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보내며
당나라 때 여황제 측천무후가 100세를 넘긴 혜안국사께 물었다.
무후: 스님께서는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혜안: 모릅니다.
무후: 어째서 모르십니까?
혜안: 생사의 몸은 순환하는 (돌고 도는) 것. 둥근 원에는 시작과 끝이 없는 법입니다.
따라서 이 마음도 흐르는 물과 같아서 간격이 없습니다.
물거품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은 망상일 뿐,
무슨 연월年月을 알아둘 필요가 있겠습니까.
ㅡ 전등록 ㅡ
그래서 조사가 말하길,
백천겁이 지나도 옛이 아니요.
만세가 흘러도 항상 지금이다.
라고 하였다.
흐르는 물이 모습은 달라도 간격없는 하나라면, 천 생각 만 생각 경계는 달라도 온통 한 생각(일심)을 여의지 않았다.
따라서 일심이 진여불성이니 본래부처를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노래가 유행하고 있다. 그래 세월이 흘러도 거품같은 나이에 연연하지 말고, 항상 그 자리, 지금 여기에서 공부하자. 공부(참선)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어찌 아직도 바깥 경계 따라 울고 웃으며 춤을 추고 있는가!
불이가족 여러분.
추석명절에 존체보중하시고
무사무탈하시길 축원드립니다.
한산사 선실에서 월암 정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