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
2000년 첫 주임신부로 광주 월산동 성당에서 사목하면서 참 열심히 기도하면서 신자분들을 섬기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이 좀 아파서 나주 노안이라는 시골 본당으로 갔고, 후에 목포 연동 성당으로 부임해 갔습니다.
그리고 사목 목표가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이었고, 그 실천으로 ‘오전 5시에 생명의 말씀이라는 특강으로 시작해서 미사성제로 마무리하는 기도 일정’, 즉 일명 ‘새벽 기도회’이었습니다.
그러자 사목회에서 ‘새벽 5시요?’라고 묻자 ‘맞습니다.’라고 대답하자, 그 임원들이 ‘신부님, 그러다가 죽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신자분들이 얼마나 나올까요?’라고 반문합니다.
그래서 ‘저는 죽지 않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사목회 임원들 말씀대로 목숨을 걸고 시작했던 매일 새벽기도회가 본당뿐만 아니라 다른 본당 신자분들과 합쳐서 200명 이상이 참례하는 새벽 기적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고통 중에 새벽에 기도하면 빨리 응답해주시는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아멘.
오늘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라고 부르는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입니다.
복음을 보면, 무덤에서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진 것을 본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자들에게 달려가서 말하였습니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무덤을 향해 달려갔는데, 다른 제자가 무덤에 먼저 다다랐습니다.
하지만 다른 제자는 곧바로 무덤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베드로 사도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즉, 교회의 반석이라 불리는 베드로에게 예수님의 부활을 확인할 수 있는 특권을 양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님의 얼굴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동그랗게 감아올린 상태로 한 곳에 놓여 있었다.’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요한 사도는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제자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요한복음 20장 9-10절).”
다시 말해, 만일 그때 두 제자가 예수님께서 반드시 부활하신다는 성경 말씀을 믿었다면 예사롭지 않은 무덤의 광경을 보면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증거를 찾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때는 요한과 베드로 사도는 무덤 안에서 본 것들을 그리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던 것으로 보입니다.
성 요한 사도는 예수님이 죽으신 후 약 60년이 지난 후에 복음서에, 그때 무덤 안에서 보았던 예수님의 부활 모습을 기억하고 상세하게 기록하였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잘 개켜져 있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오늘 매일 미사 복음을 보면, ‘주간 첫날, 마리아 막달레나는….’이라고만 했는데, 성경에는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 마리아 막달레나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을 찾아간 시간이 새벽이 이었습니다. 그리고 요한 사도와 베드로 사도가 무덤에 달려간 시간도 새벽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고운님들도 새벽에 기도하는 시간을 만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구약에 보면, 하느님은 새벽에 이스라엘 백성을 갈대 바다를 건너게 해주셨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은 새벽에 예리고 성을 점령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새벽에 만나와 메추라기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기도가 축복의 시간입니다.
왜냐하면, 새벽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고,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영적 일기를 준비하고 올리는 이 새벽 시간에 고운님들을 향하여 자꾸자꾸 소리쳐 불러봅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이 따로 한곳에 동그랗게 잘 개켜져 있었답니다.”
그러므로 고운님들은 성탄 8일 축제 날을 보내면서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 아기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경배하면서 빨리 응답해주시는 하느님을 만나보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는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들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맞이하면서, 고운님들의 삶의 자리에서 매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는 기도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잘 개켜져 있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