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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8일 목요일. 맑음 호텔은 맘에 든다. 역에서 조금 먼 것이 흠이지만 요금도 저렴하고 시설도 깨끗하고 에어컨도 빵빵, 편안하다. 7층에 있는 식당에서 먹는 아침식사도 맘에 든다. 아침 6시 40분에 식사를 한다.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식사는 풍성하다. 길거리에서 사 먹는 음식도 맛이 있지만 호텔에서 제공되는 아침식사는 가정 같이 편안하고 여유가 있다. 여기도 콩물이 준비되어 있어 반가웠다. 황토색 가루로 된 반찬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쌀죽에 넣어 먹으면 심심치 않다. 오늘의 일정은 일월담에 다녀오는 것이다. 숙소를 나와 이지카드로 버스를 탔다. 역으로 간다. 어제 미리 예매해 둔 일월담 행 버스를 타기위해 역에서 내려 간성담으로 걸어간다. 사람들이 많다. 얼른 줄을 섰다. 7시 45분 버스 한 대가 도착한다. 남투객운(南投客運)이라고 씌어 있는 대형버스다. 차례대로 줄을 서서 타는데 맘이 조마조마하다. 우리까지 탈 수 있을까? 겨우 우리까지 차에 올랐다. 아내와 함께 앉지 못하고 떨어져 앉게 되었다. 그래도 탈수 있다니 감사할 일이다. 역 앞에서 차는 멈추지 않고 그냥 간다. 역 앞에서 기다렸으면 큰일 날 뻔했다. 시내를 벗어나자 고속도로로 달린다. 길은 잘 닦여 있었다. 도로 사정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마을에 잠시 쉬더니 몇 명이 내리고 또 출발한다. 구족문화촌이라는 말이 보인다. 마침 우리가 탄 버스는 구족문화촌을 경유해서 일월담으로 가는 버스 였다. 구족문화촌을 경유하지 않고 가는 버스가 대부분이다. 먼저 이곳을 구경하고 일월담으로 가기로 맘을 먹었다. 우리는 원주민 테마파크인 구족문화촌(九族文化村 지우주원화춘)에서 내렸다. 대만에는 9개 부족이 아니고 아홉 색깔 무지개 16부족이 있단다. 타이완의 대표적인 원주민 테마파크로 타이완 중부 난터우 현(南投縣)에 위치해 있다. ‘구족’이란 타이완에서 현존하는 9개의 원주민 종족인 야미족(Yami, 雅美族), 아미족(Amis, 阿美族), 아타얄족(Atayal, 泰雅族), 사이시얏족(Saisiyat, 賽夏族), 츠우족(Tsou, 鄒族), 브눈족(Bunun, 布農族), 프유마족(Puyuma, 卑南族), 르카이족(Rukai, 魯凱族), 파이완족(Paiwan, 排灣族)을 지칭한다. 이들 원주민을 주제로 한 9개의 마을이 있어 타이완의 전통 민속 문화를 좀 더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구족 문화촌 문화 광장에서는 매일 시간을 정해 전통 무용을 공연한다. 또한 이곳은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 테마파크로도 유명한데, 원피스 마니아들이 좋아할 조형물들이 곳곳에 있으며 극장 안에서는 〈원피스〉 3D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잘 정돈된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유럽식 정원이 있고 캐러비안 스플래시, 자이로드롭, 롤러코스터, 바이킹, 풍선기구, 회전목마 등 신나는 놀이기구도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어 가볼 만한 곳이란다.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을 가고 있고 원주민들의 다양한 축제 및 마을 이벤트와 부족들의 가옥 및 생활풍습, 다양한 먹거리와 수십만 그루의 침엽수림이 있다. 구족문화촌은 연속 20여 년 동안 대만 관광국의 최우수 유원지 평가를 받았고 여행 관광지 선정 기관인 미슐랭에 의해 구족 문화촌과 르웨탄 케이블카가 추천 선정된 곳이다. 명실상부한 대만 최대의 원주민 테마파크다. 우리나라 민속촌과 에버랜드를 합쳐놓은 것 같다. 17세기부터 중국의 한족들이 이주하면서 그들의 전통 문화는 조금씩 사라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독지가가 지난 1986년 우리 돈 120억 원을 기부해 이 문화촌을 세웠단다. 오른쪽에는 복길산(卜吉山 Mt.Buji)이 버티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차량들도 많이 들어간다. 안에 주차장이 있나보다. 커다란 톨게이트 같은 대문의 끝 부분으로 사람들이 들어가길래 따라간다. 갑자기 표를 검사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뭣도 모르고 들어가던 우리는 당황해서 그 자리에 섰다. 표가 있어야 한단다. 앞에 가던 여학생 둘이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우리를 데리고 표 파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거기에서 자기들이 산 학생 표를 2장 사 준다. 성인 표 값의 반값이다. 그렇게 해도 되는 것 같았다. 함께 당당히 표를 보여주고 들어갔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10여명이 함께 놀러온 것 같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잔다. 즐거운 마음으로 이에 응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자동 입장권 출입구가 나타났다. 당당히 기계에 표를 체크하고 들어갔다. 검사하는 사람도 없다. 이렇게 저렴하게 입장을 끝냈다. 광장에는 커다란 원목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고 사람들이 복잡하게 몰려있다. 여학생들은 놀이기구 쪽으로 사라지고 우리는 민속촌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구족 문화촌을 구경하면서 올라간다. 원주민들의 문화와 생활을 본다. 대나무집, 돌집, 목재로 지은 집, 초가집도 있다. 사는 곳의 자연을 이용한 집들이다. 간간히 원주민들이 운영하는 가게도 보인다. 집에 들어가 보면 식기류와 농기구들이 다양하게 걸려있고 침실에서 그들의 삶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친근한 도구들이다. 우리의 옛 모습과 비슷하다. 절구도 보이고 대나무를 이용한 돗자리와 바구니들도 보인다. 옥수수를 걸어서 말리는 모습도 비슷하다. 흔들리는 치아에 실을 걸어 빼주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커다란 남근상이 있는데 그 앞에 바라보는 어설픈 조각상이 더 재미있다. 파이완 족은 만다린 어의 고유 언어를 사용하고 전통적으로 다신교를 믿는다. 파이완족의 조상들은 파이완이라고 불리던 다우산에 살았다고 한다. 파이완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지배자는 토케톡 족장인데 18개의 부족을 통합했다. 파이완족은 세습제가 있었고 결혼도 다른 부족과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혼을 하려는 남자는 나무를 최대한 많이 베어 결혼하고 싶은 여자 집에 갖다 주는 풍습이 있었단다. 이들은 양손에 문신을 하는 풍습도 갖고 있단다. 파이완 족은 용감하여 전쟁을 잘 했고 특히 머리 사냥꾼으로 무시무시한 명성을 갖고 있다. 전쟁에서 머리 사냥을 끝내고 돌아오면 여자들은 노래를 부르며 환영했다고 한다. 적의 머리는 돌기둥에 걸어두고 머리카락은 점술에 사용했단다. 태아족은 문신을 뜻하는 타투라는 단어와 비슷하다. 태아족 여자들은 방직 기술이 뛰어났는데, 우수한 기술자에게는 문신을 하여 표시를 했단다. 태아족은 선교사가 일찍이 들어가 대부분이 기독교인이란다. 그러고 보니 많은 부족들이 문신을 했는데 남녀 구별이 없이 문신을 한 것 같다. 특히 얼굴에 문신을 하여 무섭게 보인다. 유리구슬을 만드는 부족도 보인다. 연못에는 칼라풀한 잉어들이 가득하다. 물고기들의 모습이 가을 산에 단풍든 것 같다. 엄청 많은 잉어들이 입을 벌리고 몰려다닌다. 부엉이가 많이 만들어져 있다. 만들어진 부엉이들은 츠우족의 수호신이란다. 태아족은 문신을 뜻하는 타투라는 단어와 비슷하다. 태아족 여자들은 방직 기술이 뛰어났는데, 우수한 기술자에게는 문신을 하여 표시를 했단다. 아메이족은 주로 벼농사를 지었기에 볏짚으로 지붕을 한다. 모계 친족 사회로 처가에서 거주하는 풍습을 갖고 있다. 아메이족의 조상은 대나무와 거석에서 탄생한 여자와 남자가 나와서 혼인을 하여 아메이족이 시작되었다는 탄생 설화도 갖고 있다. 다위족은 바다 근처에서 자리를 잡은 부족이다. 배를 타고 고기를 잡는 모습이 만들어져 있다. 여인들은 바다에 나간 남편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풍습을 갖고 있다. 모나루다오 (막나노도 莫那魯道)의 쪼그리고 앉아 있는 동상이 보인다. 이는 시디크족의 족장으로 우서사건을 일으킨 인물이다. 우서사건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일본의 경찰대를 공격한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일본의 기관총과 항공기가 동원되어 약 900명이 죽었다고 한다. 모나루다오는 일본 유학까지 다년온 지식인 이었다. 일본 총독부의 토지개혁과 통제에 불만을 품고 항거했단다. 민속놀이를 직접 시연해 주는 작은 광장도 있다. 긴 창으로 대나무 공을 먼저 차지하는 게임이다. 구족문화촌의 행사장인 제전회소(祭典會所)에 도착했다. 민속공연을 보여주는 장소다. 아직 공연이 시작되지 않아 옆에 있는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박물관에는 전통 목조 주택에서 사용한 목재들이 많이 보인다. 목재 하나하나에 정교한 조각들이 인상적이다. 염소 뿔을 이용한 여러 가지 모양이 보인다. 다양한 색상의 옷감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을 나와 공연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20여명의 남녀가 민속의상을 입고 공연을 한다. 돼지도 잡고, 씨앗도 뿌리고 춤을 춘다. 모두 함께 손에 손을 잡고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추수감사절이나 봄에 씨앗을 뿌리기 전에 하는 행사 같다.
공연을 구경하고 조금 더 올라가니 이제 일월담으로 넘어가는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나온다. 관산루라는 건물이 있다. 케이블카를타기위해 세워진 건물이다. 특이한 모습이다. 이곳을 오르며 내려다 보는 전경이 멋지다. 일월담에서 넘어 오는 사람도 있고 또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 요금을 내야하는 지 궁금해 하며 올라가니 그냥 타고 간다. 케이블카 색깔은 세 가지다. 붉은색은 행복, 노란색은 건강, 생동감(Lohas), 청색은 생태라는 의미가 있단다. 르웨탄 케이블카는 타이완에서 처음 민영으로 운행되는 것으로 르웨탄과 구족문화촌 구간을 오간다. 총 길이는 1877m에 달하며 최장 높이가 1044m에 이르기 때문에 케이블카에서 산세에 둘러싸인 일월담의 모습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이전에는 일월담에서 구족문화촌 까지 버스를 타고 약 25분 정도 가야했는데, 케이블카가 생긴 이후 10여분으로 단축되었을 뿐 아니라 구족문화촌 입장권을 구매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일월담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기분 좋게 산을 넘어간다. 내려가면서 호수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눈을 즐겁게 한다. 뒤 따라 오는 케이블카를 돌아봐도 재미있게 앞에서 다가와 스쳐가는 케이블카를 봐도 보기 좋다. 호수 주변에는 높은 빌딩 2개가 보인다. 드디어 일월담(日月潭 르웨탄)에 도착했다. 둥근 지붕이 인상적인 케이블카 탑승장을 빠져나오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시설을 주제로 한 수채화가 벽에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기차, 꽃, 민속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그림 속에 있다. 난타우 현에 위치한 일월담은 타이완 10경으로 타이완에서 가장 크고 높은 지역에 있는 호수이다. 호수 중앙에 있는 라루다오를 기준으로 호수의 서쪽은 초승달을, 호수의 동쪽은 둥근 해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월담은 시간과 장소, 그리고 날씨에 따라 호수의 색깔과 모습이 변하는 천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른 아침에 호수를 첩첩이 둘러싼 산들과 함께 물안개가 낀 호수풍경은 그야말로 무릉도원에 온 듯 한 느낌을 준다는데........ 우리가 도착한 케이블카는 일월담 여행의 시작점이라고 하는 수이서관광안내센터가 있는 반대편에 도착한다. 이사다오 부두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간다. 호수를 바라보면서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를 나무 데크로 잘 만들어 놓았다. 맑은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다. 고개를 들면 멀리 현광사 절이 보인다. 일월담의 해와 달이 만난다는 곳이다. 일월담에서 약 2.5km 떨어진 현광사는 1955년에 지어졌다. 원래는 현장대사의 사리를 일본에서 가져와 잠시 보관했던 곳이란다. 외관은 일본식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일월담의 일담과 월담 두 지역이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기에 호수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 문무묘와 함께 일월담의 명소로 관광객이 모여든다. 셔틀버스와 유람선을 타고 갈 수 있다. 우리는 이다사오 선착장에 왔다. 이다사오는 르웨탄의 원주민인 샤오족의 집단 취락지구란다. 호수에 다리를 놓아 전망대 겸 휴식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아주머니와 가족들이 맛있게 뭔가를 먹고 있다. 구수한 튀김 냄새가 난다. 우리가 쳐다보고 있으니 음식 파는 곳을 알려준다. 간식거리다. 여러 가지 야채와 약간의 돼지고기를 넣고 주먹 크기로 만든 만두를 기름에 튀겨주는 것이다. 만두라고 하기 보다는 고로케에 가까운 것 같다. 사람들이 엄청 줄을 서서 기다린다. 튀겨 나오기가 바쁘게 팔려나간다. 우리도 두 개 샀다. 하나에 40달러이니 우리 돈으로 1500원 정도 인 것 같다. 건너편 가게에서는 특이한 차를 팔고 있다. 마로과(媽魯果)라고 씌어 있는데 개구리 알 같이 생긴 것이 들어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차 이름을 개구리알 차라고 불렀다. 특히 이 지역은 일본사람들이 가꾸기 시작했다는 차밭이 유명하다. 일본이 대만을 통치하고 있던 시절에, 인도의 아쌈 찻잎을 대만에 가져왔단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르웨탄 아쌈과 르웨탄 루비 18호 등 아쌈종의 홍차로 유명하다. 주변에 차를 재배하는 농장이 많고 홍차로 만드는 공장도 방문객이 많단다. 우리는 한적하고 조용한 그늘을 찾아 앉아서 고로케를 하나씩 먹었다. 속이 든든했다. 우리가 머무는 곳에서는 타이중으로 돌아가는 버스가 없었다. 다시 순환 버스를 타고 수이서관광안내센터가 있는 곳으로 가야했다. 버스비는 이지카드로 결재가 된다. 시원한 버스를 타고 다시 간다. 호수를 오른쪽에 끼고 꾸불꾸불하고 좁은 포장도로를 간다. 마주 오는 차를 만나면 불안하다. 호수를 따라 산책로가 계속 이어진다. 간간이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차는 문무묘가 있는 곳에서 한번 쉰다. 문무묘는 공자, 관우, 악비와 그 제자들을 모신 사당으로 1938년에 건축되었다. 지금의 건물은 1996년 북조(北朝) 시대 풍의 전통 건축 양식으로 재건되었고 황금색을 띈 장엄한 분위기가 특색이다. 타이완 최대의 부지를 자랑하는 사당으로, 입구 좌우에 거대한 사자상이 있다. 대성전 뒤의 전망대에서는 르웨탄과 주위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당 위로 오르는 길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소원 열매들이 인상적이다. 호수 주변에 자리 잡은 사당이어서 이곳의 소원 열매는 습기는 물론 비를 맞아도 끄떡없는 소재로 만들어졌다. 햇빛이 비추면 소원 열매의 황금색이 빛을 발하는데 마치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처럼 눈부시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의 가슴속 깊은 소망이 지워지거나 망가지지 않고 매일 빛이 나고 있다고 가이드북에 기록되어 있다. 차는 수이서 부두, 수사마두(水社碼頭 Shuishe Pier 수이서)라는 돌기둥에 새겨진 호숫가에 도착했다. 모두 내린다. 전에 와본 아내는 낯익은 풍경에 반가워했다. 유람선들이 정박해 있는 선착장으로 내려갔다. 유람선을 타는 사람들과 선착장에 모여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아내가 전에 걸어갔다던 함벽보도(涵碧步道 한비부다오)를 걷는다. 한적한 호수를 따라 걷는 산책길이다. 함벽보도는 수이서관광안내센터 뒤편에서 시작되는 뱀처럼 구불구불 길게 이어진 작은 산책로다. 약 1.5km에 달하는 산책로인데 양 옆에 수풀이 우거져 있으며 중간 중간 정자와 예배당이 호수와 어울려 한적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 멀리 호텔이 보인다. 장개석이 즐겨 찾던 별장을 새롭게 단장해서 오픈한 함벽루대반점(The LaLu)이라는 호텔이다. 드라마‘온에어’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르웨탄 최고급 호텔이다. Zen 스타일(일본풍 침실 인테리어)로 나무, 돌, 유리, 철의 4가지 자재와 어울려 로비에서 객실까지 정결하고 고요하면서 동시에 심플함을 느낄 수 있는 호텔이란다. 이제 돌아가야겠다. 호수가 멋지지만 딱히 할 일이 별로 없다. 그저 호수만 바라보고 있거나 잠시 걸어보는 것이 전부다. 눈은 즐거운데 몸이 피곤하다. 수이서관광안내센터 앞에서 버스를 탔다. 타이중으로 가는 길은 그저 잠만 온다. 꾸벅꾸벅 졸다가 타이중에 도착했다. 아직도 해가 넘어가려면 좀 있어야 할 것 같다. 동화 속 무지개마을 채홍권촌(彩虹卷村 차이홍쥐엔춘)을 찾아가기로 했다. 역 앞에서 27번 버스를 타고 간다. 영동과학기술대학에서 내리면 된다. 거의 1시간을 달려간다. 타이중 시내를 거쳐 간다. 버스를 타고 타이중 시내를 거쳐 가면서 도심투어를 함께 하는 기분이다. 약간 외곽으로 간다. 사람들이 모두 내리고 아내와 나만 남았다. 영동과기대가 보인다. 기사아저씨가 친절하게 내려주면서 걸어가야 할 방향도 알려준다. 약 200m 정도를 걸어가니 무지개 마을이 보인다. 몇 명의 관광객들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붉은색 그림이라기보다는 낙서들이 가득한 오래된 골목에 선다. 낙서도 많이 모이면 그림이 되나보다. 오래된 벽과 도로에 그림이 가득하다. 무지개 마을은 이제 대표 관광명소 중 한 곳으로 많이 알려졌다. 타이중시 난툰 지역에 살고 있는, 올해 94세인 황영부 (황용푸 黃永阜) 어르신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골목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에서도 알려졌다. 사용한 물감의 색채가 강렬하고 귀여우며 동심을 일깨우는 듯한 그림들과 무지개빛 색들이 벽면을 가득 채운 모습이 마치 동화속 무지개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해서 무지개 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 한때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어서 철거 위기에 몰렸으나 인터넷에서 무지개 마을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철회되었다. 결국 2009년 9월 타이중 시장 호지강(胡志强 후즈치앙)이 직접 이곳에 들어서기로 한 공원의 규모를 다시 수정한다고 발표했고 타이중의 색다른 관광지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커플들이 많이 사진을 담는 곳은 100년 해로 하라고 그려놓은 연인 벽이다.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헤어지지 않고 오래오래 잘 산단다. 안으로 들어가니 어르신이 앉아 계셨다. 아직도 정정하시다. 아이스바를 하나씩 사서 입에 물었다. 기념품이 많다. 그림은 물론이고 그림이 그려져 있는 우산도 있다.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날이 어두워진다. 영동과기대학 도로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생각보다 버스가 느리게 온다. 40번 버스를 탔다. 시내에 들어서서 창밖을 보니 낯익은 거리가 나온다. 우리 숙소 부근이다. 높은 교육대학이 보여 얼른 내렸다. 버블티 가게는 문이 닫혀있고 옆에 식당이 문이 열려있다. 저녁용으로 2개를 주문해 도시락 포장으로 들고 나왔다. 길 건너편에 7-11 편의점에 들어가 두유와 녹두유를 샀다. 카운터에 돈을 지불하려니 이벤트가 있다고 모니터를 누르란다. 시키는 대로 누르니 할인이 되어 55달러를 할인해 27달러에 주었다. 뜻밖에 행운이었다. 이 일이 있고 나서 우리는 7-11 편의점을 자주 이용했다. 숙소로 와서 하루 더 자려고 방을 달라고 하니 이번에는 주말이라고 1000달러에 줄 수 없고 1400달러를 내야한다. 더 생각해 보기로 하고 숙소로 올라왔다. 내일 이곳을 떠나 타이난으로 가기로 했다. 타이난 숙소를 인터넷으로 알아보았다. 타이난은 더 저렴하고 좋은 숙소가 많았다. 역 앞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다. 내일은 오전에 타이중을 구경하고 오후에 타이난으로 가기로 했다. 도시락을 꺼내 저녁식사를 했다. 대만 음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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