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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일은 황금연휴용이 아니다
이정민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부 언론 보도가 선거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언론이 선거일을 어떻게 보도하느냐는 유권자 인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는 선거일을 마치 ‘보너스 연휴’처럼 소비하려는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선거 낀 휴일. 6월 2일 휴가 내면 나흘 연휴’(SBS), ‘휴가 내면 또 4일 쉰다. 6월 3일 선거일에 웃는 직장인들’(이데일리) 등이 그것이다. 이 보도를 보면 5월 황금연휴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6월 선거일을 황금연휴 시즌 2를 위한 사다리로 인식하게 한다.
특히 세계일보는 5월 10일자 기사 ‘6월에도 황금연휴? 직장인들 연차계산기 다시 돌린다’에서 ‘사전투표를 미리 마치고 여행을 떠나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언급한다. ‘투표도 하고, 휴가도 즐기자’라는 컨셉의 단기 해외여행 상품이 발빠르게 출시되고 있다면서 ‘여행·항공업계는 황금연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특히 화룡점정은 ‘많은 직장인들이 선거일을 단순 투표일이 아닌 워라밸 실현의 기회로 받아들인다’는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다. 그러면서 ‘사전투표 참여율을 높이고 투표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이 사회적 과제’라고 덧붙인다. 투표 참여를 장려한다는 명분 아래, 사전투표로 ‘의무’를 끝낸 뒤 여행으로 ‘보상’ 받자는 논리를 사실상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필자에게는 황금연휴로 어그로를 끌고 결론적으로는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듯한 뉘앙스로 읽힌다.
선거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이유는 분명하다. 모든 유권자에게 공평하게 투표할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이는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국가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주권 행사일이다. 사전투표는 투표 당일에 참여하기 어려운 유권자들을 위한 보완적 수단일 뿐이다. 본투표일을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날’로 대체하라는 허가증이 아닌 것이다.
언론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다. 공공성과 책임을 지닌 사회적 기관이며, 시민의 판단을 돕는 나침반이다. 투표의 중요성을 온전히 전달하고, 유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자각할 수 있도록 안내할 의무가 있다. 참정권이라는 공적 가치를 개인 여가 소비와 동일선상에 놓는 순간, 언론은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는 셈이다.
참정권은 연차처럼 ‘계산’하거나 여행처럼 ‘계획’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사전투표라는 플랜 B 때문에, 선거일을 휴가로 플랜 A 할 수 있게 됐다. 즉 구조적으로 플랜 A는 플랜 B에 종속돼 있다. 사전투표 이후에도 표의 행방을 가늠할 변수들이 등장할 수 있다. 황금연휴를 즐기는 대신 그 현장을 지켜보고 본선거일에 주권을 행사하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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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청년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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