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하의효능
밭에는 가끔 심지도 않았는데, 생겨나는 것들이 있다. 대개는 그냥 풀이라고 불리며, 그 쓰임새를 알지 몰라서 제거의 대상이 되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쓰임새가 있는 것들도 있다.
뒷밭에 여기저기 자리잡고 자라는 반하도 그 중 하나인데, 어느해인가 제법 알이 굵은 캐어진 반하를 어떨까 하고 먹어봤다가 입에서 부터 목까지 싸한 느낌때문에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결국은 반하를 법제하는대로 생강을 씻어서 씹어먹고서야 나았는데, 생강이 달다고 느낀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가을이 되어 캐어보면 작고 하얀 반하가 메달려 있다. 말린 반하이다. 약재로 쓰이는것은 잘라져서 나오는데 원래는 구슬처럼 둥글다.
사람이 먹으면 목이 타듯하지만, 꿩은 반하를 그냥도 잘 먹고 좋아한다고 한다. 우리 몸의 담을 없애주는데 효능이 큰 반하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반하(끼무릇) - 성질은 평하고, 맛은 매우며 독이 있다. 상한에 추웠다 열이 났다 하는것을 낫게 하고 명치 아래에 담열이 그득하게 몰린것과 기침하고 숨이 찬것을 낫게하며 담을 삭히고 음식을 잘 먹게 한다. 비장을 든든하게 하고 토하는 것을 멎게 하며 가슴속의 담을 없앤다. 유산을 시킬수 있으므로 임부에게는 금한다.
반하는 밭과 들에서 자르는데 음력 5월, 8월에 뿌리를 캐 햇볕에 말린다. 둥글고 희며 오래 묵은것이 좋다.
끓는 물에 담갔다가 조각이 나게 썰어 일곱번을 씻어 침 같은 진이 없어진 다음 생강즙에 담가 하룻밤 두었던 것을 약간 불기운에 말려서 쓴다.
반하는 이전부터 거담의 성약이라고 불려 왔다. 담은 우리몸의 정체된 체액을 총칭한다고 볼수 있는데, 위에 언급된 효능들은 반하가 우리몸의 담을 없애는 작용에 의한 것들이다. 하지만 생강과 함께 법제를 해서 이용해야 하며, 그 성질이 건조하기 때문에 소갈증이 있는 사람이나, 혈이 허한 사람, 목구멍이 마르면서 아픈사람, 변비가 있는 사람, 땀이 많은 사람에게 쓸때는 신중해야 한다.
반하 와 대반하
반하는 천남성과에 속하는 다년초로 여름의 반쯤되면 잎이 말라 없어지는 하고(夏枯)현상 때문에 반하(半夏)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다른 천남성종류 처럼 괴경이 있으며 5~6월에 코브라 혓바닥 같은 꽃줄기를 올려 꽃을 피웁니다. 반하의 괴경은 독성이 있어 법제하여 사용하며 이뇨작용, 타액분비촉진작용, 두훈(머리가 어지러움), 급성및 만성위염, 신경성구토 등에 효능이 있습니다
반하(半夏)는 복부팽만과 소화불량 그리고 구토 증세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용식물입니다. 학명은 Pinellia ternata으로, 예부터 ‘끼무릇’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도 불리우고 있습니다. 꿩(장끼)이 좋아하는 무릇(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라는 뜻입니다. 한자명 반하(半夏)는 여름이 되면 꽃과 잎이 진다는 뜻으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천남성’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크기는 작아서 ‘소천남성’이라고도 지칭됩니다. 그래서 천남성과 식물로 분류됩니다.
반하의 육수화서 부분
반하는 전국의 밭과 들판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약 30cm 정도로 자라고 잎은 한 두개 정도가 달리며, 꽃은 여름에 납니다. 특징적으로 ‘육수화서’ 불리는 꽃차례에 암꽃은 밑에, 수꽃은 위에 달리고 마치 긴 수염같은 연장부가 비스듬히 서 있습니다.
땅 속에는 지름 1cm 가량의 덩이 줄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을 반하(半夏)라 부르며 약재로 이용하는 부위입니다. 여름에 채취합니다.
꿩의 입맛은 화끈한 편인지, 반하의 맛은 매운 맛입니다. 여러 한의학 고서에서 특별히 맵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화자본초(日華子本草)에서는 [味鹹,辛。], 짜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실제로 짠맛은 아니고 작용하는 약재의 범위가 鹹味와 같기 때문에 쓰여진 것입니다. (# 약성론 참고)
맛이 강한만큼, 약리작용도 분명합니다. 반하는 주로 비(脾 췌장 ⇒ 脾는 현대해부학적으로 지라를 지칭하지만, 한의학적으로는 췌장의 기능을 담당하는 곳을 말합니다., 위경(胃經 위와 그 근육)에 작용하는데, 약성론(藥性論)에 따르면 [能消痰涎,開胃,健脾,止嘔吐,去胸中痰滿,下肺氣,主咳結,新生者;摩塗癰腫不消,能除瘤癭氣。虛而有痰氣加而用之。]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목의 가래와 침을 억제하고 소화력을 증진시키며 지라를 강하게 만드는 한편, 구토를 멎게 하며 흉중의 기침, 가래를 치료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신선한 것을 외상에 문지르면 종기와 혹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고 기허(氣虛) 상태의 담(痰)이 있는 증세에 주로 치료한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담이란, 일차적으로는 가래를 말하며 한의학적으로는 체내의 수기(水氣), 물이 순환하지 못하고 한 곳에 머물러서 흩어지지 않게 된 것을 말합니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는 좀 더 원본적으로 약리작용을 풀어쓰고 있습니다. [主治傷寒寒熱,心下堅,下氣,喉咽腫痛,頭眩,胸脹,咳逆,腸鳴,止汗。]라는 뜻은 상한한열(傷寒寒熱, 오한과 열이 나는 증상), 심하견(心下堅, 명치가 답답하고 아픈 증상), 목에 통증과 붓기, 머리 어지러움과 흉부의 기침, 횡격막이 갑자기 줄어들고 목구멍이 막히어 ‘쎅쎅’거리는 소리가 나는 증상, 창자가 울리는 증상을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반하는 기본적으로 장기 내부에서부터 바깥으로 기가 위로 치밀어 오르는 것을 내리고, 땀 내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하에는 명의별록, 개보본초, 탕액본초 그리고 약성론에서 [有大毒] 즉, 큰 독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적절한 법제로 혼합 및 가공한 다음, 복용하여야만 안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강반하(姜半夏)
반하는 그대로 씻어서 쓰는 생반하와 석회와 감초를 섞는 법반하(法半夏), 명반(황산염의 복염)을 이용하는 명반반하(明礬半夏(혹은 청(淸)반하)와 강반하(姜半夏) 등이 존재합니다. 이 중 강반하가 자주 이용되는데, 생강즙에 담가서 불린 다음 그늘에 말리고 여기에 명반을 소량 첨가하여 반하의 독성을 제거하여 이용합니다.
중약대사전에 따르면, 반하의 독성은 생반하가 가장 크고 강반하(姜半夏), 명반반하(明礬半夏) 순으로 독성이 적습니다.
화학조성으로는 반하 덩이줄기에 휘발성 정유, 지방(고형 지방산 34%, 액체 지방산 66%) 전분, 니코틴, 아스파르트산, 글루탐산, 아르기닌, β-아미노산, β-시토스테롤, 콜린, β-시토스테롤-D-글루코시드, 3,4-디하이드록시벤즈알데하이드, 코이닌을 비롯한 알칼로이드계와 그 유사 성분들 그리고 프로토아네모닌으로 화학조성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유아(幼芽)에는 호모겐티신산과 그 배당체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약리 실험에서, 반하(生半夏)의 탕제를 소량 3회씩 계속하여 내복시키면 상당한 구토 억제 작용이 있다는 것이 확인됩니다. 특히 아포모르핀 또는 황산동(대표적인 중추성 구토유발성 물질)에 의한 구토에 대해서도 억제 작용이 있었음이 동물 실험으로 입증되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반하에는 치명적인 몇가지 독성 물질이 있습니다. 좀 더 화학적으로 따져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코이닌(Coniine)은 독성이 있는 알칼로이계드의 일종으로, 중추신경과 운동신경을 마비시키고 호흡을 멈추게 하여 사람을 죽게 하기도 합니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남기고 마신 독약의 물질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프로토아네모닌(Protoanemonin) 또한 피부의 염증을 일으키고 괴사시키는 작용이 있으나, 적은 양으로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하고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수를 증가시킵니다.
호모겐티신산(Homogetisiic acid)은 아리게 매운 맛을 내는 물질입니다.
목 안을 세게 자극하는 물질은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인데, 이것은 천남성과 식물의 겉껍질에 공통적으로 함유된 물질입니다. 옥살산칼슘은 산으로 제거되기 때문에, 명반을 이용하는 한의학의 반하 법제법은 원론적인 근거를 가졌음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옥살산칼슘 이외의 독성 물질들은 반하를 달이면 상당부분 제거되어 본래의 약효를 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한방에서는 반하를 달여서 복용하며 금수육군전(金水六君煎),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 반하후박탕(半夏厚朴湯) 등의 처방으로 흉중 기침 가래와 구역질을 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탁월한 효능을 가졌지만 독성이 있는 반하의 특성에 유의하며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복용하시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