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종주 졸업여행 - 지리산 종주의 화룡점정 천왕봉 해돋이, 하늘이 돕는다.
사흘 밤 나흘 낮 정말 산타기 좋은 날이었다. 걷기에 선선하고 시원했고, 밤에는 가을을 미리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늘은 날마다 놀라운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었다. 노고단과 장터목에서 본 노을, 연하천 해돋이, 형제봉 구름바다, 밤마다 쏟아지는 별과 은하수, 별똥별, 곳곳의 구름바다, 굽이굽이 펼쳐지는 능선, 파란 하늘과 조각구름, 빠르게 또 느리게 흘러가는 안개, 천왕봉의 황홀한 해돋이, 그리고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맑은샘학교 지리산 졸업여행 종주단은 운이 좋다. 조상님들 덕분인지, 어린이들 기운 탓인지 늘 하늘의 도움을 받는다. 나는 종주단에 참여한 여덟 번 가운데 일곱 번 천왕봉 해돋이를 보았고, 못 본 한 번도 짧은 순간 안개 뒤덮였지만 본 거와 다름없는 해였고 사흘 내내 절경을 보았더랬다. 그래서 우스개소리로 나랑 같이 가면 꼭 천왕봉 일출을 본다며 부러움과 놀림 반의 호칭을 붙이는 이도 있었다. 백두산 졸업여행을 두 번 갔는데 두 번 다 천지를 봤고, 한라산 졸업여행 때 한 번에 백록담을 보았으니 확률이 놓은 셈이다. 그래서 어느새 맑은샘은 진짜 하늘이 돕는다고 믿는다. 전설은 줄곧 되고 추억과 역사가 또 쌓인다.
○ 지리산 종주 졸업여행 - 느린 우체통
지리산에서 아이들이 엽서를 쓴다. 일 년 뒤 받는 느린 우체통이다. 지리산에 올 때마다 일 년 뒤 자신에게 주는 엽서를 쓰곤 했는데 일 년 뒤 받을 때는 졸업한 뒤라 뭘 썼는지 모른다. 스치듯 보긴 하는데 기억은 나지 않는다. 일 년 뒤 자신이 쓴 엽서를 보고 피식 웃을 얼굴이 떠오른다. 아이들과 함께 나도 쓴 적이 있는데 일 년 뒤에 보니 어찌나 우습던지. 그렇게 지리산처럼 굽이굽이 추억을 쌓으며 세월은 간다.
첫댓글 지리산 졸업여행 글을 쭉 읽으니.. 다시한번 지리산의 감동에 빠져들게 되네요. ^^
선생님들 정말 감사드리고요, 우리 아이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