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자량(先須自量)
모름지기 자기 자신을 먼저 평가해야 한다는 뜻으로,
남을 평하는 것은 그 다음이라는 말이다.
先 : 먼저 선
須 : 모름지기 수
自 : 스스로 자
量 : 헤아릴 량
출전 : 명심보감(明心寶鑑) 정기편(正己篇)
명심보감(明心寶鑑) 정기편(正己篇)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말도 많은 요즈음 새겨 볼 만한 구절이라 하겠다.
太公曰 : 欲量他人, 先須自量. 傷人之語는
還是自傷, 含血噴人, 先汚其口.
태공(太公; 강태공)께서 말씀하셨다.
“타인을 평가하려면 모름지기
자신부터 먼저 헤아려야 할 것이다.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은 돌아와서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요,
피를 입에 물고 남에게 뿜어 대는 것은
먼저 자신의 입을 더럽히는 것이다.”
(明心寶鑑/正己篇)
사람은 다 주어진 배역 있어… 분수 지켜야
安分身無辱(안분신무욕)
知機心自閑(지기심자한)
분수를 알고 지키면 일신에 욕됨이 없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면 마음이 절로 한가해진다.
분수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분수가 뭘까요?
4분의 3은 진분수고, 4분의 5는 가분수입니다.
가분수는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을 쓰고,
진분수는 가지고 있는 한도
내에서 부족하게 쓰는 것입니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김병조 교수는 얼마전 광주 某호텔에서 진행된 강의에서
“사실 여러분이 강의를 하시고,
저는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 라고 입을 열었다.
장성 출신인 그는 이날 가난한 양반 집안에서
7대 장손으로 태어나 어렵게 고등학교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사연,
한때 70%의 시청률을 오르내렸던
코미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일화,
그리고 1987년 하루 아침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일들을 먼저 소개했다.
그는 강의 중간 '오지다'라는 말로
서울에서 광주일보와 자매지인 '예향'을
받아봤던 추억들을 얘기하기도 했다.
1987년 정치행사에서 대본에 적혀있던 말을
그대로 읽었던 것이 신문에 보도되고,
7년간의 인기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말을 시킨 사람도 문제지만
대본을 읽은 저도 죄인이었죠.
신문에 보도한 기자에 대한 미움도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 기자를 은인으로 생각합니다.
그분이 계셨기에 제가 지금 여러분 앞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15년 전부터 명심보감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시간이 부족해 모든 강의 일정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다.
학교나 기업은 물론 중앙공무원교육원
고위관리자 과정 등 정부 기관에서도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명심보감에 통달한 그의 한학은 선친에게 배운 것이다.
“명심보감은 중국의 여러 고전 중에서
좋은 구절만 뽑은 것입니다.
제가 명심보감 강의를 시작한 이유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자라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에게 명심보감만큼 좋은 교육이 없습니다.
저희 부친은 제가 다른 사람을 욕하면
‘함혈분인(含血噴人) 선오기구(先汚其口)’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의 입이 먼저 더러워진다는 뜻입니다.”
그는 오륜(五倫)의 하나인 부자유친(父子有親)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 부, 자식 자, 있을 유, 친애할 친 등으로 읽어서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를 친애하며
공경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할 친으로 해석해
자식들이 부모를 친구로 보면서
사회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명심보감 안분편 한 대목과
동료 연예인이자 선배인 배우 임현식,
전원주씨의 이야기로 분수를
아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했다.
셰익스피어가 ‘인생은 연극이다’고 말했는데,
우리에게는 다 주어진 배역이 있습니다.
임현식씨와 전원주씨는
왕과 왕비를 시켜줘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은 조연으로 더 빛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왜 괴로운 줄 아십니까.
어려운 시절을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인기를 얻으면 외제차를 사고,
큰 집을 사면서 옛 시절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長思貧難危困, 自然不驕;
每想官病鰲煎, 竝無愁悶.
가난하고 어렵고 위태롭고
곤란했던 시절을 잊지 않으니
자연히 교만하지 않게 되고,
얼굴과 몸에 병이 들어찬 것을 늘 생각하니
아울러 근심과 고민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그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철이 들고 부모님을 생각하니 곁에 계시지 않습니다.
아버지께 존경한다는 말하세요.
그리고 항상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주기만 하는 어머니처럼 인생을 살아가십시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