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망초 피는 계절
텃밭은 개망초천국이다.
올해 유난히 극성스레 자라고 무리지어 텃밭을 덮는다.
쑥보다 기세 좋게 자라고 작은 꽃들이 요란하게 텃밭을 치장한다.
온통 푸르른 텃밭 뒷산의 단조로움을 하얀 화려함으로 꾸며주니, 개망초도 멋진 야생화로서의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개망초는 잡아당기면 쑥쑥 잘 뽑힌다.
비가 내린 후 줄기를 잡아당기면 힘들이지 않고 뽑아낼 수 있다.
개망초와 쑥은 텃밭의 잡초멀칭재료로 쓰기가 좋다.
가슴팍까지 자란 개망초와 쑥을 베어 고추밭의 두둑에 덮으면 훌륭한 잡초멀칭이 된다.
마늘을 캐고 난 뒤에 밭을 개망초와 쑥으로 덮었다.
김장용 배추와 무를 심을 밭으로 만드는 중이다.
한 달 후면 잡초멀칭을 한 밭은 아래쪽의 잡초가 많이 삭아 흙이 무척 부드러워질 것이다.
쇠갈퀴로 대강 정리하고 김장용 무와 배추를 파종하기에 무척 편해진다.
(2009.7.4.)
2. 풀천지
장맛비 한창 내리고 나니 잡초들이 텃밭을 점령하였다.
빈 밭의 쑥대는 한 길이나 되고, 고추밭과 땅콩밭은 바랭이들이 흙바닥을 기어가며 작물들이 먹을 양분을 빼앗으며 기승을 부린다.
그리고 고구마밭은 아우성소리에 덮여있는 바, 햇볕을 봇 받는 고구마의 잎사귀가 며칠 후면 사라질 지경에 놓여있다.
삐딱하게 쓰러져가며 풋고추를 잔뜩 달고 있는 녀석들이 좀 있어 바로 세워 줄을 쳐주고, 이랑의 여러 가지 풀들을 대강 손보니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
늘어지게 쉬며 놀다가 바삐 움직이니 아무리 비 온 후의 부드라운 텃밭 흙이고 쉬운 호미질이라 하여도 쉴 새 없는 움직임에 손가락과 종아리에 쥐날 정도다.
호미자루 쥐면 바쁘기만 하니 어쩔 수없이 예초기를 새벽에 두 시간, 저녁나절에 두 시간 돌렸다.
이틀을 진땀 빼며 예초기를 돌리고 나니 밭모양이 그럴듯하게 살아났다.
고랑의 잡초들을 베어가며 길을 만들고 나서 작물들 아래 잡초들을 뜯고 베어 눕히니 텃밭의 얼굴이 훤해졌다.
엉터리농사꾼의 텃밭일은 잡초 다스리기가 주된 일이다.
잡초 다스리고 작물들의 주변을 호미질 해가며 작물들이 시원하게 숨 쉬도록 돌보면 농약을 전혀 치지 않아도 작물들이 병충해를 이겨가며 싱싱하게 자란다.
병해충의 피해를 쉽게 받는 고추도 정식간격을 크게 넓혀 통기가 잘 되게 하고 베거나 뽑은 풀로 빝이랑을 멀칭하면 농약 한 번 주지 않아도 그런대로 만족할 만큼 소출을 거둘 수 있다.
비 온 뒤에 선호미로 긁어가며 뽑아낸 잡초들은 뿌리에 붙은 흙을 털어내고 텃밭 두둑에 깔아준다.
잡초자체의 영양가는 별로여서 거름으로서의 역할이 크지를 못하지만, 잡초멀칭은 새로 자라는 잡초들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도 하고 흙의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그리고 잡초멀칭 아래로 각종 미생물과 벌레들이 서식하게 만들어 텃밭의 흙을 부드럽게 하여 작물에 영양공급이 잘 되도록하니 텃밭농사에서 크나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텃밭의 토사유출을 막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요즘같이 집중호우가 빈번할 때에 특히 그 고마움을 느낀다.
프로농군들이 미워하는 잡초들을 엉터리농사꾼이 귀하게 어루만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일이주일 후면 또 다시 잡초들이 크게 자라날 것이다.
그리고 날이 가면 텃밭에 있는 잡초들은 텃밭의 흙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그에 따라 취미농사꾼은 텃밭의 작물들을 거둘 때까지 몇 차례 땀을 빼야한다.
그리고는 허리둘레가 줄어드는 즐거움에 텃밭예찬을 늘어놓기도 한다.
엉터리농사꾼이 먹을거리를 모두 텃밭에서 얻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텃밭에서 만드는 농작물은 몇 되지는 않아도 시장에서 사먹는 것과는 다르게 그 가치가 큰 것이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들과 같은 농작물을 얻을 바에야 나는 텃밭에서 잡초 때문에 땀을 빼지 않을 것이다.
제초제, 살균살충농약, 화학비료,기계경운, 비닐멀칭 등을 이용하면 농사를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그리나 더 쉬운 건 귀찮은 농사놀이를 하지 않고 모두 사먹는 것이다.
땀을 빼지 않고 얻는 소출은 땀이 밴 소출과 감히 견줄 수 없을 것이다.
텃밭농사 여섯 해를 하면서 분명한 차이를 느끼기 때문에 텃밭을 내팽개치지를 못한다.
엉터리농사꾼의 텃밭은 잡초들이 있음으로 해서 그 가치가 올라간다.
잡초들은 텃밭에 땅심이 살아있음을 알리는 표상이다.
취미농사꾼들이여!
텃밭의 잡초들을 미워하지 말고 잘 어루만질 지어다!
내년에도 텃밭은 지금까지와 같이 역시 풀 천지일 것이다.
(2009.7.24.)
3.묵밭
농사를 짓지 않고 버려두어 거칠어진 밭을 묵밭이라 한다.
아무리 좋은 밭이라도 씨를 뿌리고 거두지 않으면 묵밭이 되고 만다.
밭은 한두 해를 내버려두면 잡초가 기승을 부려 밭을 점령하며, 해가 갈수록 여러 가지 잡초가 번갈아가며 밭을 개판으로 만들기도 한다.
잡초 중에서 환삼덩굴, 도깨비바늘, 바랭이, 쑥, 달맞이꽃, 개망초, 명아주 등은 단기간 내에 밭을 초토화시키기도 한다.
텃밭의 잡초란 텃밭주인의 의사에 반하여 텃밭에서 자라는 풀들이고, 그 놈들을 없애고 제어하는 데 텃밭주인에게 큰 고달픔을 주는 풀들을 말한다.
사실 어떤 잡초들은 텃밭의 흙을 부드럽게 만들기도 하고, 어떤 녀석들은 밭에서 자라는 과수까지도 뒤덮고 올라가 고사시키기도 하므로 일률적으로 밭의 잡초는 나쁜 놈들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다고 본다.
나의 경우는 제일 고약한 잡초로서 환삼덩굴을 꼽고, 그 다음으로 나쁜 놈으로서 도깨비바늘을 싫어한다.
그 놈들은 세력이 커지면 온 밭을 뒤덮어 작물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못된 놈이면서 텃밭주인의 피부를 찌르고 긁기도 하고 옷에 들러붙어 또 다른 괴롭힘을 주기도 하는 아주 고약한 놈들이다.
쑥이나 바랭이는 그런대로 내 텃밭에서 웬 만큼의 자유를 누리면서 공존을 하고 있다.
제초제를 쓰지 않는 텃밭의 주인이 그 녀석들을 완전 초토화시키기도 어렵거니와 적당히 제어를 하면 내 밭의 작물에 큰 해를 입히지도 않기 때문에 그 놈들의 공존을 허락하고 있다.
잡초들은 밭주인의 기준이 다름에 따라 좋은 놈, 나쁜 놈으로 구별이 된다.
비닐멀칭을 하지 않는 나는 잡초들이 비닐멀칭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
어쨌든 밭에 작물을 키우지 않고 잡초가 밭을 뒤덮고 있으면 밭은 황폐해진다.
오랫동안 텃밭을 방치하다가 바라보니 텃밭의 몰골이 정말로 개판이다.
텃밭의 흙이 좋은 농막 앞의 밭은 모양이 좋은 밭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거리가 좀 떨어지고 돌이 많은 곳은 불쌍하기 짝이 없다.
몇 년 동안 묵밭이 되어 우거진 잡초와 잡스런 작은 여러 나무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인 곳이 많아 텃밭주인을 향하여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아무래도 예초기를 가동하여 일차 토벌을 하고 모양을 다듬어야하겠다.
묵밭이 다 된 곳에 바로 모양 좋은 밭이랑을 만들지는 못해도 여기저기 부분적이나마 잡초들을 토벌하여 올해에는 들깨를 많이 심어야겠다.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해도 지금의 묵밭이 된 텃밭의 빈 공간에서 재배하기 좋은 작물으로는 들깨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연후에 잡초들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돌들을 골라내어 내년부터는 작은 밭들을 텃밭의 지형에 알맞게 구성하여 만들어 가면 좋을 것이다.
텃밭의 잡초들 덕분에 올해부턴 향 좋은 자연산 들기름을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2018.4.20.)
3. 텃밭의 잡초
제초제, 화학비료, 농약, 비닐멀칭을 전혀 쓰지 않는 텃밭주인은 잡초와 함께 텃밭농사를 한다.
그래서 텃밭에는 잡초가 유난히 많다.
잡초텃밭이라고나 할까?
텃밭농사 초기에는 잡초 때문에 땀을 엄청 흘렸다.
그러나 지금은 적당히 흘리면서 잡초와 함께 놀고 있다.
* 땅콩이 힘차게 솟아나고 있다
* 쑥, 쇠뜨기 대파밭
농작물을 파는 프로는 잡초와 함께 농사짓기 어렵고, 가능하다고 하여도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몸이 무척이나 고달프기에 잡초를 토벌해야한다.
그러나 잡초와 함께하는 텃밭농사는 남에게 줄 정도의 양을 뽑아내기는 어려울지라도 내식구가 먹기에는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많이 얻으면 남에게도 나누고, 모자랄 땐 사서 먹으면 맘이 편할 것이다.
백 평도 안 되는 작은 텃밭을 하면서도 잡초가 보기 싫어 제초제를 쓰거나 몸 축내며 이 잡듯이 잡초를 사그리 뽑아내야한다면 차라리 프로가 만든 농작물을 편히 사서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고추와 고구마
잡초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을 말한다.
그리고 잡초는 “농사하는 이가 농사로서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밭에 자라는 풀로서 원하는 농작물의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풀“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잡초는 먹을 수 있는 풀인 경우도 많고, 약효가 있어 어느 경우엔 농작물로 선택되어 재배하는 경우도 있으며, 토질을 좋게 개량시키는 유익한 구실을 하는 경우도 있는 등 긍정적인 면도 많이 있다.
잡초가 사라진 땅은 건강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땅이라 할 수 있는 데, 텃밭농사를 하는 많은 이들이 무슨 원수인양 대접하는 것을 보면 참 이상하다.
잡초가 텃밭에서 텃밭주인이 보살피는 작물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텃밭을 푸르고 싱싱하게 만들고, 그러한 텃밭에서 텃밭주인이 오염되지 않은 농작물을 얻는 것이 바로 농사과정의 기쁨을 제대로 누리고 자연의 맛을 느끼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얻는 즐거움이 아닐까?
한 달쯤 지나면 장마철로 접어들게 되고 밭은 온통 푸르게 뒤덮인다.
그때에는 텃밭주인은 저 놈의 잡초를 어떻게 없애버릴까 하는 생각보다는 내년에는 흙이 좋아진 곳을 찾아서 텃밭을 어떻게 늘려갈까 하는 궁리를 하게 될 것이다.
* 토종 민들레 밭으로 세력을 넓히며 만들어 가는 중
(2018.5.19)
첫댓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오래 자라야 하는 땅콩밭에는 늘 비닐 멀칭을 했는데 올해는 땅콩을 안 심었습니다.
대신에 참깨밭을 만들고 신경쓰지 않으려고 고랑에도 비닐로 멀칭을 했습니다.
다른 곳은 해마다 예초기로 풀들과 싸움을 하지요.
새벽에 2시간씩 5일 동안 돌리는 걸 4~5일 합니다.
그걸 1년에 최소 4번은 해야 하니 예초기를 1년에 40~50시간은 돌리는 편입니다.
이 일을 몇 살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