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김포. 고양. 인천. 용인. 수원. 남양주 등 수도권에는 아파트가 지뢰밭으로 변했음을 익히 아시겠지요. 이게 누구의 잘못일까요? 첫째는, 2007년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을 했던 건설사들의 잘못일 것이고, 둘째는, 이러한 폭탄물량의 수급조절을 잘못한 정부의 잘못이라고 봄이 마땅할 것입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서 지방 소도시에 이르기까지 기존주택의 거래는 완전 두절되어 주거이전의 자유마저 없어져 버렸음도 익히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건 누구의 잘못일까요? 참여정부에서 배워 온 대출규제가 그 주범이라고 생각되는데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십니까?
대출규제가 개인 부채를 줄여주는데 이바지했음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이게 결국은 서민들 죽이는 정책일 뿐이고, 갈아타기 하고 내 집 마련하려다가 중산층에서 극빈층으로 떨어진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닌 모양입니다. 집 샀다가 망해서 쪽박 찬 세상이 역사상 또 있었는지?
죽네, 사네 아우성치게 되면 병아리 눈물보다 작은 대책을 내 놓게 되는데 꼭 건설사를 살리는 미봉책을 내놓지 않던가요. 약은 쓸데 써야 병을 낫게 하는 것인데 행여 부동산 값 오를까 잔뜩 겁만 먹고 약발이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약을 쓰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은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부동산시장이나 너무 병이 깊어지면 나중에는 백약이 무효가 되겠지요. 연초부터 부동산 거래 두절과 쌓이는 미분양은 결국 그 피해가 서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이걸 내 놓을까, 저걸 내 놓을까 뜸만 들이면서 부동산시장이 초죽음이 될 때까지 보고만 있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로군요.
참여정부 사람들은 뭐가 안 좋다고 하소연을 하게 되면 안 된다고 오기를 부리다가도 발 빠르게 대책을 내 놨었지요. 그러나 이명박정부 사람들은 어찌된 셈인지 여론만 슬쩍 떠 보다가 맨 날 도루묵이더군요. 배짱도 없고 실천도 미약하다는 뜻으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아파트 시장은 복마전-
요즘 부동산 상담 열건 중 여덟 건은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는 시작됐는데 살고 있는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이사를 못가고 있으니 어찌해야 좋으냐?”는 질문과, 1억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는데 오피스텔이나 상가 중 어디에 있는 어느 것을 고를까요?“라는 상담으로 나뉘어 있더군요.
집값이 내렸으므로 어서 내 집 마련을 해야 하겠다든지, 어떤 곳에서 어떤 주택을 샀다는 상담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경기는 풀렸다고 해도 아직 아랫목이 따뜻해지지 아니했기 때문일까요. 미국이나 중국 경제에 자꾸 빨간 불이 깜빡거리기 때문일까요. 지금도 계속 밥솥에 뜸만 들이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러고 보면 값이 내려도 집을 사는 사람은 없는 모양이지요. 아마 더 내려가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원래 “말(馬)을 사면 종을 부리고 싶은 게 사람의 욕심”이기 때문에,
그래도 1억 원의 여유자금으로 투자처를 찾는 분들은 행복에 겨운 비명일 것이나, 집이 팔리지 않아 새 아파트로 입주를 하지 못하는 분들의 처지는 입맛이 소태처럼 쓰기만 하시겠지요. 시행사에서는 중도금으로 대출받은 은행이자와 잔금에 대한 연체이자를 빨리 갚으라고 공갈과 협박을 빵빵 칠 것이니 말입니다.
살던 집이 팔리지도 않지만, 설사 팔아봤자 값이 절반으로 무너졌기 때문에 돈이 부족하여 대책이 안 선다는 것입니다. 결국 새 아파트 분양은 없던 일로 하고, 살고 있는 곳에서 계속 살겠다는 마음이지요. 이렇게 되면 은행과 시행사간에 마찰이 있게 되고 건설사는 곤혹을 치르게 되겠지요.
수분양자들은 중도금으로 대출받은 은행 이자납부와 잔금지급을 거부함과 동시 정식적인 계약해제가 아닌 버티기 식 탈법으로 빠져 나오려고만 할 것이므로 시장은 복마전으로 둔갑하게 되고, 자금력이 미약한 건설사들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도산의 길을 걷게 될 것임이 눈에 들어옵니다.
16개 건설사가 워크아웃 되거나 퇴출되었지만 앞으로 6개월 내지 1년 안에 수도권이나 지방에서 입주를 순조롭게 마치지 못한 건설사들은 또 부도설이 난무하겠지요. 돈 있는 회사들은 잔금유예라도 시켜주지만 돈 없는 회사들이야 달리 피해 나갈 길이 없을 테니까요.
당초 수십 억, 수백 억 씩 써가며 모델하우스 짓고, 풍수 봐가며 아파트 세웠다지요? 프로젝트 파이넨싱(PF) 대출도 결국 2조 원 이상을 써가며 세금으로 틀어막게 되었다니 그 돈이 뉘 돈인가요? 서민들이 사는 세상은 비오는 달밤이요, 건설사가 사는 세상은 오동추야 달 밝은 밤이로군요. 하하,
-확실한 투자자는 물 반, 고기 반일 때 들어간다.-
아파트를 비롯한 모든 주택들이 지천에 널렸습니다. 그렇다고 공짜로 주는 건 하나도 없습디다마는 아무튼 요령만 있고, 눈치만 빨라도 싼 값으로 살 수 있는 게 요즘 주택시장이 아닌가 합니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이니까요.
작년 연말 칼럼을 쓰면서 “앞으로 6개월 후엔 주택시장은 물 반, 고기 반이 될 것”이라고 했었지요? 그 때 도대체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우니 그 뜻을 해석해 달라는 질문이 많았었지요. 아직도 무슨 뜻인지 아리송하십니까?
“냇물이 거의 말라서 바닥에 깔려 있을 때 많은 고기들이 서로 살아나려고 파닥거릴 때”를 생각해 보시지요. 물 한 동이에 고기도 한 동이가 될 것인즉 그럴 때를 물 반, 고기 반이라 하는 것이고, 고기를 쉽게 잡고 많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말하는 비유로 보시면 어떨는지?
어부라면 이럴 때를 놓칠 리 없겠지요. 부동산 투자자라면 지금 같은 기회를 놓칠 리 없겠지요. 수십 년 만에 아니,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가 아닐는지 모르겠습니다.
물이 적을 때 고기가 많게 되면 작은 고기는 밑에 깔려 죽게 되겠지요. 마찬가지로 주택의 거래가 없게 되면 밑에 깔려 죽는 건 서민들이겠지요. 장기적으로 미분양이 쌓여가게 되고, 입주가 순조롭지 못하게 되면 영세건설사만이 밑에 깔려 죽게 되겠지요.
아파트 분양하면 돈 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아무데나 비싼 분양가와 비싼 덤터기 식 옵션가격으로 아파트 수 천 세대씩 지어 온 건설사, 분양받아 놓으면 돈 된다는 욕심으로 줄 서서 도장 찍었던 수분양자, 공급 많으니 값 오를 염려 없으니 좋다고 팔짱끼고 서있었던 정부, 이제는 모두 내 탓으로 돌려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하던가요? 부동산 거래가 움직이자 시퍼런 대출규제의 칼날을 뽑아 들었지요? 마귀가 물러가게 되면 무당도 칼을 거두는 게 도리이거늘 정부는 왜 지금까지 시퍼런 칼날을 끊임없이 휘두르고 있을까요? 부동산정책은 정부의 무한책임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진 않을 텐데 말입니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