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리프트버스'로 떠나는 거제여행 1박2일
사회적협동조합 아라모아, 휠체어 탄채 승하차 관광버스 운행
중증장애인 전용 관광버스 운행 무장애 여행의 꿈 가능
사회적협동조합 아라모아가 장애인 전용 관광버스인 휠체어리프트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 지체장애인도 관광버스를 타고 여행이 가능하게 됐다. 사진은 중증장애인이 휠체어에 탄 채 휠체어리프트버스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아라모아 제공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 장애인들은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나들이 계획이 서면 이틀 전부터 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합니다. 관광버스를 탑승한 후에는 최대한 화장실에 가지 않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휴게소에 수차례 들러도 매번 내리지 않고 버스 안에서 대기만 합니다. 내려야 하는 불편과 힘듦은 둘째 치고 짐짝처럼 남에게 업히거나 안겨서 내려야 하는 불편과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냥 즐거워야 할 여행길이 고통이라고 합니다."
이제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 지체장애인도 관광버스를 타고 편안한 여행이 가능하게 됐다.
거제시 고현동에 사무실을 둔 '사회적협동조합 아라모아(이사장 김희천)'가 장애인 전용 관광버스인 휠체어리프트버스 운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국내 여행조차 마음먹기 힘든 일이었다. 휠체어가 올라갈 수 없는 높은 턱이 곳곳에 있는 관광지, 여행 온 장애인을 신기한 듯 쳐다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문제였지만 우선 관광지까지 갈 교통수단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서다. 특히 승하차시 타인의 도움을 받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 등으로 관광버스를 이용한 여행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아라모아가 새로 도입·운행을 시작한 장애인 전용 관광버스는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돼 지체장애인들도 휠체어를 탄 채 승하차가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장애인 전용 휠체어리프트 관광버스를 출고해 11월 6회 운행한 후 코로나19 방역지침 강화로 이용자가 줄면서 운행이 중단되다시피 했으나 당시 이 버스를 이용한 장애인들의 반응을 폭발적이었다. 너무나 편하고 심적으로 안정된 여행이었다며 고맙다는 감사인사 일색이었다.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못가고 하늘나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장애인 전용 관광버스 여행으로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도 보였다.
이에 아라모아는 교통약자 및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여행패키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거제여행의 새로운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또다른 야심찬 도전에 나섰다.
장애인 전용 관광버스를 활용한 관광코스 개발은 물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과 숙박시설도 협약 등을 통해 해결했다. 숙박시설의 경우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 사용이 어려운 구조적 애로점을 해결하기 위해 거제시와 함께 특정 숙박시설을 지정해 구조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휠체어를 이용자들의 관광지 접근성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또 각종 이벤트로 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하며 거제는 물론 전국 관광객을 유치하고 나아가 외국 중중 장애인 관광객의 거제여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요청만 있으면 장애인 전용 관광버스로 전국 어디든지 달려가 이들을 모셔오고 관광이 끝나면 출발지까지 모셔다 드린다.
아라모아 김현준 이사는 "중중 장애인들이 여행을 가고, 편안하게 자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 휠체어 탑승 가능한 장애인 전용 관광버스는 천만관광 거제와 무장애 도시 조성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교통약자들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지원에 거제시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선물해 주겠다는 일념으로 조합원들이 자비를 들여 휠체어리프트버스를 마련했지만 코로나로 이용객이 거의 없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수억원에 달하는 버스 구입비용과 조합 운영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교통약자들의 권익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장애인의 무장애 여행 꿈을 전국 단위로 넓혀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인가받은 '사회적협동조합 아라모아'는 1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경남 민간 최초로 교통약자를 위한 휠체어리프트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문화상품 개발 및 판매, 장애인가이드 양성 교육사업 등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