한다.
1962년에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데, 이 후 세워진 공단이 구미공단, 울산공단, 온산공단, 마산공단, 진해공단, 창원공단, 포항공단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위치가 모두 경상도라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박정희는 대한민국 국민의 피와 눈물 그리고 피의 대가로 받은 돈을 국민이 아니라 경상도 도민을 위해 먼저 썼다는 얘기가 된다.
공단이 들어서려면 교통이나 통신 등 인프라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공장 가동을 위해 인력이 필요한데 으레 공단 주위 인력이 먼저 충원될 것이고, 따라서 시내 상권이 발달하고 땅값이 올라갈 것이다. 당시 통계를 본다면, 분명 경상도의 소득이나 자산의 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을 것이다.
다음 정부에서 세운 전라도 여천공단, 광양공단, 충청도 대산공단 등도 탈 없이 잘 돌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의 김대중 후보가 선전을 하자, 이에 위기를 느낀 박정희 후보측은 부정선거를 획책하여 지역감정을 건드리는 작전을 택한다. 예를 들어, 전라도 사람은 배타적이다, 의리가 없다 등이다.
정통성이 없는 박정희 정권은 지역개발이나 인재등용에서도 지역을 차별했지만 문화적으로도 차별했다. 당시 방송 드라마나 영화에서 도둑·사기꾼은 대부분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식모는 충청도 사투리를 썻다 . 1960년대 초 유명한 영화 ‘오발탄’, ‘마부’ 등을 보면 당시 하층민들이 어떤 사투리를 썼는지 알 수 있다. 반면에 경상도 남자는 씩씩하고 사내다운 모습으로 묘사됐다.
그런 차별은 박 정권이 바뀐 후로도 계속되어 지난 2012년 대선 때,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를 쓰는 국정원 직원은 호남인을 비하하는 ‘절라디언’, ‘홍어’ 같은 용어로 야당 후보를 욕했는데, 이 말들의 뿌리는 박정희 정권 때부터다.(이 자는 지금도 국정원에서 일하고 있다)
1987년 12월에 실시한 대선에서 당선된 노태우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정국을 돌파할 요량으로 1990년 1월 김영삼, 김종필 등 양 김씨와 ‘내각제 개헌’을 약속‘ ’삼당합당‘을 선언하고, 민주자유당을 창당한다. ’보수대연합‘으로 포장한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호남배제와 충청도 들러리를 통한 영남패권주의를 더욱 공고히 하였다. 그 사례가 1992년 11월11일 김기춘(당시 법무장관)이 주도한 부산 초원복국집 사건이다.
마치는 말
나라가 흥하려면 온 국민이 국가 시책에 동의하고 기꺼이 참여하여야 하는데, 이에는 국민통합이 선결돼야 한다. 지역차별이 있는 나라가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겠는가. 이에 더해 이 나라는 분단조국을 통일하여야 할 시대사명이 있다.
먼 나라까지 갈 것 없이 위에 살펴본 대로 한국사만 봐도 우리는 지역차별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를 알 수 있다. 이 나라를 처음 통일한 나라는 신라이었다. 반면 통일 신라는 경주지역의 기득권인 골품제를 버리지 못하고 지키다가 나라가 다시 3국으로 분열되어 망국의 길로 접어든다. 반면 고구려가 수와 당의 대군을 여러 차례 물리칠 수 있었던 원인을 비교적 평등한 신분질서로 보는 학자도 있다. 예를 들어 미천한 신분으로 평강공주와 결혼하여 공을 세우고 평원왕의 사위가 된 온달은 고구려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은 고구려 장군 고선지를 데려다 등용하여, 서역 정벌의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백제 장군 흑치상지나 신라인 장보고 등을 중용하여 성당시대를 연다.
어떤 사람들은 영남 패권주의와 호남 패권주의가 똑 같다고 쌍비론을 말하는데,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댄다’는 우리 옛말처럼. 피해자인 호남이 가해자인 영남에 반항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요즘 서점가 베스트셀러 동향을 보면 지난해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을 이어, 올해는 장하성 교수의 ‘왜 분노해야 하는가’가 올라있단다.
100여 년 전 우리 선조들은 시대변화를 무시하고 스스로 개혁하기를 거부하다가 국권을 빼앗기고 조선총독부를 통한 이 민족에게 민족차별의 쓰라린 경험을 당한 기억이 있다. 세계 4대 강국에 둘러싸인 한국이 힘을 뭉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사람은 스스로 변하기 어려우나 생존을 위해서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공감적 태도·다양성·포용’ 이들 화두를 이제부터 우리는 새로이 간직하여 이 작은 땅에서 지역차별을 없애야 하겠다..
끝으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어느 대학교에서 한 연설문의 한 구절로 마무리를 하겠다. “우리의 공감 부족에 대해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 보는 것, 자신과는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능력입니다. 배고파하는 아이의 눈, 해고된 철강 노동자의 눈, 여러분의 기숙사 방을 청소해 주는 이주노동자 여성의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고 점점 어려워질 것입니다. === 우리는 공감을 장려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삶의 주요한 목표가 부자가 되고, 날씬해지고, 젊어지고, 유명해지고, 안전하며, 재미있게 지내는 것이라는 말을 지나치게 자주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강력한 힘을 가진 문화는 이기적인 충동들을 너무 자주 부추기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1. ‘영남향우회 정부’ 만들려고 정권 잡았나, 한겨레, 2015.3.3.
2. 사단장 진출 절반이 TK---또 영남 편중, 한겨레, 2015.4.8.
3. SOC 예산안, 충남·호남 2622억 깍고---TK 5592억 늘려, 한겨레, 2015.11.11.
4. 인터넷, 쪽방카페, 「노유진의 시사카페」, 2015.4.13.
5. 사설, 성완종 리스트 부실 수사 입증한 ‘이완구 유죄’, 경향신문, 2016.1.29.
6. 롯데 ‘신’의 지배구조, 지분 0.1%로 ‘황제경영’, 한겨레, 2016.2.2
7. 이희호 평전(34회), 한겨레, 2015.11.30.
8. 종횡무진 한국경제, 김상조 지음, 2012,3.26
9. 영남 뺀 전 지역서 ‘국정화 반대’ 여론 높아, 한겨레, 2015.10.24.
10. 역사의 현장을 찾아서, ‘이인좌의 난을 통해 본 충신과 역적', 송찬섭 외 공저, KNOUPRESS
11, 역사신문 1&4, 역사신문편찬위원회, 2004.5.13.
12. 한국사의 이해, 송찬섭 외 공저, 2012.1.25.
13. 인터넷 「KBS ‘역사저널 그날’이 다룬 ‘이인좌의 난’이 좀 이상하다」, 고경죄, 2015.01.11
14. 역사저널 그날(정순왕과 마의태자), KBS
15. 영남패권주의와 민주주의의 퇴행, 홍세화, 한겨레, 2016.2.5
16. 검찰 ‘좌익효수’ 결국 불구속 기소, 한겨레, 2015.11.27.
17. 고독한 나에서 함께하는 우리로 제14장, ‘집단, 갈등 그리고 관용‘ 이봉민 지음, 2016.1.5, KNOUPRESS
2016.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