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자신화 엘 카디온 제 20화(下-下)>
베이스 캐리어, 건 베이스를 분리한 페이시드 윙은, 건 베이스와 함께 베이타워 시티 상공에서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베이스 캐리어는 이미 해저로 들어가, 해저에 떨어졌던 용자를 구조하는 중이었다.
[쳇, 어렵군 그래.]
하인을 대신해 페이시드 윙의 조종을 맏고 있던 페이드는, 우주개발공단앞으로 형성된 디바이딩 필드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보며 혀를 차고 있었다. 그곳의 안쪽에는, 인식명칭 [엘 데스캐리건], [썬더 바이킹], 그리고 [엘 다크엔젤]이라는 것들과, 마이트 카이져, 다간 X,. 가-온, 세인트 실버리온, 마이트아머, 엘 가이아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미 적들이 나온지는 약 10여분 정도가 지나있었고, 그때는 세이버 엘 카이져와 엘 데스카이져가 전투를 막 시작하던 때였다.
[하지만...저렇게 밀릴 줄은...]
디바이딩 필드안의, 마이트카이져, 다간 X 대 엘 데스캐리건의 전투.
[차잇!]
다시 이어진 마이트 카이져의 공격, 드릴 크랏샤. 하지만, 엘 데스캐리건은 그 공격을 그레이트 빔 소드로 튕겨내며 살짝 피하고, 그 틈을 타고 어스 블레이드로 찔러들어온 다간 X의 공격을 팔의 소드 스탑퍼로 막아내며 힘을 주어 다간 X를 밀어내고, 부스터를 작동시켜 다시 하늘로 솟아올랐다.
[대단한 파워..!]
{젠장..!}
마이트 카이져나 다간 X나, 어느 전투에서라도 빠지지는 않는 실력이었다. 기동성도 그렇거니와, 완력이라면 가오가이가에 비길수 없지만, 그래도 상위 클래스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둘을, 엘 데스캐리건은 말 그대로 '농락'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비록, 마이트카이져가 블루건의 트랩에 걸려입은 피해로 제 성능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대단한 것이었다.
- 얕보면 큰일난다!
촤아악!!!
공중에서 높이 떠오른 상태에서, 그대로 그레이트 소드를 집어던진 엘 데스캐리건. 원형으로 돌며, 포물선을 그린 그 그레이트 소드는, 다간 X를 향해 맹렬하게 날아들었다.
[차앗!!]
검을 옆으로 돌리며, 날아드는 빔 소드를 힘껏 쳐낸 다간 X. 그것은 날아들던 기세 그대로 엘 데스캐리건을 향해 날아들었다. 동시에, 양 손에서 드릴을 전개하며 엘 데스캐리건을 향해 날아오른 마이트카이져. 하지만, 그것을 옆으로 피한 엘 데스캐리건은, 어깨에서 머신건을 뽑아들며 마이트카이져를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드릴 크랏샤 스페셜!!! 드릴 피니쉬!!!!}
- 느려!!!!
드릴이 앞으로 뻗어나간 것과, 머신건이 발사된것은 동시의 일이었다.
드르르르르르륵!!!!! 콰앙!! 콰앙!!!!
- 큭!!!!
{우악!!!}
서로 교차되면서 상처받았다. 전신에 머신건의 공격을 받은 마이트카이져와, 왼쪽어깨와 오른쪽 허리에 드릴의 일격을 받은 엘 데스캐리건. 거의 비슷한 피해를 입은 듯 했으나, 마이트카이져가 그 공격에 잠깐 움직임이 굳는 그 틈을 타 엘 데스캐리건이 움직였다.
- 라이트닝 체인!
엘 데스캐리건이 손을 뻗어, 그 손목장갑 안에 들어있던 사슬모양의 무기를 전개했다. 너무나 빨리 전개된 체인은, 다간 X나 마이트카이져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갔다. 그 움직임에 당황해하며 체인의 끝을 따라간 다간 X의 시선은, 땅에 꽃혀있던 그레이트 소드를 낚아채는 라이트닝 체인을 보고야 말았다.
[!! 아차!]
마이트카이져가 태세를 정비하고 뒤를 돌아본것은 1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 하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엘 데스캐리건은 그레이트 소드를 회수하고 그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늦었다.
촤아악!!!!
마이트카이져의 가슴을 차고, 라이트닝 체인으로 잡은후, 그레이트 소드로 다리를 치고, 체인에 힘을 주어 마이트 카이져를 솟아오르는 다간 X에게 집어던졌다. 쇳소리와 함께, 그대로 디바이딩 필드의 바닥에 구르는 둘과, 그들을 보며 하늘로 솟구치는 엘 데스캐리건.
- .........칫, 아슬아슬했어....무릎을 치는 그순간에 공격할줄은...
솟아오르는 엘 데스캐리건의 왼쪽 어깨에는, 마이트카이져의 카이져 드릴이 깊숙하게 박혀있었다.
[마이트카이져!!]
{제길....왼쪽다리가 안움직인다..!}
마이트카이져의 왼쪽 무릎은, 언뜻보면 무사한듯 보였다. 하지만, 장갑 아래쪽의 관절은 그레이트 소드의 충격에 완전히 박살난듯 했다.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마이트카이져를 부축하며, 다간 X는 공중에서 활공하고있는 엘 데스캐리건을 바라보았다.
[강하다....!]
- 마찬가지야. 이번엔 그쪽에서 덤벼보지 그래?
다간 X는, 이번이 엘릭서 스피릿과의 처음 대결이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그는 그 엘 데스캐리건의 목소리에서 악한 자의 빈정거림보다는 강한자의 여유같은것을 느꼈다. 악한 기운이 없는 그런 데스캐리건을 향해, 다간 X도 어스 블레이드를 들었다. 엘 데스캐리건도 이번엔 긴장했는지, 카이져 드릴을 어깨에서 힘껏 뽑고는, 날카롭게 그레이트 소드를 그에게로 겨눴다.
{다간 X! 가-온!}
바로 그순간, 엘 다크엔젤과 상대하고 있던 가-온이 다간 X의 옆에 서고, 동시에 세이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건 베이스의 브릿지에서, 그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것이었다.
[대장?]
{너희 둘로는 안돼!! 상대가 너무 강하다고!}
[하지만, 우리들로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그러니까, 합체해!}
[다간 X! 추장이 합체명령을 내릴거다, 준비해!]
엘 데스캐리건이 생각할수 있는 가장 큰 악몽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합체라니....그렇다면 그레이트 다간 GX....맙소사. 내가 그 녀석을 상대해야 되는거야?...어라, 먹구름도 끼네. 요란하군....
멍하니 중얼거리는 엘 데스캐리건. 그녀의 눈앞에는, 과거 최강의 용자가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초전설합체, 그레이트 다간 GX!!!!}
번쩍!!!
오린의 빛이, 다간 X와 가-온에 가로지어졌다. 그와 동시에, 다간 X의 가슴의 '지구'에서 솟아오른 황금빛의 빛. 그것은 그대로, 먹구름으로 어두워진 하늘로 솟아올라, 검은 하늘을 헤치며 빛을 세상에 뿌리기 시작했다. 황금빛에 비춰지는 바다가, 숲이, 하늘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다간 X와 가-온이, 서로 등을 대고 솟아올랐다. 뇌성이 울리며 번개가 하늘에서 쳐지고, 바다가 거칠게 파도를 치는 그때.
가-온의 신체가 복잡하게 변형하기 시작했다. 흉부위로는 사자머리를 중심으로 변형해 위쪽으로 올라가고, 복부와 다리가 이리저리 변형해 밑쪽에 위치했다. 그 사이로 뛰어든 다간 X의 다리아래와 옆에 가-온의 파츠가 붙고, 어깨와 머리로는 가-온이 변형한 미사일 포트와 사자머리가 붙었다.
그리고, '지구'를 가-온의 사자머리가 가리는 것과 동시에, 그레이트 다간 GX의 헤드가 튀어나왔다.
[합체!!!]
짧게 외치며 주먹을 위로 쳐들어올린 그레이트 다간 GX. 그의 주먹에서 강렬한 뇌광이 흐르고 있었다.
[그레이트 다간, GX!!]
황금빛이 쳐들어오는 그 하늘및으로, 전설의 용자, 그레이트 다간 GX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 ......화, 화려해, 박수라도 쳐주고 싶어.
엘 데스캐리건의 목소리는 긴장에 약간 갈라져 있었지만, 그래도 호기는 남아있었다.
마이트아머, 세인트 실버리온, 엘 가이아 대 엘 다크엔젤, 썬더 바이킹의 대결.
3대 2의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는 엘 다크엔젤과 썬더 바이킹이었지만, 그들은 오히려 3명의 용자를 압도해가고 있었다. 엘 다크엔젤이 빔 샤벨로 세인트 실버리온과 엘 가이아를 공격하면, 썬더 바이킹은 원거리 사격으로 마이트아머를 견제하는 식이었다. 그 공격의 타이밍은 굉장히 정확하고 교묘해, 그녀의 스타일과는 다른 대담한 공격을 펼치는 엘 다크엔젤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썬더 바이킹의 엘릭서가 엘 다크엔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따져보면, 놀랄 정도는 아니었지만.
덕분에, 완벽한 원호를 받으며, 엘 다크엔젤은 사정없이 빔 샤벨을 휘둘러 세인트 실버리온을 교란시키고, 더블캐논을 쏘아 다가오는 엘 가이아를 막고, 동시에, 어깨의 화려한 윙으로 날개짓치며 멀찍히 물러났다가 다시 번개같이 다가오며 공격을 되풀이 하며, 둘을 유린하고 있었다.
[큭...!]
게다가, 세인트 실버리온의 최대의 약점인, '여자는 공격하지 않는다' 역시 엘 다크엔젤을 도와주고 있었다.
[우아악!!! 제발 공격좀 해줘, 세인트 실버리온!!!]
[그것은....기사도에 어긋난다!]
[살아있어야 기사도 운운 할수 있는 거야앗!!!]
엘 가이아 역시, 엘 다크엔젤을 잡을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세인트 실버리온과는 달리, 엘 다크엔젤은 엘 가이아를 별로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엘 가이아가 공격을 해봤자 엘 다크엔젤의 스피드를 따라갈수 없었던 것이었다. 가이아 쟈벨린의 공간만곡능력도 이런 상황에서는 쓸모없었다.
- 하압!
기합을 넣으며, 근접한 세인트 실버리온에 무서운 속도로 빔 샤벨을 찔러들어간 엘 다크엔젤. 그 공격에, 세인트 실버리온은 몸을 있는 힘껏 돌리며 그것을 피했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평베기를 시도해, 그대로 세인트 실버리온의 허리를 얕게 벤 엘 다크엔젤은, 그 틈을 노려 찔러 들어오는 엘 가이아에 더블캐논을 쏘기 시작했다.
[으윽!!!]
급히 몸을 내던지듯 옆으로 물린 엘 가이아였지만, 그것은 순간적으로 엘 다크엔젤에게 틈을 만들어준 것이었다. 마치 잰듯 정확한 타이밍으로 개틀링건을 쏘는 마이트아머의 공격을, 윙을 한번 펄럭여 공중으로 쏜살같이 튀어오른 엘 다크엔젤, 그녀의 빈 공간에, 썬더 바이킹이 달려 들었다.
[더블건!!!!!]
두개의 빛을 내 쏘며 마이트아머를 향해 공격을 걸은 썬더 바이킹, 온몸에 공격을 받으면서도, 자연히, 마이트아머의 공격은 썬더 바이킹을 향해졌다. 전신에 개틀링건의 공격을 받는 썬더바이킹의 온 몸이 너덜너덜 해지기 시작했다.
- 좋은 공격이지만, 레인지가 넓어야 적이 포착되지 않을까?
그때 들린, 엘 다크엔젤의 목소리. 그것은 마이트아머의 바로 뒤쪽에서 들려지고 있었다.
[!]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퍼억!!!
아까 느낀, 고통.
그것이 한순간 깊히 마이트아머의 가슴을 뚫고, 그대로 멀어져갔다. 그의 의식과 같이.
- .....조금, 자두라고.
마이트아머의 가슴과 왼쪽 어깨사이에서 흉하게 삐져나온 빔샤벨을, 그의 등쪽에서 뽑은 엘 다크엔젤은, 그제서야 몸을 추스린 두 용자와, 엘 다크엔젤의 앞을 막아서며 용자들을 향해 총구를 돌린 썬더 바이킹을 바라보았다.
- 썬더 바이킹, 무리하지마. 상처 입었잖아.
[......괜찮습니다.]
- 아니, 아까부터 무리였어. 아직 나는 지치지 않았으니까, 뒤쪽에서 지원 해줘. GGG에서 전력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그 목소리에는 명령보다는 걱정이 더 앞서있어서, 썬더 바이킹이 도저히 허세부리지 못할 정도였다. 즉시 뒤로 물러난 썬더 바이킹의 앞으로 빔 샤벨을 떨치며 나온 엘 다크엔젤.
- 하아...엘 가이아에게는 손을 못대겠어, 역시. 그 애가 걱정되는데....
조용히 중얼거려 아무도 듣지는 못했다.
[강하다....]
[제길.......!]
전보다 훨씬 강한듯 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압도적 숫자에서 대결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일까.
적이 독하게 굴면 또 모른다. 한데, 저건 꼭 봐주면서 하는것 아닌가. 아니, 봐준다기 보다는...
[............저 엘릭서 스피릿은....]
[............응?]
세인트 실버리온이 작게 중얼거린것을 듣고, 머리를 약간 돌려 그를 본 엘 가이아. 하지만 가이아 쟈벨린은 빈틈없이 엘 다크엔젤을 향해 있었다.
[아까, 마이트아머를 완전히 끝장낼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봐줬다..]
[.......봐줬다고? 설마....]
[아니......빔샤벨은 실검에 비해서 피해범위가 크기때문에 저렇게 정확하게 급소를 노려, 의식을 잃게하는 것은 어렵다. 나라면 제네레이터를 노렸을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트아머는...]
[.....죽었겠지.]
엘 다크엔젤이 약간 빔 샤벨을 쳐드는 것에, 급히 시선을 돌린 두 용자. 샤벨 끝을 빙빙 돌리며, 엘 다크엔젤이 말했다.
- 간다.
[............와라.]
- 이번엔 공격할수있기를 바래.
[.............허세부리지 마라. 어차피 그쪽도 치명적인 공격을 못하지 않나.]
- 그쪽이야 말로 이번엔 각오해야 할거야. 필승의 대사를 할거거든.
그 말의 진의를 파악하기엔 시간이 걸렸고, 별 뜻이 아닌것을 파악한 다음에는 당황하고 말았다.
[뭐라고?]
- 널 죽이겠다.
착 가라앉아버린 톤이라던지, 내용으로는 분명 긴장해야 할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엘 다크엔젤이 움직였다.
촤악!
바람을 가르는 경쾌한 소리, 그것과 동시에, 그녀의 몸이 무서운 속도와 함께 세인트 실버리온을 향해 몰아닥쳤다. 엘 가이아에게는 한순간, 엘 다크엔젤의 몸이 사라진듯한 느낌이 들정도의 속력이었다.
피할수는 없는 일격이었다.
[세인트 실버리온!!]
퍼억.
작은 격음. 그것에 승부는 이미 나 있었다.
[.......크윽..]
세인트 실버리온도 분명 대단한 실력의 기사라, 한순간의 직감으로 공격을 예측하고, 검신으로 그것을 막았다. 하지만 빔 샤벨은 그것을 깨끗하게 뚫으며, 가슴과 어깨사이를 찔러버리고 말았다. 인간으로 말하면 심장으로, 그곳에는 제네레이터에서 전 동체로의 에너지유입회로및 AI에서 제네레이터로 전기신호를 보내는 신경이 뭉쳐있는 곳이었다. 물론 20m의 로봇에게는 작은 부분이었지만, 그것을 엘 다크엔젤은 아주 깨끗하게 뚫어버렸던 것이었다.
빔 샤벨을 뽑고, 이미 의식을 잃기 시작한 세인트 실버리온에게서 물러났다. 버팀목이 없어진 세인트 실버리온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그 상태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
- ...........임무 완료.
[이....놈!!]
- ...........그나저나...
천천히 엘 가이아를 돌아보는 엘 다크엔젤.
- ............역시, 무리야.
엘 가이아로, 지현의 얼굴이 겹쳐보이는 것에, 엘 다크엔젤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 .............또 그애를 죽일수는 없잖아......
빅 오더룸. 세이버 엘 카이져 대 엘 데스카이져.
채앵!!!
소리는 분명 한번 들렸지만 실상 베어진것은 일곱번이었다. 그 일곱번조차 눈에 간신히 보인것이다. 엘 타블리스는 한순간 세이버 엘 카이져의 실력에 감탄하고 말았다. 물론, 배리어 리프쪽에서 잊혀진 존재가 되고있는 효류와 엔류는, 긴장해야 했지만.
세이버 엘 카이져의, 무서울정도의 속도의 연격. 그것도 정확하게 급소만을 노린, 필살의 위력이 실린 공격이었다. 그것을, 엘 데스카이져는 카이져 소드로 한번 쳐내고, 나머지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만 피해냈다. 그것에, 검은 동체 뒤로 펼쳐져 있던 망토가 갈라지기 시작했지만, 그뿐이었다. 동체에도 작은 상처가 늘어났지만, 치명상은 입지 않고 있었다.
- 흥........
한순간의 틈을 노려 엘 데스카이져가 공격을 시작했다. 머리로 떨어지는 공격을 옆으로 피하고, 순간 평베기로 전환되는 그 공격을 카이져 소드로 막아내며 사이드 스텝으로 세이버 엘 카이져의 옆으로 돌아가, 그대로 세이버 엘 카이져를 차버렸다.
[..!]
옆으로 붕 날아 벽에 쳐박혀버리는 세이버 엘 카이져. 엘 데스카이져는 카이져 소드를 약간 늘어뜨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어쩌니 저쩌니 해도, 고작 그정도군.
[.........]
- 살의라는 것은 판단을 흐리게 하지. 하지만 그것에 집중하면 더 날카로워 질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너는 어느쪽도 아니군.
[..........]
- 나를 죽이고 싶다고 해도, 너의 마음 한켠에서는 죽이지 않겠다, 라는 생각도 하고 있을거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싸우는 건가.
[...........나를....]
피가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추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 피의 환상이, 세이버 엘 카이져의 눈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아직도 보이는군...젠장, 나는, 이것이 나를 지키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 흥. 나는 네놈의 고민상담을 위해 여기 있는게 아니다. 이해하지도 못할 말, 꺼내지도 마라.
[믿고있으니까 살의를 품으면서도 싸우는 거다....파괴뿐인 네놈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거겠지.]
- 내가 믿는게 무엇인지 아나?
뜬금없는 말, 세이버 엘 카이져는 묵묵히 엘 데스카이져를 노려봤다.
- 나를 믿기때문에 싸울수있는거다, 멍청한 녀석.....네놈은, 나를 파괴밖에 모르는, 여기저기에 굴러다니는 갓 엘릭서들과 같다고 생각하는 거냐!
[........뭐라고!]
- 멍청한 녀석이라고 했다!
호통을 치며 번개같은 몸놀림으로 검을 베어들어간 엘 데스카이져. 순간, 스러스터를 작동시켜 공중으로 튀어오른 세이버 엘 카이져. 그의 검이, 엘 데스카이져의 머리를 향해 떨어져 들어갔다.
- 느려!!!
퍼억!!!!
엘 타블리스의 눈에는 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버린것인지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보이는 것은, 세이버 엘 카이져와 엘 데스카이져의 위치가 바뀌어 있었고, 세이버 엘 카이져의 가슴에는 깊숙한 상처가 생겨있었다는 것이었다.
[크윽!!!]
콰아앙!!
쇳소리를 울리며 빅 오더룸의 바닥에 굴러버린 세이버 엘 카이져. 그 틈을 노리지 않고, 엘 데스카이져가 달려가 그의 어깨를 검으로 찍어 버렸다.
[큭!!]
- 살의까지 품었잖나. 그 살의가 네놈의 마음을 지키고 믿고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면 좀더 힘을 내야 될것 아니야!!!!
엘 데스카이져는, 세이버 엘 카이져의 어깨에 박혀있는 검을 힘껏 비틀었다.
카가각!!!
[.........큭..!]
- ......흥. 살의에 미쳐버린 전사는 이미 전사가 아니다. 나는 그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전사일수 있는거다.....
그리고, 놀랍게도, 엘 데스카이져는 세이버 엘 카이져의 어깨에서 검을 뽑았다.
- 지금의 네놈이 있는 스파클 파워즈는, 절대 신화의 힘을 깨울수는 없겠지..
[.........신화의 힘?]
- 미친듯이 저항해 봐라, 멍청아. 하지만, 그래봤자 너는 죽을거다.
그리고, 엘 데스카이져는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 돌아간다, 엘 타블리스. 카르카스, 네메시스와 데스트로이어는?
- 적어도 20초후에는 이곳에 도착하신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 그래...
저쪽에서, 각자의 무기를 겨누면서, 쓰러져있던 세이버 엘 카이져에게 다가가는 효류와 엔류를 응시하다가, 엘 데스카이져는 푹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 후....요즘에는 설교가 느는군. 너하고 다니다보니 나이가 자꾸 드는것 같다.
- 예?
- 뭐, 됐어....세 바보가 오는군.
"느아 바오나!!!(번역:누가 바보냐)"
땅을 보니, 뺨을 움켜지고있던 카르카스가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고 있고, 네메시스가 괴롭다는 ㅍ정을 지으며 그의 옆에 서있었다.
[G 캐논!!! G 발칸!!]
콰아앙!!!
그레이트 다간 GX의 G 캐논이, 엘 데스캐리건이 날고 있던 바로 그자리를 갈랐다. 지상으로 떨어지며 그레이트 다간 GX를 향해 돌진하는 그녀를 향해 발사된 G 발칸. 그 무수한 탄환중, 하나가 엘 데스캐리건의 왼쪽 어깨에 맞고 말았다.
콰앙!!
- 크윽....! 아직이야!!
그 기세에서, 그대로 그레이트 소드를 베어, G 캐논과 G 발칸을 쳐내버린 엘 데스캐리건. 거의 동시에 니킥을 시도했지만, 그레이트 다간 GX는 뒤로 훌쩍 뛰어 그 공격을 피해냈다.
[간다!!! 그레이트 블래스터!!]
화아아아악!!!
가-온의 머리에서 쏘아져나온 불더미가, 그레이트 소드를 치켜들고 돌진해오던 엘 데스캐리건을 덮쳤다. 삽시간에 생겨난 불꽃의 장막이, 그레이트 다간 GX의 시야를 한순간 가리고 말았다.
- 차아앗!!
그리고 그 틈을 노려, 엘 데스캐리건이 불꽃을 뚫으며 그레이트 다간 GX에게 짓이겨쳐 들어왔다.
- 하아아아앗!!!!!
파지지지직!!!!!
혼신의 힘을 다한 일격이었으나, 사태는 엘 데스캐리건이 전혀 상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만 말았다.
그레이트 다간 GX가, 빔의 응집체인 그 그레이트 소드를 오른손으로 잡아버린 것이었다.
[차아아앗!!!]
- 이...이익!!!!
온 힘을 다해, 그레이트 소드를 밀기 시작한 엘 데스캐리건과, 그것을 한손으로 잡으며 버티기 시작한 그레이트 다간 GX. 그 힘은, 완력이라면 카르카스, 데스카이져 다음인 엘 데스캐리건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서로가 지지하고 있던 다리가 땅으로 깊숙히 파여들어가기 시작하고, 혼신의 힘이 그레이트 소드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 이, 이익.....우아아아앗!!!!
[하아아아앗!!!]
왼손까지 칼자루를 잡고 밀기 시작했으나, 그레이트 다간 GX 역시 왼손을 오른손에 대며 밀기 시작했다. 희한하게도, 빔을 맨손으로 잡고있는데 전혀 상처가 나지 않고 있었다.
- 비, 빌어먹을.....하, 한계야...!!
[크으으으윽!!!]
- 치, 치잇....젠장!!!!
파지지지직!!!
엘 데스캐리건의 두 팔에서, 전류가 뻗어오르기 시작했다. 그것과 동시에, 완벽한 균형을 이루던 둘의 힘이 깨지기 시작했다. 엘 데스캐리건이, 뒤로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 비, 빌어먹을..!!!! 꺄악!!!
파지지직!!!
그레이트 소드를 잡고있던 엘 데스캐리건의 오른팔이 축 늘어지고, 갈곳없는 파워가 그대로 엘 데스캐리건의 몸을 밀어버리고 말았다. 비틀거리며 몇발자국 뒤로 물러난 엘 데스캐리건의 앞으로, 그레이트 다간 GX의 어깨가 쳐들어왔다.
퍼억!!!
- 크으윽!!!!
뒤로 부웅 떠 그대로 땅에 굴러버린 엘 데스캐리건. 그 오른팔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고, 왼팔은 어깨부분이 심하게 부서져 움직이지 못할것 같았다. 설상가상으로, 그레이트 다간 GX는 힘은 빠진듯 했지만 상처하나 없다는 것이었다.
- 치, 치잇.....!
[항복해라!]
- 항복하고 보내주면 고맙겠는데, 역시 그렇게는 못하겠지?
- 보내주면 책임지고 혼내줄수 있는데.
어느샌가 날아와 엘 데스캐리건의 앞에 내려온 엘 다크엔젤. 그녀와 교전을 벌이고 있던듯, 엘 가이아가 그레이트 다간 GX의 옆에 내려와 섰다.
- .......어머머, 다크엔젤은 농담도 잘하네....
- 농담이 아니야.
- .......치, 치잇. 역시 나는 미움받는거야?
- 썬더 바이킹. 엘 데스캐리건을 부축해줘.
[알겠습니다!]
두팔을 잃은 엘 데스캐리건을 어떻겐가 부축한 썬더 바이킹을 흘끗 보고, 엘 다크엔젤은 약간 떨어진 거리의 그레이트 다간 GX를 노려봤다.
솔직히, 엘 데스캐리건을 압도할 완력과 스피드라면, 그녀가 상대할수 있을지.
- .........역시 우리의 근육바보가 나와야 겠네...
"그에, 누아 바오냐오오오오오!!!!!!!!!(해석: 글쎄, 누가 바보냐고!!!!!!!!!!!)"
분명 카르카스의 목소리인데 이상한 발음에 놀라버린 엘 다크엔젤은, 머리를 홱 돌려, 언젠가 부터 썬더 바이킹과 엘 데스캐리건의 옆에 서있던 엘 데스카이져와 엘 타블리스가 서있었다. 엘 타블리스의 손에는, 카르카스와 네메시스, 데스트로이어가 서있었다.
- 아....저, 저기, 언제 나온거야?
- 19.875초 전입니다.
- ........정확하게 잴 필요없어.
- ........죄, 죄송합니다, 데스카이져님....
새로운 적의 출현에 당황한 그레이트 다간 GX였지만, 그는 침착하게, 아까 떨어뜨려버렸던 G캐논과 G발칸을 줍고는 그것의 총구를 엘릭서 스피릿들을 향해 돌렸다.
- .......저것이 그레이트 다간 GX야. 보통녀석이 아니라고...
- .......네메시스, 데이타는 다 모은거겠지?
"물론이야."
- 우리의 목적은 달성했다. 엘 데스캐리건이 당한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 이것 봐!!!!!!
엘 데스카이져의 말에 엘 데스캐리건이 불같이 화냈지만, 다른 엘릭서 스피릿들은 그것에 신경도 쓰지 않았다.
- 퇴각한다.
엘 데스카이져의 조용한 그 말에, 단번에 공중으로 날아오른 엘 타블리스, 그리고 엘 데스캐리건을 부축한 썬더 바이킹. 엘 데스카이져와 엘 다크엔젤은 약간 후에 날아올랐다.
[서라!!!]
"이 거리에서는 버스터다!"
- 알고있어, 네메시스!!!!
그레이트 다간 GX의 G 캐논과 G발칸이, G캐논을 선두로 둔 상태로 결합함과 동시에 그 위에 G 호크를 합체시켜 거대한 버스터의 형태를 나타내었다. 그것이 바로, 그레이트 다간 GX 최강의 무기, GX버스터였던 것이다.
- ........간다!!
그것과 동시에, 동료들의 앞을 가로막으며 손을 양 옆으로 떨친 엘 다크엔젤. 날개가 활짝 펼쳐지고, 동시에 손에서 붉은빛이 뻗어오르며 기다란 무언가를 형성했다. 눈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 빛의 결정체, 양손에 든것은 거대한 라이플이었다. 그것을 하나로 모아 그레이트 다간 GX에 겨눈 엘 다크엔젤. 그녀의 최고의 무기, '트윈 버스터 라이플'이었다.
- 타켓, 락온....
키이이이이잉...!!!!
GX 버스터가 그 총구에서부터 격렬히 에너지를 모으기 시작하고, 트윈 버스터라이플의 두개의 총구도 지지않으려는 듯 강렬한 빛을 내며 에너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빛은 한순간에 일어났다.
[GX 버스터, 발사--!!!]
- 치잇!!
콰아아아아앙!!!!!!!!!!!
빛의 발현과 잠시후의 굉음. 그것은 빛이 장대하게 뻗어나는 장면에 겹쳐지며, 서로를 향해 몰아쳐졌다. 두개의 빛의 기둥이 맞닿으며, 새로운 빛이 작렬한것은 직후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눈을 멀게할정도의 빛과 귀를 찢을정도의 폭발음, 그리고 남은 감각따위는 한순간에 날려버릴 충격파가 주위를 한순간에 덮었다. 동시에 일어난 폭연과 함께, GX 버스터의 갈곳없는 에너지가 그대로 하늘을 향해 뻗어나갔다.
[.....이긴건가!?]
폭연이 그의 시야를 가로막는것도 잠시의 일. 하지만 아까까지만해도 엘 다크엔젤이 있던 자리는 비어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는 듯 하늘 멀리로 시선을 돌린 그레이트 다간 GX는 그와 버스터 대결을 펼친 적의 로봇이, 날개를 아름답게 떨치며 그녀의 동료의 뒤를 따라 날아가는 것을 볼수 있었다.
[............적이지만 대단하고, 존경스럽군....]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린 그레이트 다간 GX.그의 머리 위로는, 해저의 용자들을 다 구한 베이스캐리어가 날아오고 있었다.
어쨌거나 엘릭서 스피릿은, 용자들에게 다시한번 뼈아픈 패배를 남겨주었다.
다음날 밤. 피아캐럿 제 2호점.
그럭저럭 전후처리를 끝낸 유우타와 마이토들은, 세이지들의 손에 끌려 피아캐롯으로 가고 말았다. 그 전투후 하루가 지나고도 우울하게 앉아있던 그들을 보다못한 세이지가, 그의 가게에 조촐하게 음식등을 준비하고 기분전환 하라며 만든 자리였지만, 그 자리에 있던 유우타와 마이토, 가이, 지현들은 도저히 즐길 기분이 아니라는 표정으로 축 하고 늘어져 있었다. 오히려 억지로 웃는쪽은, 세이지나 샐리나 미코토, 히카루등이었다.
"또 졌군...."
프렌치프라이를 집어먹으며 그렇게 중얼거린 마이토를 향해, 마주앉아있던 유우타는 약간 거북한 시선을 보내왔다.
"........완전한 작전 미스였어. 내 잘못이야."
"아니, 유우타 잘못이 아니야. 적들이 너무 대책없이 강했어."
"........그렇더라도, 조금쯤은 대비를 해둬야했어."
평소때와는 달리 약간 힘이 빠진듯하게 보이던 가이가 중얼거린 것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유우타와 마이토. 거의 이런 분위기니 어두워 질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쨌든 모두 잘 싸웠잖아! 지나간 일을 걱정하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짓이야. 자, 먹어먹어!!"
모두를 고무하려는 듯한 세이지의 말에도, 마이토와 가이, 지현은 약간 복잡하다는 표정이었다. 그것은 비단 어두운 표정만이 아니어서, 오히려 그렇게 외친 세이지가 약간 무안해질 지경이었다.
"왜그래?"
"............약간 복잡해..."
그러면서 턱을 어루만지는 가이. 유일하게 인간의 몸인 그의 얼굴, 그 턱에는 선명한 피멍자국이 나있었다.
"어이, 뭐가 복잡한데?"
"..............뭐랄까. 부딛친것은 두번이지만, 엘릭서 스피릿에게는 뭔가 다른 느낌이 뭍어나오고 있어..."
옆에 앉아있던 미코토를 위시한 모든이의 시선이 그에게 모아졌다. 유일하게 가이를 보지않은것은 마이토와 지현 뿐 이었다.
"다른 느낌?"
미코토가 묻는 말에, 가이는 약간 고개를 흔들면서 앞에있던 음료수를 집어들었다.
"글쎄, 뭘까....무언가, 득도한 사람들같은 기분이랄까."
"드, 득도?!"
"나와 상대한 카르카스라는 엘릭서 스피릿에게서는 순수할 정도의 투지가 비쳐지고 있었어. 그런 적이, 우리가 싸우고 있는 적이야..."
"악으로 치부하기엔, 선한 적이라고나 할까요."
마이토는 가이의 말을 그렇게 받으며, 들고있던 음료수를 마셨다. 부드러운 맛에, 향도 좋았다.
"선한적이라....?"
"뭐, 정의란 것은 누구에게나 다른거니까요....하지만, 그들은 싸움에 열중하지 않으면서 목표를 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다가....적에게 한수를 봐주기조차 했습니다. 제가 상대한 데스캐리건은."
그 말을 들으면서, 마이토는 마이트아머와 마이트 어드벤져의 경우를 생각했다. 마이트 어드벤져는 분명 치명상을 입었지만, 그의 AI는 거의 고스란히 살아남아있었다. 마이트아머역시, 끝장날수있는 상황에서도 적이 봐줬기에 살아남을수 있었다.
과연, 일단 한수 접어주며 봐줬던 걸까? 아니면 우연이었을까?
"..............엘 다크엔젤은, 엘 가이아에게 제대로된 공격조차 하지 않았어요. 원래 스파클 파워즈에게 가장 증오심을 품는게 엘릭서 파워즈인데.....서로가 죽을때까지 싸우는 자들이...."
지현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소리에, 마이토는 그의 상념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유우타는, 약간 어두운 얼굴이 된 지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은, 엘릭서 스피릿들은 우리를 봐주고 있다는 뜻?"
".............적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은게 아닐까."
마이토의 뜻밖의 말이었지만 의외로 동요는 적었다. 언제부터인지, 계속 무의식적으로 마시고 먹다보니, 다들 붉어진 얼굴에 눈도 약간 풀어지고, 기분도 굉장히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것을 알아차린듯, 세이지가 일부러 크게 말했다.
"뭐어, 걱정하지 말자고."
"예에, 그래요오. 근데 세이지씨이, 이게 뭐에요오?"
아까부터 대화에 전혀 참여하고 있지 못해서 음료수만 마시고있던 샐리의 혀는 약간 꼬이기까지 했다. 정도는 있지만, 완벽하게 '취한사람들'의 모습.
"아아, 그거. 내 특제 칵테일이지."
"카악테에이일? 서얼마 그으거어?"
히카루의 말도 약간 늘어졌다.
"응. 알콜농도 80%임에도 불구하고 술 특유의 향과 맛은 전혀 내지 않으며 오히려 부드러움을 강조한 내 특유의 칵테일이지. 모두, 맛 좋지? 너무 독하긴 해서, 음료수하고 섞었다."
"그으러엄 이거 술이잖아요오오오?"
'히꾹',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것 같았다.
"아암. 술이지."
".............아아, 기분좋군."
"누가 노래한번 불러봐라!"
유우타와 마이토의 풀어진 목소리에, 지현의 손이 번쩍 올라갔다.
"참가번호 1번~~~! 유~~지~~현~~!!! 벗겠습니다아!!!"
피아캐럿 제 2호 분점에서 시끄러운 환호성이 들리기 시작한것은 바로 직후였다.
"아앙...아프단 말이야. 살살좀 해줘 ♡"
오해의 소지가 농후한 톤과 대사에, 다크엔젤은 어두운 얼굴로, 바르고 있던 소독약을 세차게 비볐다.
"꺄아악!! 아프단 말이야!!"
"벌 받아야 돼. 억울하면 다치지 말라고."
"히잉....아픈데..."
말은 그렇게 하고있었지만 전혀 아픈표정은 아닌 데스캐리건. 다크엔젤은 한숨을 쉬며, 상처투성인 데스캐리건의 오른손에 다시 소독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그레이트 다간 GX와의 힘겨루기때, 조종간을 너무세게 밀어 피부가 많이 까져 있었던것 같았다. 깊은상처였지만, 그들에겐 이정도 상처는 소독약만 조금 바르면 며칠내에 흉터 조금만 남고 다 낫는다.
"그러니까 그렇게 정성껏 싸지 말라니까."
"...........안돼."
"정말, 붕대가 두꺼우면 싫다니까!"
"보기 싫어도 빨리 낫잖아."
"......역시역시, 착해착해~ ^.^"
싱긋싱긋, 밝게 웃는 데스캐리건과, 약간 부끄러운듯 약상자를 탁 덮고 그대로 거실을 나가는 다크엔젤. 잠깐 응시하다가, 데스캐리건은 그녀 왼쪽의 거실바닥에 앉아 게임을 하고있는 카르카스와 그녀 오른쪽의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고있는 데스카이져를 잠깐씩 응시했다.
가지고 놀 녀석이 없다.
"...................타블리스~!! 놀자~~!!!"
"저....식사 준비중이라...;;"
"....................네메시스~~!!! 놀자아아아~~!!!"
"데이타 정리중이다~!"
저 멀리 방문 안으로 들려오는 네메시스의 말에 맥이 탁 풀려버린 데스캐리건. 뭘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그냥 소파에 몸을 파뭍었다.
"하아....피곤하다....."
"그 대단한 체력도 오늘은 동이났나 보군."
이빨이 부러진 카르카스덕에 거실에 말을 할수 있는 녀석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응응. 요즘들어 무리하는 너한테 좀 나눠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시덥지 않은 농담을."
"그런데....뭐랄까. 너도 조금 물러진것 같더라? 스파클 파워즈를 끝장내지 않고 말이야."
".......어느 상황에서 당해버린 그쪽보다는 낫지."
".......시, 시끄러. 그녀석이 대책없이 세서 그랬던 거야!"
".......뭐, 아무튼 괜찮겠지. 물러져도.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일단 일을 하나 끝내고 생각해도 되는 일이다. 마음에 이끌려, 그들을 해치고 싶지 않다면, 그들을 죽이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데스카이져는, 보고 있던 신문을 천천히 접었다.
"지금은....어떻게든....살아남는게 중요하지."
힘을 가지고 싶은가? 계속 싸우고 싶은가?
싸움의 의미를 가지고 싶은가?
나하고 계약하자. 네가 너에게 힘을주고, 너를 싸우게 해주며,
너에게 싸움의 의미를 주겠다.
데스트로이어는 눈을 떴다.
그는 그만의 공간에 언제나 있었다. 싸움이 없는 때에는, 그는, 공간의 틈에 마련해둔 그만의 어둠속에 몸을 안주하기만 했다.
싸운다.
무엇을 위해.
모른다. 그저 싸운다.
그래서 싸워왔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않고. 그것이 이 나의 길이라 생각해 계속 싸워왔다.
그런데, 모르겠다. 이제는.
그 남자, 하인이라고 했던가....그 생기융합체와 싸운 후로는, 그렇게 까지 패배하며 왜 싸워야 되는지, 조금씩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체 왜 싸우는 것인가.
"힘을 가지고 싶은가?"
그때와 똑같은 질문이 나에게 다가온다.
"계속 싸우고 싶은가?"
메마른 입술이 천천히 대답을 그려간다. "그래."
"나하고 계약하자. 내가 너에게 힘을주고, 너를 싸우게 해주며, 너에게 싸움의 의미를 주겠다."
그 남자를, 그렇게 하면 이길수 있을까.
메마른 입술이 천천히 대답을 그려간다. "좋아."
웅크려있는 데스트로이어를 내려다보며, 엘릭서 스피릿. 아니, 이제는 다크로드 제 13위의 광(狂)의 군주, 에시온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파티의 시작이다, 스파클 파워즈, 용자, 엘릭서 스피릿. 네놈들에게 지옥을 맛보여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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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Episode]
[그림자용자GG] ........드디어!! 그들에게 기회가 왔다!~!!
[그림자용자GS] 그래, 이것이야말로 그들에게 활약할 기회다!! 드디어!! 어둠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그 서러움이 보상받을 기회가 온거야!!!!
[섀도우마루] .........피니쉬를 뺐긴게 마음에 안들었지만, 별로 서운하지는 않았는데.
[볼포그] .........별로, 대우가 차별되었던것은 아닙니다. 서운하지는 않습니다만.
[섀도우마루] .........너야 잠수함에 서포트머신에 활약까지 많잖아. 나는....
[비영] 저어....
[볼포그] 섀도우마루씨도 어쨌든 강하잖습니까. 너무 약하다는 소리도 들어오고 있기는 하지만.
[섀도우마루] .........크, 크윽...그건 내 잘못이 아니잖아!!!
[비영] 저, 저어.....저 말 좀 해도 되겠습니까?
[그림자용자GG] ..........아, 아무튼, 이들이 다음화의 주역이다.
[그림자용자GS] ............언제 빼앗길지도 모르는 주역이지만 말이지....
[그림자용자GG] 용자신화 엘 카디온 제 21화. [닌자열전].
[그림자용자GS] 자아, 이제 시대는 첩보전을 원한다!!!
[페이드] ........대체, 나는 왜 끼워넣는거야!!! 나는 닌자가 아니라고!!
[하 인] 활약이 없는게 닮았지.
[페이드] .......제, 제, 젠장....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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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은 당분간 쉽니다.
설렁설렁 20화가 끝났습니다. 자축, 자축.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2차 인기투표라도 할까요? 하하.
...........시험 보신 분들께는 축하를, 안보신 분들께는 격려를 드리며.
그럼.
격렬한 비평과 잔인한 감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