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스페이스몸 수업에서 청주 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최제헌 작가의 ‘부표-Floating’전시를 보았다.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무심코 작가의 작품을 마주칠 수 있었다. 부표를 나타내는 듯한 노란 원들은 마치 이정표처럼 전시장 안에서 관람객을 안내하고 있었다. 안내받음과는 다르게 설명 없이 마주 한 작가의 작품들은 조금 난해하기만 했다. 스티로폼 호스, 커다란 버클, 와이어, 철판 등 미술과는 약간 거리가 먼 재료들이 작품으로서 결합되어 있다. 전시장은 공사판, 아니면 한창 작업 중인 작업실 같았다.
나는 커다란 천막으로 된 작품 사이를 걸어보기도 하고 재료로 쓰인 우그러진 거울지에 자신을 비춰보기도 했다. 공사재료로 쓰일법한 작품의 재료들은 생뚱맞음과 강렬한 색깔로 내 눈을 사로잡았다. 그 강렬함 뒤, 전시장 곳곳엔 작품들을 하나의 유기체로 합쳐주는 작은 ‘디테일’들이 존재했다. 모르는 채 지나갈 뻔한 색테이프칠, 연속되는 오브제들을 하나하나 찾는 묘미는 전시를 더 흥미롭게 했다.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건축자재들을 점, 선, 면의 오브제로 단순화시켜 본래의 의미가 흐린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예술을 정하는 기준도 흐려놓는 법 했다. 그 난해함 속에 캔버스 안 하나의 그림같이 주변과 조화하는 작가의 작품들은 재미를 줬다.
평소 설치작은 잘 접하지 못했는데 이런 전시가 있어 유익했다. 아직도 작가의 작품은 내게 난해하지만 '공간 드로잉'이란 작가가 자신의 작품 작업 스타일을 칭한 용어를 듣고 나니 알법하다. 무엇보다 청주에 이렇게 좋은 문화공간이 있다는 게 맘에 들었다. 시간이 날때 종종 들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