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연발의 F-15K가 다시 훈련비행 중 동해해상에서 추락하여 2명의 최정예 전투조종사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 공군은 사고기에 탑승했던 조종사 김성대(36·공사 41기) 소령과 이재욱(32·공사 44기) 소령진급예정자의 신체일부와 사고기잔해 50여점을 동해상사고해역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고원인을 조사 중인 공군당국은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야간훈련 중이던 F-15K기의 돌발적인 해상추락원인을 기체결함으로 추정하고 있으므로 향후 조사결과에 관심과 귀추가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F-15 계열 전투기의 추락 사고는 11건 이상이나 발생했다고 한겨레가 보도하고 있다. 추락사고 가운데 2002년 이후 발생한 3건은 기체결함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도 기체결함으로 밝혀지면 사람 죽이는 사고뭉치 전투기에 대하여 도입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도입가격이 대당 1,000억이 넘는 전투기의 기체 결함이 인정되면 올해 말까지 도입예정인 14대의 F-15K 도입문제도 재고해야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것이다.
추락원인이 기체결함으로 확인되면 2009년부터 예정된 20의 F-15K 추가도입문제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공군사고조사본부는 조종사가 비상탈출에 실패한 상황을 중시하며 사고기가 돌발적인 엔진이상 때문에 추락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악천후에도 전천후비행이 가능하고 조종사의 비행착각을 줄여주는 최신항법장비와 첨단헬멧을 갖추고 있는 F-15K에서 조종사가 탈출하지 못한 채 순직했다는 점은 이번 사고 역시 엔진이상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한 것이다.
F-15K에는 F-16에 장착되는 GE 엔진이 탐재되었는데 GE 엔진이 F-15K에 장착되는 과정에서 보조 장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전투기계약 당시부터 제기되었다고 한다. F-15E를 한국형인 K형으로 개량하는 과정에서도 결함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한다. 엔진에 구조적문제점을 드러낸 우리 공군의 주력기 F-16 계열을 F-15K가 답습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국군의 F-16 계열 전투기는 1990년대 초 도입 이후 7차례나 추락했는데, 모두 엔진이상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5조6천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면서 고철덩어리나 다름없는 사고뭉치 전투기를 도입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재고해야할 것이다. 당장 국가의 명운이나 국민의 생사가 걸려있는 전시체제도 아닌데 6조에 가까운 국민의 혈세를 들여가면서 사고빈발의 엉성한 전투기를 도입해야함 하는지 이 문제에 대하여 국민감정은 좋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왕 거액을 써가면서 공군전투력을 강화시켜야한다면 사고뭉치로 소문난 보잉사 기종 대신 사고가 적은 최신예기종을 도입하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순직직전 조종사들은 침착한 어조로 임무종료란 짤막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로써 기체결함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F-15K는 지난 2000년 공군의 시험평가결과 프랑스 라팔 전투기보다 성능 면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미연합작전 등 종합성적에서 역전하여 차세대 전투기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은 “경쟁기종선정과정이 부적정 했고 가격도 너무 비싸다”고 지적한 바 있었고 리베이트수수설까지 나돌았었다. 이번 조사에 이어서 도입비리까지 밝혀지길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