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인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2025년) 1월 20일에 취임합니다. 대부분의 대통령들이 취임식을 한번하는 것에 비해 트럼프 당선인은 두번이나 취임식을 하는 아주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독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어디로 튈 지 아무도 모르는 럭비공에다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식 독불장군이기도 합니다. 그런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에서 승자가 된지 18일만에 그를 보좌할 내각진용을 거의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일사천리입니다. 당선되기도 전에 이미 새도우 캐비넷을 만들어 놓은 듯한 상황입니다. 트럼프 시즌 2의 내각 인선 코드는 충성심과 대중 강경 그리고 폭스 뉴스라고 합니다. 충성심은 그가 집권 1기때 이런 저런 주변인들의 훈수탓에 제대로 그의 구상을 실현하지 못했다는 자체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대중 강경은 이미 예견됐던 사항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시작한 대중 무역전쟁을 바이든 정권에서 제대로 이어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한 것에 따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폭스뉴스는 그가 유일하게 신뢰하는 보수적인 언론이기에 그렇습니다.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구상대로 내각 진용을 짜는 것에 토를 달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속에 담긴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각본이 쓰여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런 발견 이후 느껴지는 공포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의 견해가 아닌 非미국인의 입장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지금 미국과 과거 로마제국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당시 로마제국은 그야말로 제국적인 요소를 다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럽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일부 아시아지역까지도 로마제국의 영향하에 두었습니다. 미국은 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세계의 패권국가이자 세계 최대의 군사력 경제력 보유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지고 있습니다. 로마제국이 지중해를 장악하고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미국은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세계 거의 모든 바다에서 그 막강한 감시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군사력이 그만큼 강성하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괜히 경찰국가라는 타이틀을 준 것이 아닙니다. 어디선가 어떤 나라에 무슨일이 생기면 순식간에 달려와 해결해주는 그런 무소불위의 권한을 미국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영향력하에 로마는 팍스 로마나 그리고 미국은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평화로운 로마와 평화로운 미국을 구가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사뭇 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주의라는 그 번거러운 굴레에서 벗어나 국가주의라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구조속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찰국가 노릇을 하다보니 생기는 것은 없고 그냥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에 머무른다고 판단한 인물에 의해서입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결코 한사람에 그치지 않습니다. 대단히 많은 미국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그 허울뿐인 경찰국가에서 벗어나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미국을 바라는 욕구가 지금 미국의 상당부분을 덮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해서 기필코 이번에 재집권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트럼프 당선인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입니다. 미국입장에서 이제는 미국 물건 잘 사주고 이런 저런 요구를 하지 않는 나라가 친구 나라이며 우방이지 미국에 물건 팔아 먹기 급급하면서 러시아 공격을 막아달라 또는 중국의 위협과 북핵 위협에서 보호해 달라고 요청하는 나라는 결코 우방국으로 여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동맹국이라는 개념은 이제 사라진 것이라고 봐도 될 듯합니다. 정 미국이 필요하고 미군이 절실하면 그에 합당한 댓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아주 단순 명료한 거래조건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혈맹 그런 것은 이제 미국에 없습니다.이미 74년이나 된 한국전쟁이나 베트남 전쟁이라는 옛 이야기를 다시 꺼집어낼 필요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이 본국의 문을 본격적으로 걸어잠글 경우 발생할 상황은 실로 무시무시합니다. 지구상 문을 걸어잠가도 그다지 무리없이 존재할 나라는 미국밖에 없을 것입니다. 미국은 거의 모든 자원과 물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구도 3억 3천만명 이상으로 자급자족이 충분합니다.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해 오지 않아도 몇십 몇백년동안 미국은 견딜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어떤가요. 중국은 에너지와 식량에서 당장 문제가 생깁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당당하다는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도 단 몇달을 버티기 힘들 것입니다. 한국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원도 없는데다가 물건을 팔아 먹고 살았던 시스템속에 그냥 몇일만에 백기를 들고 말 것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당선인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관세라고 하는 것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가진 자의 자만심과 거만함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더라도 미국은 그다지 타격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세계 모든 나라의 국민들이 이민 가고 싶은 나라입니다. 유능하고 젊은 인재들이 미국으로 가기위해 지금 줄을 서고 있습니다. 그들만 받아드리면 인구 문제도 쉽게 해결되고 그들이 미국의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래 저래 미국은 배 부르고 등 따뜻하고 부러울 것이 없는 상황이 된다는 말입니다. 물론 내부적인 인종갈등과 마약문제 그리고 빈부격차의 갈등은 있겠지만 그런 것 없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미국의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미국이 무력으로 힘들여 다그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고 만장하던 중국이 브릭스와 중동을 한편으로 삼아 미국에 대항하려 하겠지만 결코 그런 일이 성공적이지 못할 것입니다. 중국편에 설 것인가 미국편에 설 것인가 최종 결정을 해야할 때가 오면 미래가 불확실한 중국보다는 미국을 택할 나라가 거의 대부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중국의 최대 취약점은 바로 공산독재시스템입니다. 무력으로 나라를 통치하는 국가가 오랜 세월 견딘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당선인은 무력이 아닌 경제적 힘 즉 관세를 이용해 자국에게 불리하게 장사노릇하는 나라에 철퇴를 가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보다 미국의 영향력이 더욱 강하고 무섭게 다가온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미국 트럼프 시즌 2 내각에 임명된 사람들은 그야말로 트럼프의 지시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쟁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관세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전쟁을 선호하고 미국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총을 잡겠다는 열성분자들로 진용이 정해졌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의 책사역할을 할 일론 머스크는 53살로 78살의 트럼프 당선인의 아들뻘입니다. 우주 개발과 우주 선점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결코 죽지 않는 영생을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을 할애하는 인물입니다.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자기 관리의 달인인 트럼프 당선인이 탐이 나는 인물임에 틀림없습니다. 자신의 임기는 4년이면 끝나지만 그 뒤를 일론 머스크나 트럼프 주니어 등이 맡게 되고 그들의 뒤를 막내 배런 트럼프까지 이어지면 트럼프 일가의 미국 장악은 앞으로 28년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럴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126살이 됩니다.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영생 프로젝트가 제대로 가동될 경우 결코 헛된 생각에 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그때까지 관세를 이용한 보호주의와 국가주의 시스템을 가동할 지는 알 수 없지만 만일 그럴 경우 한국이나 독일같이 자원이 부족하고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는 그냥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일본은 인구가 그래도 1억 3천만명이나 되어서 자급자족이 그런대로 될 수 있겠지만 인구 5천에 자원은 없고 아이도 낳지 않는 나라 한국의 미래는 참으로 암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코 그렇게 되서는 안되지만 지금 트럼프 당선인과 그 주변 인물들의 성향을 보았을 때 결코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한국은 지금 그런 상황에 대비한 대비책을 제대로 마련하고 있는지 적당히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굽신거리면 해결될 것이라는 아주 낭만적인 사고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 우려스럽고 답답한 마음입니다. 세계의 시간은 한국의 의지와는 관련없이 무심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완벽한 대비속에도 낭패를 보기 십상인 세계 외교속에서 순진하고 로맨틱한 생각으로 혹시 임하는 것이 아닌지 한국에 사는 일개 서민입장에서 가지는 솔직한 심정입니다.
2024년 11월 2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