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인정받기를 원한다. 강아지도 인정을 받기 위해 주인과 눈을 마주치려고 눈동자를 돌돌돌 굴리고, 식물 역시 주인에게 인정받으면 더 잘 자란다고 한다. 아이들도 선생님에게, 부모님에게, 혹은 친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기도 하지만 때론 엉뚱한 방법을 쓰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고자질이다. 자신을 돋보여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상대방의 잘못을 일러바치는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그것이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잘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 나최고 역시 자신의 고자질 때문에 다른 친구가 곤란한 일에 처해도 그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냐는 표정을 짓는다. 이 동화는 아이들이 쉽게 행동할 수 있는 고자질을 소재로. 최고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변의 이르기 대장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르게 짚어준다.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지만 아이들의 고자질 습관과 그로 인한 친구들 사이에서의 왕따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고자질쟁이 아이들에게 무조건 고자질을 하지 말라고 야단을 치기보다는 이를만한 일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올바른 판단력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올바른 판단력을 키워줌으로써 친구의 좋은 점을 찾는 어린이가 될 수 있도록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목차
이르기 대장 나최고
코딱지 먹고 정신 차려라
우리 반 여자 깡패가 날 때리려고 해요
또, 일렀다!
바보같이 나는 울었다
나는 유치한 아이가 아니다
글: 조성자
1957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났다. 1985년 문예진흥원에서 주최한 ‘전국 여성 백일장’에서 동화 부문 장원을 했고, 그해 12월 ‘아동문예’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조성자 동화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재미있고 가슴 따뜻한 동화를 쓰고 있다. 작품으로 동화 『기차에서 3년』, 『도서관에서 3년』, 『화장실에서 3년』, 『딱지, 딱지, 코딱지』, 『하늘 끝 마을』, 『겨자씨의 꿈』, 『엄마 몰래』, 『나는 싸기 대장의 형님』, 『벌렁코 하영이』, 『하필이면 조은조』, 『비겁한 구경꾼』, 『이런 마음 처음이야』 등이 있고, 어린이 교양서 『신들의 나라 그리스』, 『마녀 이모와 피렌체를 가다』 등이 있다.
그림: 조은애
어린이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홈런왕과 대머리 슈퍼맨』, 『수돗물이 뚝!』, 『이르기 대장 나최고』, 『내 총을 받아랏! 두두두!』, 『어린이를 위한 목표 달성의 기술』 등이 있습니다.
줄거리
어떤 일에서든 최고가 되라는 뜻에서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 나최고.
엄마, 아빠가 바라는 대장은 달리기 대장, 심부름 잘하는 대장, 발표 잘하는 대장... 이런 것들이다. 그러나 나최고는 이르기에서 최고가 된다.
나최고는 같은 반 친구들의 잘못을 사사건건 선생님에게 이른다.
“선생님, 세희 색종이 안 가져왔어요!”
“선생님, 수학 숙제 안 해온 사람 벌주세요. 지수 수학 숙제 안 해왔대요!”
그뿐만 아니라 엄마에게 누나가 학교에서 벌서고 있는 것까지 일러바친다.
어느 날 최고는 반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느낀다. 반 친구들은 자신들끼리 귓속말을 하고, 최고와 눈이 마주치자 쌀쌀맞은 얼굴로 고개를 돌리는 것이 아닌가. 최고는 무인도에 혼자 있는 것처럼 외로움을 느낀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최고는 육포를 먹고 있는 경준이와 준철이를 발견한다. 방금까지 외로워하던 자신을 잊어버리고 준철이에게 육포를 달라고 하지만 준철이는 “이르기 대장에게는 주기 싫지.” 하며 최고의 눈앞에서 육포를 흔들며 약을 올린다. 화가 난 최고는 경준이를 떠밀었고 경준이는 최고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코피가 난 최고도 경준이에게 주먹을 날린다. 다시 경준이가 최고를 향해 팔을 뻗치는 순간 누나가 나타나 싸움은 끝났지만 최고는 서러움에 그만 울음을 터트린다. 최고는 누나에게 자신의 일을 엄마한테 이를 건지 묻는다. 그러나 누나는 고자질은 유치한 아이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혀를 쯧쯧 찬다.
다음날 학교 가던 중 소변이 마려워진 최고는 주변에 친구들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무 뒤로 가 소변을 눈다. 시원하게 볼일을 마치고 바지춤을 추스르던 그때 최고는 지수와 눈이 딱 마주친다. 수업 시간 내내 최고는 지수가 선생님께 이를까봐 계속 지수 눈치만 살핀다. 고맙게도 지수는 선생님께 고자질을 하지 않는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최고는 지수의 뒤를 따라가 자신의 주머니 속에 있던 공기알을 지수에게 건내준다. 방긋 웃으며 공기알을 집는 지수 표정에 최고의 가슴이 쿵쾅 뛴다. 지수를 좋아하는 마음이 싹트고 있는 최고는 고자질이 조금 시시하게 느껴진다. 이제 고자질과 안녕해야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