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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가 부처님 오신날이어서 금강경 전문을 한번 옮겨 보았습니다. 출간된 금강경들을 보면 해설이 많이 붙어 있고 그로 인해 느끼면서 읽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해설 다 빼고 한문도 다 빼고 쉬운말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성현들께 죄가 되지 않나 모르겠습니다. 많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막상 금강경을 안 읽어보신 분들이 많이 계신 듯 합니다. 10분정도면 다 읽을 수 있으니 잠시 시간내셔서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한문은 인터넷에 많이 있으니 참조해 보시면 더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금강경의 핵심을 정리해 보면 "내가 했다는 생각이 없다면 바로 보살"이라고 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나라는 생각' 다른 말로 하면 '아상(我相)-에고(ego)'이 없으니 '무아(無我)'이고 '무아법'에 통달하게 되면 바로 '본성(性)'을 본다는 것입니다. '견성(見性)'의 핵심을 이야기 하고 계신 듯 합니다. 금강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반복해서 이부분을 강조하고 계신 듯 합니다.
1. 법회가 열리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습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1,250명의 스님 제자들과 함께 계시었습니다.
이날 세존께서는 공양시간에 가사를 입으신 후에 바루를 들고 사위성에서 한집 한집 밥을 빌어 돌아오셔서 공양을 하시었습니다. 그리고 가사와 바루를 제자리에 정돈하시고 발을 씻고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2. 수보리님이 법을 물으셨다
그때, 수보리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어 합장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언제나 모든 보살들을 잘 보살펴주시며 모든 보살들에게 잘 이끌어주고 계셔서 감사드립니다. 세존이시여! 뭇 사람들중 가장 완벽한 깨달음(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한 이는, 응당 어떻게 그 마음(참된 나)을 머무르며 어떻게 마음(생각, 감정, 관념 등)을 항복 받으오리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질문이십니다. 수보리님! 자세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뭇 사람들이 최상의 깨달음의 마음을 낸 다음에는 마땅히 이와 같이 유지하고, 마음(생각, 감정, 관념 등)을 항복 받으시면 됩니다.
세존이시여! 기쁜마음으로 듣고자 합니다.
3. 대승(大乘)의 올바른 뜻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마음을 닦는 이(보살, 이하 보살)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마음(생각, 감정, 관념 등)을 항복받으면 온갖 중생들 모두 무여열반에 들어 해탈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이 수많은 중생들을 해탈시키지만, 실은 한 중생도 해탈을 얻게 하였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수보리님! 만약 마음을 닦는 이에게 '나라는 관념(我相)', '내가 사람이라는 관념(人相)', '내가 생명체라는 관념(衆生相)', '나는 수명이 있다는 관념(壽者相)'이 있다고 한다면, 그는 진정한 '구도자(보살)'이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4. 머무름이 없는 보시를 하라
또한 수보리님! 보살은 마땅히 그 어떤 관념에도 머무르는 바 없이 보시(베품)를 해야 하니, 이른바 형상에 얽매임이 없이 보시를 해야 하며, 소리나 냄새나 맛이나 감촉 등의 오감이나 생각에 얽매임이 없이 보시를 해야 합니다.
수보리님!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보시하여 어떠한 '고정관념(패러다임, 相)'에도 집착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만약 보살이 고정관념에 집착을 하지 않고 보시를 하면 그 복덕이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수보리님! 당신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동쪽 허공의 크기를 헤아리실 수 있겠습니까?
헤아릴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남쪽이나 서쪽, 북쪽 등의 허공과 동남, 서남, 동북, 서북쪽과 위아래의 허공의 크기를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헤아릴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님! 보살이 고정관념에 집착하지 않고 베푸는 보시의 복덕 또한 이와 같아서 가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살들께서는 지금 말씀드린대로 마음을 유지하셔야 합니다.
5. 여래의 이치로서 실제를 봄
수보리님! 당신은 몸의 겉모습(身相)을 통해 여래(참다운 본성)를 볼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겉모습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나이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몸의 겉모습 또한 겉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님께 말씀하셨습니다.
무릇 있는 바 고정관념(相)은 다 헛되고 망령된(실체가 없는) 것이니 만약 모든 관념(相)이 진실이 아님을 보면 곧바로 진실한 여래(참된 나, 진정한 깨달음)를 보게 됩니다.
6. 바른 믿음은 흔하지 않다
수보리님이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이와 같은 말씀을 듣고 진실한 믿음을 낼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무 걱정마십시오. 여래가 열반에 든 후 오백세에 계를 지키고 복을 닦는 자는 이 가르침에서 한 생각에 능히 깨끗한 믿음을 낼 수 있습니다. 수보리님! 여래는 이러한 모든 이들이 한량없는 복덕을 얻음을 능히 다 알고 보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이들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라는 관념도 없고, '이것이 법이라는 관념(法相)'도 없으며, '이것이 법이 아니리는 관념(非法相)도 없기 때문입니다.
무슨 까닭일까요? 만약 이들이 마음에 어떤 고정관념을 취하게 되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한 것이 됩니다. 또한 이것이 법이라는 관념(法相)에 빠지게 되면 앞에 말한 관념에 집착한 것이 되며, 이것이 법이 아니라는 관념(非法相)에 빠지게 되면 이것도 앞에서 말한 관념에 집착한 것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에도 집착하지 말고, 법이 아닌 것에도 집착하지 마십시오. 이러한 까닭에 제가 항상 제가 한 말을 뗏목(쓰고 버릴 수 있는 것)처럼 여겨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이렇게 법도 놓아야 하는데 법 아닌 것은 더욱 놓아야겠지요.
7. 얻은 것도 없고, 설한것도 없다.
수보리님! 당신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여래가 '가장 완벽한 깨달음(아뇩다라삼먁삼보리)'을 얻었다'라고 말합니까? 또는 여래가 '말한 바 법이 있다'라고 말합니까?
수보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의 뜻을 알기로는 '가장 완벽한 깨달음'이라고 이름 지을 만한 정해진 법도 없으며,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정해진 법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법은 가히 다 취할 수도 없고, 가히 다 말할 수도 없으며, 법도 아니고, 법이 아닌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모든 현명하고 성스러운 이들은 다 ‘함 없이 행하는 방법(無爲法)’을 행하기 때문입니다.
8. 법에 의해서 태어나다
수보리님! 당신 생각은 어떻습니까? 어떤 사람이 온 세계에 가득 찰 만큼의 일곱가지 보배(금,은, 유리, 산호,진주, 마노 파리 등)로써 보시를 하였다면, 그 사람의 복덕은 어떨까요?
수보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매우 많기는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복덕은 복덕의 최고에는 미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속의 네 구절이라도 받아 지녀서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해 준다면, 그 복덕은 앞에 말한 금은을 보시한 복덕보다 훨씬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수보리님! 모든 부처님과 진정한 깨달음의 법이 모두 여기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다시 부처님과 법이라고 이름붙이고 형상화 하면 그것은 또 부처님 법이 아닌 것이 됩니다.
9. 하나의 관념도 없어야 한다
수보리님! 당신 생각은 어떠십니까? 수다원(성현의 초입에 이른 사람)에 이른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수다원의 경지를 얻었노라'라고 하겠습니까?
수보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다원을 입류(入流)라고 하지만 들어간 바가 없으니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촉감을 느끼고, 감정을 느끼고, 법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았으므로 수다원이라 이름 하는 것입니다.
수보리님! 사다함(깨달았으나 잠깐씩 욕망이 일어나는 경지에 이른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사다함이라는 경지를 얻었노라'고 하겠습니까?
수보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사다함을 이름하여 일왕래(一往來)라 하지만, 실제로는 가고 옴이 없으므로 사다함이라고 이름 하는 것입니다.
수보리님, 아나함(욕계(欲界)의 번뇌를 끊어버린 성자)이 나는 아나함의 경지를 얻었다는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수보리님이 답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아나함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말이오나 실은 오지 아니함이란 없기 때문에 이름 하여 아나함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수보리님, 아라한이 나는 아라한(불제자들이 도달하는 최고의 계제)의 도를 얻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수보리님이 답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실로 법이 없음을 깨달은 이를 아라한이라 이름 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나는 아라한의 도를 이루었다'고 한다면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 마음의 고요를 얻은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욕망을 떠난 아라한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약 '나는 아라한의 도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면 세존께서는 '수보리님은 아란나행(일체의 경계를 끊어 버리는 삼매의 수행을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고는 하시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실은 수보리가 행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세존께서는 ‘수보리님 이야말로 아란나 행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입니다.
10. 정토를 장엄하다
부처님께서 다시 수보리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제가 전생에 '연등불' 회상에 있을 때에 법을 얻은 바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연등불 회상에 계실 때에 법에 대하여 얻으신 바가 없습니다.
수보리님, 보살이 국토를 장엄(좋고 아름다운 것으로 꾸밈)합니까? 혹은 그렇지 않습니까?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불국토를 장엄한다 함은 곧 장엄이 아니오며 다만 장엄이라고 일컬을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그러므로 모든 구도자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맑고 깨끗한 마음을 내어야 할 것입니다. 결코 형상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어서는 안 되며, 소리, 냄새, 맛, 감촉, 방법에 집착하는 등의 마음을 내어서는 안 됩니다.
수보리님, 비유하기를,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의 몸이 '수미산'만 하다면 그 몸집이 크다고 하겠습니까? 크지 않다고 하겠습니까?
수보리님이 대답하였습니다.
매우 큽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말씀하시는 큰 몸은 몸이 아니라 이름이 큰 몸이기 때문입니다.
11. 무위복덕이 으뜸이다
수보리님, 항하에 있는 모래 수만큼의 항하가 있다면 그 모든 항하에 있는 모래수가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러 항하만 하여도 많은데 하물며 그 모래야 말할 나위 있겠습니까?
수보리님, 제가 그대에게 진실한 말로서 이르니, 뭇사람이 그 항하의 모래 수만큼이나 되는 세계에 가득찬 칠보로 보시한다면 얻는 바 복덕이 많겠습니까? 적겠습니까?
수보리님이 대답하였습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님에게 거듭 일러 말씀하시었습니다.
만약 뭇 사람이 이 가르침 가운데 다만 네 구절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또 남을 위해 설명해 준다면 그 복덕이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칠보로 보시한 복덕보다 훨씬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2. 바른 가르침을 존중함
또 수보리님! 이 경을 설해 주거나 다만 네 구절만이라도 설명하여 들려 주면, 온 세상의 하늘, 사람, 아수라들이 공양하기를 마치 부처님 탑에 공양하듯 할 것입니다. 하물며, 사람이 가르침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함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겠지요. 수보리님, 이 사람은 가장 높고 제일가는, 세상에서도 드문 법을 얻게 될 것이니 이 경전이 있는 곳이 곧 부처님이 계시고 부처님의 제자가 머무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3. 법대로 받아 지님
그때 수보리님이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오며 우리들이 어떻게 받들고 지녀야 하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습니다.
이 경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경이니 그 이름으로써 그대들은 받들어 지녀야 합니다. 수보리님, 그 까닭은 제가 말한 반야바라밀은 그것이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라 그 이름이 반야바라밀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그대는 어찌 생각하고 계십니까? 여래가 말한 바 법이 있습니까?
수보리님이 대답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말씀하신 바가 없으십니다. 수보리님, 그대는 온 우주에 있는 티끌의 수가 많다고 생각합니까?
엄청나게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님, 여래는 모든 티끌이 티끌이 아니라, 그 이름이 티끌이라고 말하였으며 세계도 세계가 아니라, 그 이름을 세계라고 말하였습니다.
수보리님. 당신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겉모습으로서 여래를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32상만 보고는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32상은 그 이름이 32상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만약에 뭇사람이 저 항하의 모래 수만큼이나 많은 몸과 목숨을 바쳐 보시했더라도, 어떤 사람이 이 경의 네 구절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이것을 남을 위해 설명해 준 복덕만 못할 것입니다.
14. 상(관념)을 여의고 적멸에 이름
이때 수보리님은 이 경을 설하시는 것을 듣고 그 깊은 뜻을 이해하고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께 아뢰었습니다.
세존께서 이처럼 뜻이 깊고도 깊은 말씀을 설하신 것은 처음이옵니다. 저의 혜안으로도 일찍이 이런 말씀을 듣지 못했던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이가 이 말씀을 듣고 믿는 마음이 맑고 깨끗하면 곧 그 실상을 깨닫고 마땅히 세상에서도 드문 공덕을 성취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실상이라는 것도 실은 상이 아니므로 세존께서는 다만 그 이름이 실상일 뿐이라고 설하시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이와 같이 경을 듣고 믿고 깊이 깨달아 받아 지니기는 어렵지 않사오나, 만약에 내세 오백세후가 되었을 때 중생들이 이 경을 듣고 믿고 깨달아 받아 지니면 그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나라는 관념도 없고, 남과 분별하는 관념도 없으며, 내가 생명체라는 관념도 없고, 내가 수명이 정해졌다는 관념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은 아상이 곧 상이 아니고 인상, 중생상, 수자상도 곧 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상을 여의면 곧 부처라 이름 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님에게 말씀하시었습니다.
옳으십니다. 혹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매우 훌륭한 사람임을 알아야 합니다.
수보리님, 왜냐하면 여래가 설한 제일바라밀이 제일바라밀이 아니라 다만 그 이름이 제일바라밀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여래가 인욕바라밀도 인욕바라밀이 아니라고 설하는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수보리님, 제가 전생에 가리왕에게 몸을 베이고 잘리고 할 때에 저에게는 아상도 인상도 중생상도 없었고 수자상도 없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전생에 제가 온몸의 마디마디와 사지를 찢길 때 만약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었다면 마땅히 성내고 원통한 마음을 일으켰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또 제가 전생 오백세에 인욕선인이었을 때를 생각하니 그 세상에서도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수보리님, 보살은 마땅히 일체의 상을 떠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진정한 깨달음)의 마음을 내야 할 것이니 마땅히 형상에 머무르는 마음이 있어서는 안되며 마땅히 색, 향, 미, 촉, 법(오감과 진리라는 관념)에 머무르는 마음이 있어서도 안 됩니다.
마땅히 머무름이 없는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만약에 마음에 머무름이 있다면 그것은 곧 머무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보살의 마음은 마땅히 형상에 머무르지 않는 보시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수보리님, 보살은 마땅히 일체 중생에게 이익되는 머무르지 않는 보시를 해야 합니다. 여래가 말씀한 일체의 상도 곧 상이 아니며, 또 일체중생도 곧 중생이 아닙니다. 수보리님, 여래는 진리를 말하고, 진실을 말하고 실상대로 말하며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두 가지 말을 하지 않습니다.
수보리님, 여래가 얻은 이 법은 실도 없고 허도 없습니다. 수보리님, 만약에 보살이 법에 머무르는 마음으로 보시를 하면, 마치 사람이 어둠에 들어가 보이지 않는 것과 같으며, 만약에 보살이 법에 머무르는 마음 없이 보시하면 마치 눈 밝은 사람이 밝은 햇빛 아래서 모든 것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수보리님, 장차 오는 세상에 어떤 뭇사람이 있어 능이 이 가르침을 수지 독송하면 여래가 부처님의 지혜로써 그 사람을 보나니 모두가 한없는 공덕을 얻게 됩니다.
15. 경을 지니는 공덕
수보리님, 만약 어떤 뭇사람이 한량없는 긴 세월 동안을 아침마다 항하의 모래 수만큼의 몸을 나투어 보시하고, 낮에도 항하의 모래 수만큼의 몸을 나투어 보시하고, 저녁에도 또한 항하의 모래수 만큼의 몸을 나투어 보시하고, 이와 같이 하여 백천만억겁의 세월동안 몸을 나투어 이 경전을 듣고 삿된 마음 없이 믿는 이가 있다면 그 복덕이 훨씬 뛰어날 것이니 하물며 이 경을 쓰고 베끼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고 다른 사람을 위해 알기 쉽도록 설명해 줌에 있어서이겠습니까?
수보리님, 이 경은 실로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래는 대승의 마음을 낸 사람을 위하여 이 경을 설명하며, 최상승의 마음을 낸 사람을 위해 이 경을 설하는 것이니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이 경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널리 다른 사람을 위해 들려주면 여래는 그 사람을 낱낱이 보시기 때문에 이루 헤아릴 수 없고 이루 말할 수 없고 한이 없는 불가사의한 공덕을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곧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궁극의 깨달음)를 얻게 됩니다.
수보리님, 작은 법을 즐기는 자는 아견(나라는 견해), 인견, 중생견, 수자견에 집착하여 이 경을 알아듣지도 못하며 받아 지니지도 못하고 읽고 외우지도 못하므로 따라서 남에게 설명해 주지도 못합니다.
수보리님, 만약 어디서든지 이 경만 있으면 하늘 사람, 세상사람, 아수라가 반드시 공양할 것입니다.
이곳은 곧 부처를 모신 탑과 같아 응당 모두 와서 공경하고 절하고 둘레를 돌며 온갖 아름다운 꽃과 향을 뿌리게 될 것입니다.
16.능히 업장을 깨끗이 함
또 수보리님, 뭇사람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하여도 혹 사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게 된다면, 그는 전생에 악도에 떨어질 죄를 지은 때문이며, 금생에 이런 경멸.천대를 받으므로 해서 전생에 지은 그 죄업은 소멸되고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궁극의 깨달음)를 얻게 될 것입니다.
수보리님, 제가 지난날의 헤아릴 수 없는 과거 동안을 생각해 보면 연등불회상에서 8백 4천만억 나유타의 여러 부처님을 다 만나 뵙고, 모두 공양하고, 그 뜻을 받들어 섬기고 하여 한 분도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았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뒷날 말세에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 공덕을 얻는다면 내가 모든 부처님에게 공양한 그 공덕으로는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며 천만억분 내지 어떤 숫자적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수보리님, 뒷날 말세에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하여 받는 그 공덕에 대하여 제가 다 설한다면 혹 어떤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어지러워 의심하고 믿지 않을 것입니다.
수보리님, 명심하십시오. 이경은 그 뜻이 가히 불가사의할 뿐 아니라 그 과보 또한 능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17. 마침내 무아(나라는 집착이 없음)에 도달함
이때 수보리님이 부처님께 아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뭇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진정한 깨달음)의 마음을 내고는 어떻게 머무르고 어떻게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습니다.
뭇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는 마땅히 '내가 일체의 중생을 열반에 이르도록 제도하니라'고 마음 먹고 일체 중생을 다 제도하고 나서는 '실은 한 중생도 제도한 바가 없다'고 인식하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만약에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내가 제도했다는 나라는 관념과 상대편, 중생이 있다는 관념, 깨달았다는 관념이 바로 상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수보리님, 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는 법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여래가 연등부처님 회상에 있을 때 법이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겠습니까?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에 따르면, 세존께서 연등부처님 처소에 계실 때 얻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어떤 법이 있어 얻은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수보리님. 실로 법이 없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입니다. 수보리님, 만약에 법이 있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면 연등부처님께서는 나에게 '그대는 장차 오는 세상에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며 이름을 석가모니라 하리라'하고 수기를 내리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로 법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으며 그러므로 연등부처님께서 '그대는 내세에 반드시 부처가 되리니 그 이름을 석가모니라 하리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래란 곧 '모든 법이 진실하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한다면 실로 법이 없기 때문에 부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입니다.
수보리님, 부처가 얻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가운데는 실도 없고 허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법이 다 불법'이라고 여래가 설하는 것입니다. 수보리님, 일체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곧 일체법이 아니며 다만 그 이름이 일체법일 뿐입니다.
수보리님, 비유하여 말하면 사람의 몸이 크다는 것과 같습니다.
수보리님이 아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사람의 몸이 크다고 하신 것은 곧 큰 몸이 아니라 그 이름이 큰 몸인 것입니다.
수보리님, 보살도 역시 이와 같아서 '내가 반드시 무수한 중생을 제도 하리라' 하고 말한다면 곧 보살이라 이름하지 못할 것이니 실로 법에 집착하지 않는 것을 일컬어 보살이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일체법이란 무아, 무인, 무중생, 무수자라'고 설하는 것입니다. 수보리님, 만약 보살이 '나는 반드시 불국토를 장엄(아름답게 꾸밉니다)하니라'고 말한다면 보살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여래가 설한 불국토의 장엄은 곧 장엄이 아니라 다만 그 이름이 장엄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님, 만약에 보살이 무아의 법에(나라는 생각이 없는-아상(我相)이 없는 법) 통달했다면 여래는 이야말로 진실한 보살 이라고 일컬을 것입니다.
18. 한몸이 되어 한가지로 봄
수보리님, 여래에게 육안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 육안이 있습니다.
여래에게 천안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 천안이 있습니다.
여래에게 혜안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 혜안이 있습니다.
여래에게 법안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 법안이 있습니다.
수보리님, 그렇다면 여래에게 불안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 불안이 있습니다.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알’이라고 부처가 모래 이야기를 한 일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모래 이야기를 하신 일이 있읍니다.
수보리님, 그렇다면 만약 한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 수만큼의 항하가 있고 그 모래알 수대로 부처의 세계가 있다면 가히 많다 하겠습니까?
대단히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다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었다.
그렇게 많은 국토 가운데의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는 낱낱이 다 알고 있습니다. 여래가 말하는 갖가지 마음이란 마음이 아니라 다만 그 이름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왜 그러냐 하면 과거의 마음도 가히 얻을 수 없으며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또한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19. 법계를 통하여 교화함
수보리님, 만약 어떤 사람이 온 우주에 가득찬 칠보로 보시한다면 그 인연으로 해서 얻는 복이 많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사람이 보시의 인연으로 얻는 복덕이 심히 많을 것입니다.
수보리님, 만약에 그 복덕이 실로 있다면 여래는 ‘복덕을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복덕이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여래는 ‘복덕을 많이 얻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20. 형상과 관념을 여의다
수보리님, 부처가 색신(형상)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까?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색신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색신을 갖추고 있다함은 곧 색신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이 색신을 갖추고 있다’ 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여래는 가히 모든 상(관념)을 갖추고 있다고 보겠습니까?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모든 상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모든상을 갖추고 있다’함은 곧 상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름이 모든 상을 갖추었다고 할 뿐입니다.
21. 설하되 설한 바 없다
수보리님, ‘여래가 법을 설한 바 있다’고 말하지 말며 그런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설한 바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곧 부처를 비방하는 일이 됩니다. 이는 제가 말한 바를 잘 이해하지 못한 때문인 것입니다.
수보리님, 법을 설한다 함은 설할 법이 없으되 다만 그 이름을 설한다고 일컬을 뿐입니다.
그때 수보리님이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많은 중생들이 다음 세상에 있어서 여래께서 설하신 법을 듣고 믿는 마음을 내겠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시었다.
수보리님 그들은 중생도 아니고 중생이 아님도 아닙니다. 중생, 중생하는 것은 여래가 중생 아닌 것을 말하는 것이며 다만 그 이름이 중생일 뿐입니다.
22. 법은 얻을 것이 없음
수보리님이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진정한 깨달음)를 얻으심은 얻으신 바가 없음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시었다.
그러합니다, 수보리님. 제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조금도 얻음이 없으니 그 이름이 다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일 뿐입니다.
23. 깨끗한 마음으로 선을 행함
수보리님, 또 이 법이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으므로 그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입니다. 그러므로 무아, 무인, 무중생, 무수자상으로 일체의 착한 행을 닦으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입니다.
수보리님, 착한 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여래가 말하는 것이 착한 법이 아니라 다만 그 이름이 착한 법일 뿐입니다.
24. 네 구절의 복덕과 지혜는 위대함
수보리님, 어떤 사람이 온 우주 가운데에 있는 수미산 왕만한 칠보의 더미를 모두 보시한 것과, 또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경의 네 구절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남을 위해 설해 준 것을 비교한다면 앞서 말한 복덕은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만억분 내지 어떠한 숫자의 비유로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25. 교화하나 교화한 바가 없음
수보리님, ‘여래가 응당 중생을 제도했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그런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실로 여래가 제도할 중생은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 있다면 이는 곧 여래에게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다는 뜻이 됩니다. 수보리님, 여래가 아상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곧 아상이 있음이 아니라 다만 범부들이 아상이 있다고 생각할 따름입니다.
수보리님, 범부라는 것도 여래의 말한 바는 범부가 아니나 그 이름이 범부일 뿐입니다.
26.법신은 상이 아님
수보리님, 가히 32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겠습니까?
그러합니다. 32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시었습니다.
수보리님, 만약 32상으로 여래를 본다면 전륜성왕도 곧 여래라 하겠습니까?
수보리님이 부처님께 대답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설해주신 바에 따르면 32상만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자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습니다.
만약 형상을 통해 참나를 보거나 음성을 통해 참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가질 뿐 여래(근원의 본성)을 능히 보지 못할 것입니다.
27. 끝남도 멸함도 없음
수보리님, 그대는 ‘여래가 32상호를 갖추므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합니까? 수보리님, ‘여래는 구족상을 갖추었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사람은 모든 법이 끊어지거나 없어지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낸 사람은 법이 끊어졌느니 멸했느니 하는 말은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8. 받지도 않고 탐내지도 않음
수보리님, 만약에 보살이 항하에 가득 찬 모래와 같은 세계에 가득 찬 칠보로 보시하더라도, 일체법이 무아임을 알고 또 인욕바라밀을 성취한다면 이 공덕이 훨씬 뛰어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수보리님. 모든 보살은 복덕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이 다시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이 복덕을 받지 않사옵니까?
수보리님, 보살은 지은 바 복덕을 탐내거나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29. 여래는 오고 가는 것이 아니다
수보리님,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참다운 본성)가 혹은 온다, 간다, 앉는다, 눕는다’고 말한다면 이는 제가 설한 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것입니다.
본래 여래란 어디서 오는 것도 아니며,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여래라 일컫는 것입니다.
30. 모두가 하나이다
수보리님, 만약 뭇사람이 온 우주를 가루로 내어 티끌로 만든다면 그 티끌의 수가 많겠습니까?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만약 그 티끌의 무리가 정말 있는 것이라면 세존께서는 그것을 티끌의 무리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 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티끌의 무리는 곧 티끌의 무리가 아니라 그 이름이 티끌의 무리인 까닭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온 우주도 그것이 세계가 아니라 그 이름이 세계일 뿐 입니다.
세계가 정말로 있는 것이라면 이는 곧 티끌들이 모여 잠시 세계라는 형상을 이루고 있을 뿐이어서 여래께서 설하신 일합상(一合相)은 곧 일합상이 아니라 다만 그 이름이 일합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일합상이라는 것은 가히 말할 수 없는 것이거늘 다만 범부들이 일합상이라는 것에 집착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31. 생각을 내지 않음
수보리님, 만약 어떤 사람이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을 부처가 설했다'고 한다면 이 사람은 제가 설한 참뜻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뜻을 잘 알지 못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 말씀하신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은 곧 그 이름이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일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낸 사람은 일체 법에 대해서 법상(현상계에 대한 관념)을 내지 말아야 합니다. 여래는 법상이 아닌 것을 말하나 다만 그 이름이 법상일 뿐입니다.
32. 현상계는 진실이 아님
수보리님, 만약 어떤 사람이 온 세계에 가득 찬 칠보로 보시하더라도 이 경의 네 구절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또 남을 위해 설하는 이가 있다면 그 복이 칠보로 보시한 보덕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러면 남들을 위해 어떻게 설할 것인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관념에 집착하지 않고 본래 모습 그대로 흔들리지 마셔야 합니다. 일체의 현상계는 꿈(매트릭스)이요, 허상이요, 물거품이요, 그림자요, 이슬같고, 번개불같은 것으로 바라 보아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설하시니 장로 수보리님을 비롯하여 모든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그리고 온 세상 천지에 있는 하늘사람, 세상사람, 아수라들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를 듣고 모두 크게 환희하고 즐거워하며 이를 받들어 믿고 행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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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그런데..첫머리에'이와같이 나는 들었습니다.'에서 "나"는 누구인지요?내가했다는 생각이없다면 바로보살 이라했는데 여기서 이또한'이와같이 나는 들었습니다'라는 의미는 무엇인지요?
머무는바 없이 마땅히 그마음을 내어 법륜을 굴려라. 감사합니다._()()()_
불경의 대부분이 여아시문 하시니 라고 대부분 시작하는데 아난존자가 마하가섭 존자의 도움을 얻어 불경을 정리할 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