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9일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반영억 신부 복음;마태6,1-6.16-18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1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2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3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 여라.4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5 너 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6 너는 기도할 때 골 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 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17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18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 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하늘로부터 오는 상」 의학이 발달한 요즈음 M.R.I 를 통해 사람의 곳곳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PET-CT를 통해 암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마음은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아마 사람의 마음을 그렇게 들여다볼 수 있다면 많은 이들의 태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저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기 위해서 전신마취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다시 깨어나지 않으면 어찌하나? 하는 걱정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주교님께서 하신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사람의 속은 언제 드러나느냐 하면, 대수술을 받고 마취에서 깨어날 때인데 어떤 사람은 욕을 하고, 어떤 이는 숨겨놓은 애인의 이름을 부르고, 자녀의 이름이나 배우자의 이름을 부른단다. 그의 속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깨어나서 제가 한 행동을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십니다. 누구도 하늘의 그물을 빠져나갈 수는 없습니다. 순수한 의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최선을 다했을 때 결과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우리는 성공으로 부름을 받은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것에 부름을 받았습니다(성 마더 데레사).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지향과 과정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추합니다. 상을 받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주어진 몫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상은 주어지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 자체가 바로 상입니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거나 허풍을 떨어서는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 하느님 앞에 부끄러움만 더할 뿐입니다.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듣고 은인이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그것은 세상의 상일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늘을 추구하고 하늘로부터 오는 상을 받아야 합니다. 세상 것은 결국 모두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약속된 천상을 지향하고 지금 여기서부터 그 삶을 살아야 합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구애받지 않고 당당해야 합니다. 자선을 베풀든, 단식하든, 기도하든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선행이나 악행이 M.R.I보다 더 정확한 주님의 마음에 찍힌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히 나의 처신을 함부로 할 수 없는 법입니다. 지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그리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주님의 상급이 주어질 것입니다. 상을 보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온 마음을 쏟을 수 있으면 그것이 기쁨입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일이 결코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일이 아니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오로지 주님 마음에 드는 것으로 감사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길 바랍니다. 생색내기가 아닌 사랑의 진정성이 힘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성인은 숨어서 남모르게 일한다.”고 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입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청주교구 내덕동 주교좌성당 :반영억 raphael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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