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 일기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측일)
기쁨과 고통의 울음소리….
“대지”라는 소설로 유명해진 소설가 ‘펄 S. 벅’이 쓴 작품 중에 ‘크리스마스’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떠들썩하던 크리스마스 전날 밤, 소란스러움이 잠잠해진 늦은 밤이었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서 침대에 누워있던 여섯 살 샌디는 정원에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크리스마스트리와 트리 주변에 놓인 선물 꾸러미들을 구경하고 싶어졌습니다.
조용히 방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온 샌디의 눈에 크리스마스 주변을 산책하고 있는 생쥐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신기하듯 생쥐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고양이 한 마리가 생쥐를 덮칠 것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샌디는 재빠르게 고양이를 쫓아, 생쥐의 목숨을 건져주었습니다.
생쥐의 목숨을 건져주고 침실로 들어온 샌디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쥐의 목숨을 건져준 것은 참 잘한 일이야. 불쌍한 생쥐가 하마터면 죽을 뻔했잖아.’
샌디는 생쥐를 구해준 일을 생각하느라고 크리스마스에 대한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비록 6살짜리 샌디의 이야기이지만, 성탄절을 지낸 우리가 아기 예수님을 잃어버리고, 또한 아기 예수님을 잊어버린 성탄 8일 축제를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동방박사들이 돌아간 후에 꿈에서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 말하였습니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요셉은 강보에 싸인 아기와 그 어머니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주님의 말씀대로 그 밤으로 어렵고 힘든 길을 떠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은,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었음을 말씀합니다.
그 말씀은 하느님이 사람 가운데 오셔서, 사람이 겪는 모진 고난과 어려움을 직접 겪으신 것이 하느님의 계획과 뜻이었습니다.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화가 나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습니다.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 소리, 라헬이 자식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들려온 아기 예수님의 탄생 울음소리는 이 세상에 평화를 알리는 기쁨의 울음소리입니다.
그러나 헤로데의 칼날에 죽어간 수많은 어린 생명의 울음소리와 사랑하는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울부짖는 울음소리는 어둠의 세력에 의해 희생된 고통의 울음소리입니다.
이제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에, 아기 예수님 탄생의 기쁜 울음소리뿐만 아니라 아기 예수님의 탄생 때 죽어간 힘 없는 이들의 울음소리도 함께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따뜻한 손길과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며 울고 있는 이들의 울음소리에 귀를 막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에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자마자 고난을 겪으셔야만 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이들을 도와주실 수가 있습니다(히브리서 2장 18절).”
그러므로 주님께서 부르시면 저희는 언제든지 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저희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고,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하느님을 믿고, 세례를 받게 되어 하느님의 자녀로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잘해보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사는 것이 더 어렵습니까?
예수님을 믿고 몸과 마음에 평화를 누리고 싶은데 왜, 더 힘들고 지쳐가는 것이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당신을 충실히 믿는 고운님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도 겪어 봤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너의 심정을 잘 이해한단다. 너의 눈물이 나의 눈물이고, 너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다. 잠 못 드는 너의 곁에서 항상 함께 있어 주겠다. 이것이 나의 자비다.”
마태오 복음 21장 22절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기도할 때에 믿고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
고운님들의 기도로 영혼이 살고, 영혼이 잘되어야 만이 가정에 어려운 문제가 해결되는 은혜가 오고, 감사할 수 있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 기도가 고운님들 삶의 에너지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는 기쁨과 고통의 울음소리를 가슴 속에 담고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억울하고 힘든 일이 닥쳐오더라도 버틸 힘을 주는 하느님의 자애를 입고, 기쁨과 고통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참고 견디어내면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저희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고,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