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저는 이 카페에만 들어오면 언제나 법당에 들어 온 신자라도 된 듯이 경건한 마음이 되곤 합니다. 아니 어쩌면 시험을 치르는 학생이 고사장에서 시험지를 받아들고 이름을 적는 그런 마음이 되곤 합니다.
비록 인터넷에서는 <Thomas3040>이라는 가명을 쓴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제가 <사느실>에 살던 누구라는 것쯤은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더구나 제가 아호를 <산법>이라고 사용하니 더더욱 짐작이 쉬우리라고 생각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그래도 한 때는 여러 선배님들과 풍우회 관련 일에 관련을 적극적으로 한 경험이 있는데다가 제가 7남매의 맏이이다 보니 웬만하면 저의 몇 번째 동생과 동창이거나 아니면 죽마고우이거나 하니 어찌 마냥 부담 없이 그런 마음으로 이 카페를 이웃집 놀러 다니는 그런 기분으로 다닐 마음이야 언감생심 꿈도 못 꾸었습니다.
그러나 개도 오래 기르면 자기가 사람이라도 된 듯이 착각하여 버릇이 없어지고 사람도 나이가 들면 뻔뻔해 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저도 오늘은 아무런 의미 없는 시시 껄껄한 이야기나 하려고 작심하고 달려들었습니다.
이방이야 우리 동기들 방이니 동기들이야 단연히 이해하라는 생각과 동기들이 아니더라도 남의 집에 놀러 오셔서 민망하게 화는 내시지 않으시리라는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집은 그냥 잡고 들어간다는 배짱으로 말입니다.
지난주에는 목요일 저녁까지 지방에 상주할 계획으로 출장을 갔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자정이 넘어서 역마살 DNA가 저와 똑같은 <구름밭> 화상이 그 멀고도 먼 제가 출장 가 있는 지역으로 내려왔습니다.
우리는 죽이 맞으니 당연히 새벽까지 화상과 술과 가무를 즐겼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제가 묵고 있는 호텔에 돈 들이고 잡아둔 방도 마다하고 화상은 다음날 일정을 핑계 삼아서 풍기로 되돌아갔습니다.
저도 질세라 한 숨 자고서 금요일 풍기로 갔습니다. 그 날은 안동에 사는 동생 집에서 형제들끼리 한 잔 마시고 조신하게 자고서 다음날에는 봉현 초등학교에서 <사과 꽃 축제>가 있다기에 동생 내외를 꼬실러 참관을 갔는데 거기서도 우연히 많은 51회 동기들을 만나났습니다.
우리들은 아침부터 막걸리며 소주에다 각가지 시골 아낙네들이 빚은 전에다 고기 안주 등을 질퍽하게 먹고서 하루 더 묵으라는 중학 동창회의 부회장 말씀을 뒤로하고 순흥에서 차 한 잔을 마지막으로 집으로 왔답니다.
모처럼 맞이한 일요일 좀 한가한 가 했더니 또 이 <구름밭> 화상이 결혼식 참석하려고 서울 왔다며 물어물어 저희 집을 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우선 시원한 맥주를 함께 마시고 나니 저더러 상행선 이천 휴게소까지 배달해 달라는 것 이었습니다. 결혼식장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이천까지 화상의 승용차로 추격을 했다나요?
하는 수없지요, 지가 저더러 좋다고 하는데.... 있을 때 잘 해 줘야지 하고 말 입니다. 그래도 전 요즈음 무척이나 행복하답니다. 마치 늦둥이를 보기라도 한 사람처럼 말입니다. 잊었던 추억을 찾았고 멀어졌던 친구들을 다시 얻었으니까 말 입니다.
사람 사는 게 뭐 별것인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칡이 엉키듯이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것인데 여태 너무 폼 잡았다는 미안한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서울 근교나 아니면 중국의 대련이나 위해 또는 청도에서 제 늙은 몸을 의탁할까 하던 생각도 바꾸어 물 맑고 공기 좋은 우리 고향 어딘가 터전을 잡고자 합니다.
그래서 주말이 오면 이 친구 저 친구 초청하며 먹고 마시면서 즐거운 이야기 5월에 피는 화사한 복사꽃처럼 피우며 그렇게 웃고 떠들고 상말도 가끔씩은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잘난 놈도 못난 놈도 모두가 횡설수설 하면서 말 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람 사는 본래의 모습일지도 모르니까요.
산 법
첫댓글 중국땅이라니요. 선배님! 아무리 절경이라해도 고향 산천만 못합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산법 선배님답게 산법에 터를 잡으소서~~~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중에 초청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저의 스승님과 멋지게 인생을 함께 즐기시는 것 같아 참 보기가 좋습니다. 두분 모두 건강하시어 평생을 즐겁게 활동하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저도 요즈음 즐겁답니다.
카페에서 새로움을 찾은 토마스 옛날옛적이 우리는 언제나 한결같이 지금에도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니 건강하게 오래 같이 할수있도록 하자꾸나...특강에는 준비는...
아~ 참 ! 특강 준비해야 하는데.. 유럽 출장가기 전에 말일쎄! 고맙네!
최근 들어 무척 헷갈리는 하루였나 봅니다. 그러니까 화상이라고 부르는게 당연지사지요. 늦은 저녁 초등학교 여자 동기생들과 가요방에서 회포를 풀 때 '이젠 보다 자중해야 되겠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주위가 저를 걱정하니 주위 분들에게 편안한 맘을 제공해야 되겠지요. 산법님! 밀리는 차들을 보며 참 고마운 친구가 있음을 새삼 알게 되었어요. 안뇽~~~~~~~
<수행을 많이 한 스님>을 화상이라고 해요. <포대화상> 몰라요? 자기는 이미 하도 수행을 많이 해서 한 분야에 경지에 있으니 화상이라고 하지~~ 다른 사람에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어! 화상이 아프면 안되니 모두가 걱정하는 거고! 주말에는 본래 차가 밀려요. 그러나 걱정말아요! 자기가 다른 동기들 한테 베푼거에 비하면 만분의 일도 안 되니까~~알았쫑~
무시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