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제국이란 단어의 뜻을 살펴 봅니다. 제국은 황제가 국가원수인 군주제 국가 또는 여러 민족과 국가를 통치 지배하는 국가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탄생하고 현생인류가 존재하는 역사적 과정에서 지구상에는 많은 제국들이 생겼다가 없어졌다를 반복했습니다. 지구의 역사 그러니까 지구사는 제국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멀리 중동지역에서는 페르시아 제국이 존재했습니다. 지금의 이란지역입니다. 중국에는 한제국이 있습니다. 유방이 세운 한나라를 일컷습니다. 제국이라면 빠질 수 없는 로마제국이 존재했습니다. 로마제국을 멸망시킨 훈족의 전신인 흉노제국도 있었고 칭기즈칸이 세운 몽골제국도 대단한 제국을 한때 형성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대영제국도 제국의 대명사이고 러시아도 소련이라는 거대한 제국을 한때 형성한 나라였습니다. 현존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뭔가 새로운 도구가 만들어지면 일단 전쟁에 사용하고 그런 전쟁도구를 극대화해서 이웃나라를 점령하는 것이 일종의 삶의 패턴이며 본능적 욕구 분출이 아니였나 여겨집니다. 조금이라도 힘이 세지면 일단 이웃국가부터 삼키려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 즉 러우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련의 옛 영화를 꿈꾸는 푸틴과 소련 후예인 러시아의 강대함을 막고자 결성한 나토국들의 전쟁입니다. 1991년까지만 해도 소련은 엄청나게 거대한 철옹성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둑도 조그만 구멍으로부터 붕괴가 이뤄지듯 그렇게 무너졌습니다. 소련이 점령했던 많은 동유럽국가들이 독립해 나토에 가입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제 거의 마지막 남은 국가가 우크라이나입니다. 우크라는 러시아와 나토국 사이에 일종의 완충지역 그리고 중립적 영토였습니다. 그런 우크라이나가 나토가 가입하겠다고 나대니 러시아입장에서는 모스크바 바로 앞에 나토의 미사일기지가 존재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 푸틴입장에서는 용서할 수도 참을 수도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미국을 비롯한 나토국가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우크라이나에 핵미사일기지를 설치할 수 있고 그러면 몇분안에 모스크바가 핵폭탄에 사라지고 나라전체가 붕괴될 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했다고 푸틴은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 쿠바에 소련 미사일기지를 설치하려 할 때 미국이 3차대전도 불사하겠다며 초강경 대응을 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지금 러시아 푸틴은 예전 소련시절을 너무 그리워한다는 말을 사석에서 자주 한다고 합니다. 세계를 양분했던 공산주의의 핵심국가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중동국가 사이에 벌어지는 중동전쟁도 어쩌면 단초는 제국주의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2차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의 히틀러는 바로 제국주의의 맹신자였습니다. 게르만족이 세계를 지배하고 싶은 강렬한 제국주의적 욕망의 발로가 바로 2차대전입니다. 유대인들은 그런 히틀러의 희생물이었습니다. 희생양을 유대인으로 삼은 것입니다. 세계적 학살을 당한 유대인들은 국가 건립이 너무도 절실해졌고 결국 옛 영토인 팔레스타인지역으로 들어가 일방적으로 그들의 나라를 설립했습니다. 졸지에 나라의 영토 상당부분을 잃은 팔레스타인들의 분노는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결코 모를 일입니다. 그런 상황속에 탄생한 것이 하마스이고 하마스는 중동의 맹주라는 이란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지원국은 바로 이란입니다. 이란은 예전 페르시아제국의 후예들입니다. 중동을 지배했던 나라의 후손들의 입장에서는 이스라엘의 등장은 정말 피곤하고 눈에 가싯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이란인들은 지금도 옛 페르시아제국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스라엘도 이리저리 밀리는 그런 나라에서 탈피해 중동지역에 제국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극우파인 네타냐후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뒷배 미국을 이용하고 전세계 금융을 휘두르는 유대인들의 금력을 이용해 무시무시한 군사력을 배치시켜 중동지역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중동전쟁입니다. 명실상부한 이스라엘 제국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생각으로 읽혀집니다.
세계 패권을 노리는 중국도 제국주의의 물이 잔뜩 든 나라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한제국이 바로 중국의 원조입니다. 중국은 중화사상에 함몰되어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하긴 예전 중국은 정말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였음이 분명합니다. 송나라는 한때 세계 부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세계 4대 문명발생지가운데 하나인 황허문명이 바로 중국아닙니까. 거대한 땅덩어리에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주변국들을 마구 점령했습니다. 한제국때는 고조선 일부도 한사군에 일시적으로 편입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중국이 청나라말기에 몰락했고 수십년동안 암흑기속에 놓였습니다. 잠자던 중국을 깨운 것은 역설적으로 세계 패권국인 미국입니다. 제국주의의 원조를 깨운 미국은 중국을 몰라도 참으로 몰랐던 잘못을 지금 겪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습니까. 미국은 영국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습니다. 미국을 한때 지배했던 것은 바로 영국 아닙니까. 수많은 영국인들이 미국을 개척하게 위해 떠났습니다. 이웃나라 아일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미국을 지배하는 피는 영국으로 부터 흘러들어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영국은 제국의 그야말로 상징아닙니까. 하루 내내 태양이 지지않는 나라라니 세상에 얼마나 식민지가 많았으면 그런 이름이 붙여졌을까요. 그런 영국의 강한 영향을 받은 미국인들은 태생적으로 제국주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인들의 대부분이 자신들의 나라에 대항하는 나라와는 전쟁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강경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도 존재합니다. 물론 민주주의의 중심국가이자 세계 경찰국가라는 닉네임때문에 사실 조금 발톱을 감추었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그런 발톱을 감출 일도 없습니다. 독특한 캐릭터의 트럼프라는 인물이 미국을 재집권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의 지지가 1차 집권때보다 월등히 높아졌다는 것은 경제문제와 불법 이민 문제, 마약과 동성애의 급증 등 국내문제에 있다고 하지만 그 속내는 미국을 영국처럼 태양이 지지않는 나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다수 포함된 것이 아닌가 보입니다. 물론 지금도 세계를 지배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배국가를 만들어달라는 지지자들의 강한 욕구가 트럼프에게 전달되고 트럼프는 그런 열풍을 MAGA라는 슬로건에 담아 압승을 거둔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가 지금 내세우는 미국 최우선주의속에는 미국을 태양이 지지 않는 절대국가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욕망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예로부터 제국주의자들은 항상 존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탄생한 것은 아니였습니다. 물론 제국주의자들이 등장하고 반발세력이 충돌할 때 세계 대전은 발발했습니다. 1차 2차 대전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에서 제국주의 신봉자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여기에 중동지역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국주의를 갈망하며 스스로 제국의 황제가 되겠다는 인물들이 속출하면서 세계는 점점 더 우려스런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 제국주의의 신봉자들이 준동하는 상황에 미국 중국 러시아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 그리고 한반도는 정말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물론 제국주의 맹신자들의 영향력이 힘의 균형을 이뤄준다면 안보상 대단히 우려스런 단계까지는 가지않겠지만 조금이라도 힘의 균형추가 기운다면 상황은 심각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높습니다. 외교는 평온할 때가 아닌 위태로운 상황에 빛을 발하지만 냉정하고 영리하고 명석한 두뇌로 세계의 흐름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읽어낼 수 있는 그런 역량이 없이는 비상상황에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국주의 신봉자들이 나대는 지금 한국 외교는 어느정도 그런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고 있는지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24년 11월 2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