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롱 위강원한의원 원장 |
염불수행은 나의 삶(인터뷰)
“염불할 때 제일 행복”
일종식 하며 일주일 두번 철야정진
염불하면 우주와 나 하나 깨달아
양평에 수행공동체 ‘미타촌’ 건립 願
서울 종로구 효제동에 있는 위강원한의원. 홍원(弘願) 전병롱(65) 원장의 근무처다.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오후 7시가 넘어서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독실한 불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남해 보리암에서 관음기도를 하다 태백산으로 향했다. 거기에서 숨은 도인이었던 향성 스님을 친견하고 염불수행의 맛에 빠져들었다. 이후 서암 스님을 모시고 ‘무(無)자 화두’를 참구했지만 청화 스님 유발상좌가 된 뒤 염불 수행에 더욱 매진했다.
오전 2시에 일어나 염불 수행으로 하루를 여는 홍원 거사. 일종식(一種食)을 하며 일주일에 두 번은 삼각산 토굴에서 철야정진을 하는 염불행자. 정종회(淨宗會)라는 단체를 조직하고 염불 수행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는 그에게 물었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됩니까?
→오전 2시에 일어납니다. 목욕재계를 하고 실상염불(實相念佛)에 들어갑니다. 축시(丑時, 오전 1시~3시) 이때가 기도가 잘 되거든요. 인도에서는 브라만의 시간이라고도 하는데 우리의 본성에 들어가는 시간입니다. 저는 그때 염불하는 게 제일 행복합니다. 3시 30분 정도 되면 아침예불을 드리고, 이후에는 경전을 본다던지 다시 선정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아침 식사를 한 뒤 출근해서 오후 7시까지 진료를 하죠.
△염불이란 무엇입니까?
→염불은 우리 마음에서 다른 생각을 없애는 겁니다. 즉 번뇌망상을 없애는 게 염불입니다. 염불할 때 ‘나무아미타불’이라고 하는데, 나무아미타불은 우리의 본성이자 우주의 법신이고 도교에서 말하는 도(道)이자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입니다. 즉 우주의 영원한 실체입니다. 영원한 실체에서 나와 영원한 실체로 돌아가는 게 우리 삶인 것처럼, 우주 또한 영원한 실체에서 나와 영원한 실체로 돌아갑니다.
△염불을 할 때 어떻게 합니까?
→혼자 있을 때는 소리 내서 합니다. 일상생활을 할 때는 소리 낼 수 없으니까 마음속으로 합니다. 원래 염불이라는 게 처음에는 소리 내서 하지만 다음 단계에서는 낮은 소리로 하고, 그 다음에는 마음속으로 하는 겁니다.
△염불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입니까?
→호흡을 잘해야 됩니다. 호흡이 정화돼야 마음이 정화되기 때문입니다. 들숨과 날숨을 잘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야 됩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른 것처럼 호흡도 자신에 맞게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몸이 굉장히 건강하게 됩니다. 우주의 기를 받기 때문이죠. 그리고 수행할 때 채식부터 시작해 계율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염불수행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고향이 합천 해인사 근처입니다. 독실한 불자 집안이어서 부모님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남해 보리암에서 관음기도를 하는 도중 부처님 가피를 입고 태백산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향성 스님을 친견하고 수행을 하다 세속으로 나왔습니다. 서암 스님을 모시고 법명도 받고 ‘무자 화두’를 받아 정진했는데 세속에서 살다보니 참선은 저에게 맞지 않는 것을 느꼈습니다. 즉 세속에서는 늘 동정(動靜)이 엇갈리는데 참선보다 염불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청화 스님 밑에서 출가하려고 했지만 ‘자네는 공부가 수승하니까 일상생활을 하면서 수행하고 전법하라’는 말씀을 듣고 유발상좌로 지냈습니다.
△간화선은 상근기가, 염불은 하근기가 하는 수행법이라는 일설도 있습니다.
→근기에 맞게 할 뿐입니다. 청화 스님도 말씀하셨지만, 현재 간화선은 아주 잘못하고 있습니다. 수행을 하려면 먼저 가슴이 열려야 됩니다. 이성적인 문제가 끊어지고 가슴이 열려 사랑과 자비가 충만해야 수행이 됩니다. 이게 안 되면 정신 집중을 해도 절대 수행이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상월 조사스님도 스승으로 존경합니다.
△염불수행을 하면 좋은 점이 무엇입니까?
→첫째, 몸과 마음이 정화됩니다. 업장도 소멸됩니다. 우주와 내가 하나라는 것, 우주와 내가 하나의 생명체고 모두 아미타 본성에서 흘러나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삶이 굉장히 진지해집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삶이 내 삶이라고 느끼면, 일상생활에서 진리와 진리가 아닌 걸 알게 되고, 진리의 길을 가게 됩니다.
△정종회라는 단체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원은 한 30명 정도 되는데 양평에 ‘미타촌’을 세울 계획입니다. 종단과 문중을 떠나 스님 100여 명과 재가자 300~400여 명을 모시고 함께 수행하는 수행공동체를 만들 겁니다. 먹고 자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열심히 수행하다 돌아가시면 49재도 지내드리고. 현재 터는 마련돼 있습니다.
▲ 전병롱 원장이 한의원에서 염불 수행을 하고 있다. 나무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