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 좋다.
더위와 장마는 아직이고, 먼 산 뻐꾸기 소리에 빨갛게 익는 앵두와 자두와 산딸기가 있으니.
그리고 모두가 주인공인 성대한 잔치가 있기 때문이다.
6월 8일 저녁답, 부산일보 10층에 닿으니 세상에! 훅 뿜어나오는 색과 향기와 열기...
어젠 장을 떴다. 마당이 있으면 성소같은 장독대를 갖추련만
아파트 베란다에서 옹색하게 된장과 간장을 갈라 각각의 묵은 장 항아리에 섞었다.
햇장과 묵은장을 섞는 걸 덧장이라고 하는데 풍미와 영양가가 훨씬 올라간다.
한 프레임에 든 어른 선생님과 파릇한 신인들 보니, 블랜딩으로 더 향긋하고 맛나게 되는 덧장이 생각났다.
어린이 글잔치 시상식이 막 끝나 사진 찍는 가족들 보니 저절로 피어나는 미소.
오늘 저녁밥은 아들 상받은 기념으로 외식하실 듯.
어린님, 이제 글쓰기에 자신감 짱짱해질거예요.
꽃향기 잔뜩 밴 손으로 오늘의 주인공에게 화관 씌워보는데,
쑥스러움과 어색함 어린 표정이 어찌나 귀엽고 공감 가는지.
나도 쑥스럽고 어색해서 상은 그냥 배달로 보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한 눈에 감지되는 무공해 유기농 심성의 최혜진 선생님.
하객들은 즐거워 죽는데 시종 상 받는 일이 너무 쑥스럽고 어색한 듯.
혹시 본인 아니고 대역이신가...^^
편찮은 허리에 복대까지 하고 안내데스크 맡은 황선애 선생님과 은영 선생님.
우린 미담.
여긴 정담
쉿! 밀담
흐음, 담담
로꾸꺼 냉담(^^)
회원 152 명의 대가족 거느리는 박선미 회장님의 축사로 시상식 시작.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게 3년 4개월만이다. 올해는 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 어린이날 101주년의 뜻깊은 해.
어린이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자 미래의 주인공이라며, 협회의 다양하고 뜻깊은 사업계획 말씀하시고
세분 수상자께 축하의 말씀 하심.
자문 김재원 선생님의 축사.(호는 자문 아닌 범초),
며칠전 동동숲 시상식에 갔는데, 공룡 발자국이 2천여개고 발견은 50여년 전이라더라.
1억년 전 활동한 공룡 발자국이 영감을 주고 지역 명소가 됐는데 공룡보다 작가들이 더 나은 존재다.
자긍심 갖고 글 쓰는 공룡이 되시라. 수상자들은 남보다 열심히 한 분들이다. 일년에 두명 뽑으니 100명의 작가가 수상하려면 50년 걸린다. (이 말씀에 으흑! 옆의 유영주샘이 위로해줌. ㅠㅠ)
많은 시상식에 다녀봤는데 가장 화려하고 성대한 시상식이 열린 아동문학과 이 상이다.
더욱 나아가시라.
박일 선생님의 동시 부문 심사평.
동심의 표본은 '베레모 쓰고 다니는 아이' 하빈 선생님이다.
그가 말했다.
"아이들과 같이 한 시간은 내 영혼의 세탁기를 돌리는 시간이었다"고.
<바다수업>은 수살자의 세 번째 동시집인데, 이 작품을 넘어서는 작품이 없더라. 박수를 보낸다.
김영호 선생님의 동화부문 심사평.
45회 부산아동문학상 대상 도서는 총 29권. 힘들고 어려웠다.
문학성과 등단 이후 문학적 성취와 협회 활동 고려는 물론, 회원전체에 분발의 채찍과 응원 메시지도 있어야 했다.
<싹쓸어 빗자루>는 우선 재미가 있고, 동화의 본령인 환상과 동심이 잘 표현됐더라.
최작가의 수상 거듭 축하하며 문운이 창대하기를 빈다.
"꽃은 왜?"
"단상에 올라 간다고."
"그럼 난 안 달래요."
이런 얘기 나눈 신인작가 심사의 이상미 선생님.
신인상 심사를 할만큼 됐나, 자문 하며 신인들의 열정과 패기, 에너지를 받았다.
좋은 작품 <A8호>를 당선작으로 올리게 돼 기뻤다며 사랑받는 작가 되시라, 심사평과 덕담
처음 시공부 하러 갔을 때 시보다 동시 쓴게 좋다며 동시를 권하시더라는 권애숙 선생님 말씀 듣고 신나게 썼다.
또 한 분은 과정을 지켜보며 무한 지지하고 베풀어 주신 박일 선생님이라며 수상소감에 두분 선생님 소개.
그럼요. 저 혼자 이루는 건 없는 법, 왕도 시인도 모두 스승이 만들지요.
"부족한 거 많은데 항상 격려해 주시고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이보다 압도적인 수상소감은 본적이 없다.
첫키스처럼 짧고 강렬한 최혜진 선생님의 수상소감. 멋졌어요!
이과 전공에 문학엔 문외한인데 김재원 선생님이 말씀하시더라.
'먼 조상 중에 글 잘 쓰는 분이 한 명 정도 있었을거니 하면 된다'고.
,얘들아, 엄마 지금 씬나! 하고 더글로리 대사 치며 소감 말한 김은아 작가.
앞줄은 하빈 샘 노랫말의 축하공연에 집중해있는데, 두번 째 줄 세 분은 사진찍기에 여념 없고,
세번 째줄 두분은 어딜 보시는 거욧.^^
첫댓글 축하 축하 드립니다^^
내공 깊은 수상 스케치가 멋집니다ㅡ☆
선생님 축사가 인상적이고 좋았습니다. 속기로 적느라 제대로 전달 못 하는 건 제 불찰인듯요.^^
제가 못 본 시상식 밖의 장면을 선생님 사진으로 보네요~^^
온갖 담들이 오가는 장면이며, 화환 앞 수상자와 찍은 사진들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최혜진 선생님의 저 담담한 표정도 너무 재밌구요. 짧고 굵은 수상소감에 기화샘이 박수를 쳤다지요~ㅎㅎ
일 년전 저의 모습도 되돌아보고 10년후 저의 모습도 상상해보는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시상식 후기 감사합니다앙~^^
일년 전에 입문한 새내기가 고수의 아우라 뿜뿜이었다니!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전하는 '과거사 진상조사'의 능청과 유머가 시상식의 하일라이트인듯...
멋졋어요!
@쿨맘강경숙 감사합니다!
처음이라 좀 떨렸는데 내년엔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요~ㅎㅎ
우아~! 모든 장면들이 다 보물같고 소중합니다. 식장 밖 모습까지 세심한 사진들 감동이에요~♡
감사합니다.
사실은 출판사랑 피드백 하는 일로 가리산 지리산 하는 중이었는데,
시의에 늦지 않으려 야심한 시간에야 올리며 생략한 부분이 좀 있어 켕긴답니다. ㅠㅠ
@쿨맘강경숙 가리산 지리산에 빵~ㅎㅎ
늘해표 유머! 최고입니다~^^
마음의 눈으로 그 순간을 잘 포착한 사진,
거기다 사려깊은 글을 보태어 시상식 분위기가 실감납니다. 제가 못 본 부분까지.
감사합니다♡
유월에 소산을 두번이나 보다니 운수대통이지 뭐예요.^^
별 말없이 반갑고 고요히 성원하고...뜻 없어 아름다운 허밍처럼...
경숙샘 덕분에 시상식 이모저모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재치있고 깊이있는 시상식 스케치 멋져요~👍👏👏😍
앗, 고이닷! 잘 지내지요...
회원으로서의 미미한 성의 발휘의 보람은 이렇게라도 고이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
잘 지내다 어느 날 어느 곳에서 반가히 만나요.^^
만화를 보다 -다음 편에 계속-이 나오면
그날 밤 다음 편을 상상하느라 잠을 못 잤는데
이젠 시상식 후 <강경숙 칼럼>이 없으면 불면의 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지금 작심하고 답글이라는 걸 달고 있답니당^^
밤낮 분망하기도 하지만, 리플의 미덕이라는 걸 모르는 저의 결례를 헤량하소서.
들장미님과 함께 찍은 분 사진이 별로여서 쓰지 못한 몇 컷도 기억나고요.^^
시상식 스케치 잘 봤습니다.
현장에 있었음에도 못 본 부분이 많아 새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