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된다고 한다.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물가부담이 준 틈을 타 요금을 올리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사상 최장인 25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1%대의 저물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하철, 버스, 상수도, 종량제 봉투 요금 등 공공요금을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들이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을 2년마다 한 차례 인상할 수 있도록 조례에 명문화하기로 하는 등
요금인상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도 지하철 기본요금을 현재 1050원에서 200원을 더 올리려고 한다.
인천의 시내버스 요금도 현재 1100원에서 200~300원 정도가 오를 전망이다.
대구시도 수돗물 요금을 내년 1월부터 2년 동안 8.7~10% 인상한다고 한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인상된다고 한다.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기는 하다.
올려야 할 때 정치적인 판단 등으로 인상 시기를 놓친 일도 있었다.
제때 요금 인상을 하지 않아 공기업이나 지자체에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을 치룬다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공공요금을 올리겠다는 시도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수 있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과 저소비, 저물가라는 악성적인 연쇄구조 속에 디플레이션의 문턱에 서 있다.
체감 경기가 바닥인 상태에서 공공요금까지 올리면 저성장, 저소비 구조에는 '독약' 같은 악재가 된다.
저물가만 봐서는 안 된다.
공기업들은 '요금이 우너가에도 못 미친다'는 탓만 반복하며 요금인상 요구만 할 일이 아니다.
방만 경영으로 천문학적으로 쌓인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먼저 단행하는 등
자체 경영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이후 요금인상 카드를 들이미는 게 순사다.
경영혁신과 부채를 줄이려는 노력은 없이 공공요금만 올려 서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적자 구조를 털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다.
내년에 공기업 직원 임금을 3.8% 인상하겠다고 하는데, 공기업 임금 인상은 결국 공공요금의 원가와 맞물려 있다.
여전히 '억대 연봉 파티'를 벌이는 직원들이 수두룩한 공기업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때가
되면 국민에게 손만 벌린다는 건 염치없는 일이다.
내년엔 담배값도 2000원이 오른다.
'서민증세'라는 비판이 여전히 거세다.
공공요금마저 오르면 서민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진다.
'월급만 뺴고 다 오른다'는 말이 괜한 얘기가 아니다. 서경20141222일자 사설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