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의 아들 단주를 사랑했지만
나라와 백성을 다스릴 재목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요임금은 천하를 다스리는 공적인 대의를 위해
아들을 희생시키기로 마음을 먹었다.
천하의 어진 인재를 얻고자 후계자를 물색하던 요임금은
허유(許由)라는 현명한 은자가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허유는 바른 자리가 아니면 앉지 않았고,
당치 않은 음식은 입에 대지 않고 오직 의를 따르는 사람이었다.
요임금은 그를 찾아갔다.
허유는 밭을 갈고 있으면서 요임금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요임금도 자기가 왔음을 알리지 않았다.
허유가 일을 마치자 요임금이 비로소 말했다.
"태양이 떴는데도 아직 횃불을 끄지 않는 것은 헛된 일이요.
청컨대 천자의 자리를 받아주시오."
허유가 사양하며 말했다.
"뱁새는 넓은 숲속에 집을 짓고 살지만
나뭇가지 몇 개면 충분하며,
두더지가 황하의 물은 마셔도
배만 차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비록 음식을 만드는 포인이
제사 음식을 만들지 않더라도
제사를 주관하는 제주가
부엌으로 들어가지 않는 법입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허유는
기산(箕山)이란 곳으로 자신의 거처를 옮겼다.
그러나 요임금은 다시 그를 찾아가
구주(九州)의 장(長)이라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물론 허유는 단호히 거절했다.
워낙 세상의 권세와 재물에 욕심이 없었던 허유는
그런 말을 들은 자신의 귀가 더러워졌다고 생각해
영수(潁水)하는 강의 기슭에서 흐르는 강물에 귀를 씻었다.
때마침 소 한 마리를 앞세우고 지나가던 친구 소부(巢父)가 이 모습을 보고 허유에게 물었다.
『왜 귀를 씻으시오?』
『요임금이 나를 찾아와 나에게 천하를 맡아달라는구려.
이 말을 들은 내 귀가 혹여 더럽혀졌을까 하여 씻는 중이오.』
이 말을 들은 소부는 큰소리로 껄껄 웃었다.
『왜 웃으시오?』
『당신이 숨어 산다는 소문을 퍼트렸으니
그런 더러운 말을 듣는 게 아니오.
모름지기 은자란 애당초부터
은자라는 이름조차 밖에 알려서는 안되는 법이오.
한데 당신은 은자라는 이름을 은근히 퍼뜨려
명성을 얻은게 아니요?』
그러고 나서 소부는 소를 몰고 강물을 거슬러올라갔다.
한방 먹은 허유가 물었다.
『소에게 물은 안 먹이고 어딜 올라가시오?』
소부가 대답했다.
『그대의 귀를 씻은 구정물을
소에게 먹일 수 없어 올라가는 거요.』
뒤에 허유가 죽자 요임금은 그를 기산 위에 묻고
그 의 무덤을 기산공신(箕産公神)이라 하엿다.
이 두 고사(高士)의 지조와 절개를 일러
기산지절(箕山之節) 또는 기산지조(箕山之操) 라 부른다.
이런 고사(故事)가 일상이 되는 그런 시대가 빨리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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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순의 도가 다시나온다는 그러는데 나자신은 어덯케 하고있는지 생각해봅 니다........
어사님 감동적인 글 감사합니다(__)
뱁새가 깊은습속에 등지를 튼다해도 나무가지 하나면 족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그작은배를 채우는데 볼과하다 ,,,,,,욕심에대해서 다시한번생각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