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마르지 않는 참극의 땅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은 동등한 두 민족 사이의 충돌이 아니라 정착민 식민주의 국가 기획이 낳은 비극이다. 식민 영국인이 아닌 유럽에서 박해받는 유대인들이 정착민으로 밀고 들어왔다. 이 정착민 식민주의가 당대의 강대국(영국과 미국)의 지원 아래 원주민을 몰아내려고 선전포고를 하고 100년간 전쟁을 벌인 것이 이른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이다. 첫 번째 선전포고는, 1 차대전 때 유대인들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은, 영국이 1917년 밸푸어 선언으로, 수 백 년 전부터 팔레스타인에서 살아온 94퍼센트 아랍인의 존재를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의 국가 본거지를 수립하기를 염원해온 시온주의자의 요구에 찬성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두 번째 선전포고는 1948년이스라엘 건국과 뒤 이은 아랍-이스라엘 전쟁이다. 새로 세워진 이스라엘은 이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팔레스타인 인구의 절반인 70만 명을 팔레스타인에서 쫓아냈다. 유대군대의 '인종청소 시온주의 무장세력의 지도자는 이스라엘의 국부로, 다비드 벤구리온이었다. 구리온이 지휘한 유대군대는 아랍인 마을을 파괴하는 작전을 전개했는데, 1948년 3월 부터 1949년 1월까지 저지른 행위는 '인종 청소'라는 비난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잔혹했다. 주변국의 아랍 민중도 이스라엘을 침략자로 간주하고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을 향한 아랍 세계의 강력한 불신과 증오가 이때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건국은 곧 팔레스타인에 대한 침략이었다. 유럽 유대인은 2천 년 동안 혹독한 차별과 박해를 받았다. 유럽•미국의 기독교인과 정부가 유대 근본주의 운동인 시오니즘운동을 받아들인 사정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그 들에게 팔레스타인 땅을 빼앗고 거기에 살던 사람들을 내쫓을 권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만약 모든 민족이 수천 년 전 조상이 한때 살았다는 이유로 남이 사는 땅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폭력을 행사한다면 세계는 당장 전쟁터가 되고 말 것이다. 팔레스타인은 그곳에서 땅을 경작하고 자손을 낳고 나름의 역사와 문화를 일군 아랍인의 것이었다. 시온주의는 다른 민족 집단을 폭력으로 내쫓고 자기 나라를 세운 침략적 민족주의였다. 그 들이 팔레스타인에서 한 일은 수천년 동안 유대인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박해하고 학살한 유럽 기독교인의 행위와 다르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아랍의 바다에 뜬 유대인의 섬이다. 세계 최강 미국의 지원이 없었다면 그 섬은 진작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을지 모른다. 팔레스타인은 선지자가 말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 아니다. 수백만 팔레스타인 민중의 '피와 눈물이 흐르는 수난의 땅'이자 살상 무기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세계의 화약고일 뿐이다. 20세기의 대사건들도 지나갔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도, 대공황도, 러시아와 중국의 사회 주의 혁명도 모두 지나간 역사의 사건이 됐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비극은 지나가지 않았다. 역사 속으로 들어가지 않은 채 100 년이 넘도록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미국이 몰락해 더는 이스라엘을 지원할 수 없다면? 아랍 세계가 눈부신 사회 혁신을 이루어 미국을 능가하는 힘을 보유한다면? 아랍 민족의 통일국가가 들어선다면?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미래는 없다. 2천 년 전 조상이 떠난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팔레스타인 땅을 빼앗은 시온주의자의 행위가 정당하다면, 빼앗긴지 얼마 안 된 땅을 되찾고자 행사하는 아랍인의 무력 행사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오슬로 1993 년, 평화협정에서 아라파트 의장은 이스라엘이 건국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야만 행위에 대한 비판을 접어두고 현실을 인정한 가운데 미래를 열어 가기로 결심했다. 라빈 총리는 군사력 행사를 절제하기로 약속하고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받았다. 힘의 우열을 반영한 현실적인 타협이었다. 평화로운 공존을 원한다 면 가해자인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들이 팔레스타인 민중을 피해자로 인정하고 그들의 억울함과 분노를 풀어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유럽에서 수천 년 동안 당했던 박해와 홀로 코스트의 참극을 돌아보며 느끼는 감정을 팔레스타인 민중에게 고스란히 떠 안겼다. 그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공존에 대한 합의를 얻어내지 않는 한, 유대 민족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평화와 안전을 누리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부단한 대화라고" 말한 영국의 역사가 에트워드 카 (E. H. Carr )의 말을 오늘 <서울대 동문의 사랑방> SNS에 올리며, 역사를 읽는 지혜를 키워 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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