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아악"
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을 깼다.
유일하게 방 한켠에 있는 침대에서 자던 기흠이가 벌떡 일어나 앉아서 악을 쓰는 거였다.
종인이가 말렸다.
"니 와그라노?"
다시
"아악"
진도가 가서 이불을 덮어주며 다독거리자 도로 누웠다.
이번에는 윤갭이가 뭔가 구시렁거린다.
"인간아, 잠 좀 자자" 종인이도 나도 윤갑이한테 악을 썼지만 막무가내다. 한이틀 잠을 설치더니 맛들이 좀 간 것 같다.
또 기흠이가 소리쳤다.
"박수아이"(박수안이!)
그리고 그것뿐이었다.
본인은 다시 자고.
새벽 네시에 우리는 이렇게 일어났다.
그리고 아래층으로 가서 뭐 먹을 것 없나 살폈지만 아무도 아무 것도 없었다.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5시 반에 바다가 벌겋게 변하면서 수평선에 해가 떠올랐다.
기흠이 덕분에 해돋이를 잘 본 셈이다.
다시마 국물에 해장 한 잔 하고 9시경 울산온천이 좋다,경주온천이 좋다로 와글거리다가 경주로 옮겼다.
경주조선호텔 온천에서 전원 사우나.
다들 꼬라지들이 많이 개선이 됐다.
불국사를 가자고 했지만 빨리 부산가자는 쪽이 이겨서 부산으로 출발, 11시경이었다.
다들 초죽음으로 자고 있는데 허종하가 마이크를 잡았다.
본인 살아온 얘기,제주도에 좋은 별장(폐교를 수리해서 만들었고 100명은 잘 수 있다고) 만들었다는 얘기,그림쟁이들 얘기를 이것저것 하다가 노래를 한곡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아리랑 아리랑 아리리요. 아리랑 고개로 못넘어간다.
60세 저승사자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 젊어 못간다고 여쭈어라.
70세 저승사자 날 데리러 오거든 바빠서 못간다고 여쭈어라.(이 대목이 맞나 모르것네.)
80세 저승사자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많아서 못간다고 여쭈어라.
90세 저승사자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 여쭈어라.
100세 저승사자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가겠다 여쭈어라.
.....
이렇게 아직 우리가 무지 젊다는 것을 강조하는 노래를 한 수 가르쳐서 전원이 따라불렀다.
아도횟집은 일찌감치 음식을 준비하고 있어서 12시가 안됐는데도 식사를 시작을 할 수 있었다.한인규 덕분에.
멸치회도 있고.
"이번 여행에 동참해준 친구들 다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예 형님!"
부산친구들이 하나둘 오기 시작했다.
서재철이 오고,최낙철이 오고,송덕진,김영관,정남태, 낚시 갔다던 이영수...
새로 오는 사람마다 마시고 또 마시고 낮술에 나는 맛이 좀 간 것 같다.
2시에 결혼식장으로 갔다.
혼주 오면 인사나 하고 줄발하자고.
고기곤이 오고,김승재가 오고,이갑조가 오고, 정말 오랫만에 신정규가 오고...
한인규가 50명이라 했지만 다 기억은 못하겠네.
(왔다간 사람 이름이나 올려주소.)
마산사람,고성사람 다 버리고 서울로 출발했다.고기곤이 실어다준다고 그래서.
구미에 잠깐 이정원이 버리고,대전에서 김진도 비리려 했더니 기어히 저녁먹고 가래서 전국에서 제일 맛있다는 순대집에서 저녁먹고 그리고 일로 서울로 향했다.
점심에 엄청 마신 뒤로 나는 술 한방울도 못했다. 속이 조금 안좋아서.(덕분에 마누라에게 덜 혼났다)
궁내동에서 내가 버려지고 버스는 떠났다.
이렇게 우리의 환갑여행은 끝났다.
후기,
남자가 나이 들어가며 오복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1.건강
2.재산
3.친구
4.딸
5.마누라
나 딸 없는데, 할 사람 많이 있겠지만 딸 대신 딸 나이의 애인이 있으면 더욱 좋다.
아무튼 마누라에게 딸에게도 못할 말이 많이 있다.
그리고 보여주지 못할 것도 많이 있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이 사진들을 올리면서 마누랑게 딸에게 안들키려고 무지 애를 썼다.
맞아죽을 짓을 한 건 아니지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거다.
우리들만의 여행,
우리들만의 대화,
우리들만의 세계를 곱게 간직해가고 싶다.
첫댓글 마지막 날 까지 왔는데 사진은 한장.......
언제 올리려나 기다려 짐니다요.
종군기자 취재수첩,잘 읽었습니다.너무 생동감이 넘쳐 같이 다녀 온 기분입니다.아무튼 이번 행사 주관하신 박회장,박총무,서울 미목회 친구 여러분! 여러 친구에게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남겨 주셨습니다.부득이 하여 동참을 못해 아쉬웁지만 대리만족(?)하고 이제 " 노올자 "라는 우리만의 고유 테마가 생겼으니 어떤 건수,아니면 구실을 삼아 " 노올자 " 2탄,3탄...시리즈로 엮어 봤으면 좋겠습니다.동참해서 추억을 만든 친구들(아니지,몸부림친) 며칠 여독 자알 푸시고 건강해서 다음에 봅시다.다시 한번, 주최하신 여러분!!!! 수고많았습니다...............복 받을껴.
아침 부터 봄비가 촉촉히 오네요. 박회장 글 읽다보니 목구멍이 간질간질......점심 때 생탁 1병 고려 해 봐야것네요.
놀러가서 욕은 좀 봐도 기분은 한 10년은 젊어 졌을것 같네요. (*3.28 입회 하신 I.D 김 영천 이분이 뉘 신지 아는 사람 ?)
회장님 문장력은 이제 자서전을 직접 써도 될 정도입니다. 재열 친구가 그 뒤를 따르고...
생생한 현장감에 함께 한 기분 입니다.
우리 회장님도 꽤나 "간큰남자"네요이~.
고맙고요...노래방에서 찍은 내청춘을 돌려다오의 신발들고 노래방 바닥을 찍는 친구들의 사진이 핸드폰으로 찍어 명암 상태가 너무 흐려 보내지 못했소-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