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와 ‘숨’ 김철모 /시인 지금부터 10여전의 일로 기억된다. 교육과정 일환으로 김제 모 장애인시설에 가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들과 같이 하루 종일 종이상자 접기를 한 적이 있었다. 주문 도시락을 지참하고 간 우리로써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고통을 같이 나눈다는 차원에서 인내해야 했다. 우리가 접은 종이 상자는 주로 속옷 포장재 등으로 당시 개당 5원정도 받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숙달되지 않은 우리로써는 그리 녹녹지 않은 작업이라서 100여개 접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장애인들이 하루 종일 작업을 하더라도 커피 한잔정도의 작업량밖에 할 수 없다는 게 마음 아팠다. 때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서 도시락을 같이 나눠 먹던 일행은 찬밥을 먹다보니 반찬이 많이 남았고 음식분리 수거를 하기위해 빈 그릇을 요청하면서 깜짝 놀랐다. 시설 측에서 이런 반찬이면 생활인들은 아주 좋은 반찬이라서 분리수거해서 쓰겠다는 것이었다. 망설이던 우리는 개봉조차 하지 않은 반찬들이 많이 남아서 그냥 일임을 했다. 그리고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모두가 마음 아파했다. 하루 종일 일해도 우리가 하루에 몇 잔을 마시는 커피한잔 값만도 못한 현실이 안타까웠다. 후에도 그 시설 앞을 지날 때이면 마음이 항상 쓰였다. 그러던 몇 년후 뉴스를 보다가 필자는 너무 마음 아팠다. 우리가 봉사 활동했던 그 시설에서 시설장이 생활 1급 장애인을 수년간 성폭행하고 국고보조금도 횡령했다는 보도였다.
요즘 황동혁 감독의 영화 ‘도가니’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광주 인화학교 교장과 행정실장 등 교직원이 지난 2000년부터 5년간 청각장애인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도가니의 사전적 의미로 첫 번째는 점토 또는 다른 내화성 물질로 만들어진 용기로써 고대부터 금속을 녹이거나 시험하는 용기로 사용되어 왔으며 십자가나 시련이라는 뜻의 라틴어 ‘crux'에서 유래 되었다. 두 번째는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영화에서는 교직원들이 미처 버렸다는 의미에서 ’광란상태‘로 쓰였다 한다. 또 하나의 영화는 김제 영광의 집 사건 실상을 고발한 함경록 감독의 ’숨‘이라는 독립영화가 전주에서 상영되고 있다.
이 영화들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이 영화들이 대작이어서가 아니고 공분을 일으키는 사회고발성 영화이자 신체적 장애가 곧 인간기본의 인권마저도 장애로 취급되는 이 사회가 싫어서 일 것이다. 그간의 재판과정이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보는 국민들의 격한 감정은 과연 해소할 방법은 없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
출처: 서당봉 원문보기 글쓴이: goldenfiber
첫댓글 참으로 안타까운일이여
세상이 어찌돌아가는지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