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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숙 >
충남 서산 출생.
2007년 『에세이21』 등단
수필집 『아버지의 보따리』
「외발」외 4편(시)
두레문학상 (작가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송파지부 이사
메일: cks-1215@hanmail.net
3월의 아침
최경숙
아침 산책길
만삭의 임산부들을 만났습니다
겨우내 품었던 봄
가지마다 젖망울이 부푼 나무들
곧 몸을 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름표를 달고 서 있는 느릅나무도
강가에 한발 내려선 수양버들도
서둘러 산실을 차리고 있습니다
늘어진 가지 끝에 푸른 양수가 비치는 것을 보니
산도가 열리는 중인가 봅니다
샛노란 개나리 휘청거릴 때
나도 저물녘 산실에 들어
새벽 무렵 3킬로그램의 첫울음을 받아냈습니다
오늘따라 하늘도 강물도 말간 우윳빛입니다
어미들은 저 강을 마시고
갓난아이에게 젖을 물리면
사방에서 젖을 빠는 소리가 들리겠지요
3월의 실핏줄이 파랗게 물들고 있습니다
괜한 걱정
최 경 숙
괜한 근심을 했다
빨간 외발로 밥은 먹고 살 수 있을까
무섭고 아린 세상을 버틸 수 있을까
하얀 파라솔 아래
긴 의자 세 개 놓고 강바람 불러 앉힌 곳
외발 비둘기는 오늘도 혼자였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도르륵 도르륵 눈알 굴리더니
양쪽 날갯죽지 한껏 들썩거리며
한 발로 폴짝폴짝 뛰어 먹이를 찾는 척하다가
획 돌아서서는
한쪽 발목의 힘으로 공중을 휘감고 날아올라
포물선을 그리며 날았다
뽕나무 위를 건너고 늙은 느티나무를 가뿐히 훌쩍 뛰어넘어
가로등 꼭대기에 사뿐히 앉았다
그러나 비둘기도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울음에도 냄새가 있다
최경숙
새벽 운동길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의 이마에
첫발자국을 찍으며 걸어가다가
폭설에 갇힌
길잃은 새끼 고라니와
딱 마주쳤다
맑은 눈망울에서
울음 타는 냄새를 보았다
겁먹은 눈망울이
강줄기 따라 펼쳐진 억새 숲으로 겅중겅중 뛰어들고
나는 경계심을 풀었다
그는 길이 아닌 억새 숲으로 몸을 감췄다
어미는 어디 있을까
목까지 차오른 그리움이 피울음을 토해낼 때
울음 타는 냄새에 억새 숲이 술렁거렸다
고라니의 발목이 푹푹 빠지던 날
고라니도 내 가슴도 새까맣게 타서
겨울 하늘이 자욱하다
외발
최경숙
시린 강물 속에서 꿈많은 청년이 주검으로 실려 나왔습니다
가슴에 무덤 하나 묻고 살아가야 할 아비는
절반쯤 넋이 나가
잠결에도 허공을 쓰다듬고 없는 이름을 어루만집니다
그 강변에서 비둘기들이 모이를 쪼고 있습니다
무리 속에 섞이지 못하고
종종거리며 살아가는 외톨이 비둘기 한 마리
어디서 발을 잃었는지
외발로 모이를 찾아 부지런히 혼자 움직입니다
한발을 옮길 때마다 양쪽 날갯죽지가 한껏 움찔거려도
산목숨 입에 물고 폴짝거립니다
한 발을 잃은 아비도
여생을 절뚝거리며 살아가게 되겠지요
비둘기 빨간 외발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할머니의 수채화
최경숙
열아홉 살 꽃가마 타고
박달재 넘어온 할머니
일곱 평 꽃밭엔 함박꽃 구절초 백일홍 물봉숭아가 지천이다
할아버지 무지개다리 건너가시고
꽃물이 다 빠져서
요양병원으로 이사하던 날
꽃밭에 물은 누가 주느냐며 꽃 자식들 걱정이다
할머니 침상 위엔
자식 대신 언제나 꽃이 앉아 있다
정신 맑은 날
휠체어 산책길 들꽃 꺾어
손가락에 꽃반지 끼워드렸더니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신다
얼른 나아서 내 집에 가야 한다고
할머니 하얀 머릿속엔 지금 한 폭의 수채화가 있다
텃밭 끄트머리엔 상추 한 뼘 배추 두 뼘 심고
나머지 땅엔 울글불긋 봄꽃을 색칠하고 있다
유별나게 꽃을 좋아하는 할머니
사람 이름은 잊어버려도 꽃 이름은 다 기억하고 있다
귀환 歸還
최경숙
혜화동 할아버지 니콜라오 추기경
비 오는 날 핏빛 철쭉 동산에 누웠다
감나무 밑을 재잘대며 걷는 소녀들에게
“애들아 땅만 보며 떠들지 말고 하늘을 보고
감나무도 봐 가을을 느껴야지”
“할아버지나 많이 느끼세요”
낄낄대는 가벼운 대답에 멋쩍은 노인
“그래 할아버지 얘기한 것 취소다”
흘린 말 얼른 주워 담았다
태산 같은 위엄과 능력을
속에 감추고 한껏 낮추는 법을 가르치고
전 재산 8백만원 탈탈 털어
무료급식소 아이들 밥상 차려놓고
딱 한 평 성직자 묘역 동산으로 귀환했다
구순의 노인이 더 내어놓을 것은 각막뿐이라면서
길 하나 사이에는
최 경 숙
화장장 옆 교수대 앞
가랑비가 아픔을 닦고 있다
꽃다발과 이글거리는 기름 램프는 소녀의 슬픈 눈매다
폴란드 명은 ‘오슈비엥칭수용소’, 영화 ‘신들러리스트 현장’
마지막 벗어둔 안경테가 산더미인데
양 갈래로 곱게 땋아진 채로 금발이 싹둑 잘려
헝클어지고 뒤엉켜서 수북히 쌓인 방에는 소녀가 울고 있다
독가스가 뿜어나올 듯한 생체실험실
손톱으로 피가 나도록 허공을 긁다가, 벽을 긁다가
몸부림친 붉은 핏자국이
아직도 비릿한 통증으로 벽에 묻어있다
화장장 지하에는 레일을 깔아 슬픔 한 줌을 밖으로 내보냈다
길 하나 사이엔 천국과 지옥이 아직도 공존한다
왼쪽에는 화장장이, 오른쪽엔 그들의 아지트 2층 양옥집
죄 없는 영혼들이 화구 속으로 던져질 때 ...
양옥집 마루엔 경쾌한 선율이 흐르고 술잔 부딪치며
현란한 몸짓으로 흐느적거린다
그 섬에 갇히다
최경숙
방문이 쾅 닫히고
문 앞에 X자 스프레이
못질을 단단히 쳤다
죄명은 무서운 전염병 확진자와 단 5분 접촉한 죄
서류를 잠깐 건넸을 뿐인데
모두가 갇혀야 했다
억울한 그녀는 세상과 단절된 섬에 갇혔다
2주간 독방 수감생활
화장실 하나 달린 다섯 평 방 하나
식사는 문 앞에
콩밥과 나물 뭇국 김치
시간이 흐를수록
혼자만의 칙칙한 침묵에
무기력이 등에 붙고
식은땀과 붉은 미열은 공포에 가깝다
21세기 코로나 바이러스는
14세기 페스트보다 힘이 더 세 보인다
살꽃
최 경 숙
비바람 맞고 스러진 꽃을
메스 잡은 손이 들어 올렸다
작약이 흐드러졌다
진분홍 함박꽃은 두 볼이 발그스레하다
중국에서는 미인을 말할 때
앉으면 모란이요 서면 작약이고 걸으면 백합이라는데
눈이 맑고 예쁜 내 친구는 작약이다
본디 생명은 비리고 아픈 것이라지만
얼룩진 마음 한 자락에
깊숙이 박힌 고통의 뿌리가 가슴에 암덩이를 낳았고
슬픔을 도려낸
꽃이 진 자리에
의사는 가장 화려하고 탐스런 함박꽃을
밴 살에 심고 물을 주었다
향기가 담을 넘지 않아도 가장 아름다운 살꽃이다
미라보다리 아래 센강이 흐르면
최 경 숙
고요한 강물에 달이 잠기면
내면에 실개천이 흐른다
스물다섯 풋풋한 여자가 연분홍 실크 원피스 입고
부잣집 시종이와 과대표인 종국이에게
사랑과 우정을 날실과 씨실로 엮어 널뛰기를 시켰다
복학생들과 명동 욕쟁이 할매 국밥집, 삐그닥거리는 2층 계단을 기어오르고
걸쭉한 육두문자 넣어 끓인 뚝배기와 막걸리 한 사발 놓고
괴테를 부르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소환해도 강물은 휘청거렸다
종국이가 여자의 구두를 끌어안고
시종이도 핸드백을 먼저 낚아채고
“ 집이 어디죠? 바래다 드릴게요”
시치미 뚝 떼고 “센강 주변에 살아요 ” 하하하 눈 네 개가 휘둥그레졌고
“뭘요 미라보다리도 있는걸요”
두 남자는 번갈아 센강가에서 서성였고
셋 사이엔 우정과 사랑이 반쪽씩 붉게 익어갔다
그러나 결국
미라보다리 아래 실개천이 흘러도 사랑은 흐르지 못했다
이정표
최경숙
밤새 눈이 내려
세상의 발자국은 모두 지워지고
오직 순백의 세상이다
새벽 운동길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의 이마에
첫발자국을 찍으며
조심조심 걸어간다
뒤에 오는 사람 이정표 되길 바라며
그때,
그와 딱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쿵쾅거려
발걸음이 어지럽게 갈지자를 쓴다
세상에
마천루 123층 동네에 고라니라리!
다행히
그와 나는 얼른 경계심을 풀었다
그는 길이 아닌 억세 숲으로 몸을 감췄다
어지러운 이정표가 억세 숲으로 이어져 있다
콜로세움
최경숙
멀리서 보면 토기로 빚어 초벌구이한 둥근 옹기
천막 벨라리움 쳐서 비나 햇빛 막았다는데
2천 5백 개 돌 빼다 베드로 성전 짓느라
살점 떨어져 나간 그릇이지만
안에 들어서면 작은 도시다
선혈이 낭자한 살육현장에도
묘한 낭만은 살아 있고 숨은 마력麿力이 있어
보름달 뜨면 거추장스러운 옷
훌훌 다 벗어던진 나체가 된다
물이 찰랑찰랑 채워지고
해상전투가 시작되면 군중들은 오금이 저리고 숨이 막힌다
광대들은 흥을 돋우고
사자 호랑이 표범은 으르렁거리며 날뛰다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죄수 노예 포로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물속으로 붉은 비가 쏟아지고
승리한 검투사 목숨은 황제의 엄지손가락이
하늘 높이 치켜 올라가면 살고 아래로 향하면 ...
5만 명 군중들 일제히 갈채를 보낸다
잔혹한 무사들의 거친 숨소리가 아직도 들린다
짐꾼
최경숙
몸 하나로 밥을 버는 저 짐꾼
화산의 벼랑 끝을 걷는 저 발에는 열 개의 눈이 있다
90도 깎아지른 바위산 암벽 한 뼘 돌계단
긴 막대기 양 끝에 짐을 매달아
한쪽 어깨에 걸치고 곡예사처럼 춤을 춘다
마른 빵 하나 입에 물고 다섯 시간을 오르내린다
웬만한 산 하나 옮겨 놓을 인생의 무게
열둘 식솔들이
짐꾼 어깨 위에 날마다 매달린다
아득한 천 길 낭떠러지 위
짐꾸러미보다 두려운 게 있다
“화산의 뜻을 받아 산으로 오리~ ”
호탕하게 부르는 노래가 공포를 밀어낸다
바람은 자꾸 남자를 흔들어댄다
하늘이 내려다보다 안쓰러운지
슬며시 내 등 뒤로 물러나 앉는다
[수필]
외발로 살다
최 경 숙
유리처럼 맑은 강물은 이마에 손을 대보면 열이 펄펄 끓기도 하고 때론 손이 시릴 때가 있다, 창가에 비친 저녁이 평화로워 보여도 가슴을 열면 저마다 절절한 사연들을 목에 매달고 살아간다.
얼마 전 가랑비 내리던 날,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이 시린 강물 속에서 주검으로 실려 나왔다. 늦은 밤 한강시민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 변을 당한 것이다. 사고 현장으로 달려온 시민들은 청년이 살아서 걸어 나올 것이라 믿고 있었는데 뜻밖의 모습을 직면하고는 안타까운 마음에 웅성거렸다, 자식을 둔 부모들은 남의 일 같지 않은 듯 꽃을 다 피우지도 못한 주검 앞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 그 청년의 아비는 반쯤 넋이 나간 모습이었다. 멀쩡하게 걸어서 나간 자식이 한강에서 젖은 모습으로 실려 나왔으니 피가 솟구치고 사무쳤을 것이다. 며칠 사이에 나이 오십 된 중년의 머리엔 흰서리가 내려앉았고 갑자기 초로의 노인이 되어버렸다. 식음을 전폐하고 온몸으로 울면서 경찰서로 방송국으로 뛰어다니며 사인死因만이라도 알고자 했지만 달 포가 지나도록 시원한 답은 듣지 못했다. 꿈을 꾸고 있는 듯 답답하기만 했다. 사방 매스컴에서는 그럴듯한 루머들이 한껏 부풀려 날아다녔고 그럴수록 아비의 가슴은 점점 더 타들어 갔다. 이 모든 현실이 꿈이였으면 좋으련만.
요즘 결혼을 하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다. 아니,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못한다고 항변한다. 설사 결혼을 한다 해도 자식을 아예 낳지 않거나 아니면 한 명 정도 낳아서 부모세대처럼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허리가 휘도록 희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하나뿐인 자식이라서 더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공을 들여 키울수 밖에 없다
저 청년의 아비도 공교롭게 자식이 딱 한 명뿐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또 다른 자식이라도 남아있었더라면 이럴 때 곁을 지켜주고 눈에 보이는 자식에게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한강 변에서 아침 운동을 하다 외발인 비둘기 한 마리를 만났다. 그 비둘기는 사고사였는지 아니면 태생이 외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신기하게도 다리가 하나뿐이었다. 외발로 살다 보니 무리 속에 섞이지 못한 채 혼자서 열심히 모이를 쪼고 있어 자꾸만 시선이 갔다. 아마도 다리가 절뚝거리고 마음마저 위축된 탓에 세상밖으로 한발 비켜서서 혼자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모양이다. 한편으로는 두 발로 살아도 힘든 세상인데 외발로 모이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못습이 놀라웠다.
두 발로 살다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한 발로 살아가려면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했을까. 수없이 넘어지고 주저앉으면서 뼈가 시리도록 외로웠으리라. 외발 비둘기는 발을 옮길 때마다 양쪽 날갯죽지가 한껏 움찔거렸는데 용케도 균형을 잘 잡아서 넘어지지는 않았다. 한참을 응시하고 있자니 산목숨 입에 물고 폴짝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한없이 안쓰러웠다. 그리고 불현듯 청년의 아비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청년의 아비도 어느 날 갑자기 한 발을 잃고 말았지 않은가. 우리 정서상 부모에게 자식은 한 발이 아닌 어쩌면 전부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두 발로 서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한발로 비둘기처럼 넘어지고절뚝거리면서 새로운 여정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두운 터널의 끝은 아득해 보인다.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 할 아비는 아직도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날마다 애간장이 타들어 가서 잠결에도 사라진 발이 허전해 허공을 쓰다듬고 없는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수없이 어루만질 것이다. 가지 잘린 나무가 환지통을 앓듯이 죽은 아들의 아비도 밤마다 지독한 통증에 시달릴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이 아비 가슴을 깊게 파고들 테고,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 방안을 들여다볼 때마다 자신을 꼭 닮은 분신의 빈 그림자를 눈으로, 손끝으로 한동안 어루만지겠지만 먼 길 떠난 자식이 돌아 올리는 만무하다.
본디 우리 삶은 비리고 아픈 것이라지만, 어느 날 갑자기 가슴에 자식의 무덤을 만든 아비에게는 그 어떤 형벌이나 마찬가지였으리라. 슬픔의 덩어리가 몸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선다. 누구 말처럼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곳곳에 죽음의 지뢰를 용케 피해 가는 길목인지도 모른다.
지구촌에서는 지금도 코로나 전염병으로 수천 명이 하루아침에 세상을 등졌고 나라가 아비규환이 되고 있다. 갑자기 지구촌 곳곳이 통곡의 땅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만큼 우리네 인생은 삶과 죽음의 쉼 없는 교차점을 통과하고 있는, 아슬아슬한 곡예같은 여정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누구나 어려움이 닥치면 삶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삶은 거저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매 순간 죽음의 지뢰를 피해서 어렵게 살아가는 꽃과 같은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삽시간에 피고 지는 꽃처럼 덧없이 느껴질만큼 매 순간 위태롭기 때문이다.
오늘 만난 저 비둘기의 빨간 외발이 자꾸만 추워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사방엔 봄꽃이 만개했는데.
(독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행간처리를 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