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1:11]
거기서 나아가서 드빌의 거민들을 쳤으니 드빌의 본 이름은 기럇 세벨이라..."
드빌...본 이름은 기럇 세벨이라 - '드빌'은 헤브론의 남서쪽 약20km 지점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븍 당시 이곳에는 아낙 자손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곳은 오늘날 '히르벳 라붇으로 불려지는 지역과 거의 동일시되고 있다. 1968년부터 모쉐 코카비 탐사반이 이곳을 발굴한 결과 가나안 정복 당시의 상황을 추정할 수 있게 해주는 유물들이 대량 발견되었다 한다.
한편 '드빌'의 본명인 '기럇 세벧'은 '책의 도시' 또는 '기록의 도시'란 뜻이다. 드빌이 본래 이러한 이름으로 불리웠던 까닭은 그곳에 큰 도서관이나 문서 보관 창고 따위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삿 1:12]:"갈렙이 말하기를 기럇 세벨을 쳐서 그것을 취하는 자에게는 내 딸 악사를 아내로 주리라 하였더니..."
[삿 1:13] "갈렙의 아우요 그나스의 아들인 옷니엘이 그것을 취한고로 갈렙이 그 딸 악사를 그에게 아내로 주었더라..."내 딸 악사를 아내로 주리라 - 갈렙이 이처럼 드빌을 정복하는 자에게 자기 딸을 아내로 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고대의 포상 관습을 따른 것이긴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신앙의 용사를 사위로 맞이하려 한 갈렙의 신앙 제일주의 사상이 작용하였던 것 같다.
[삿 1:14] "악사가 출가할 때에 그에게 청하여 자기 아비에게 밭을 구하자 하고 나귀에서 내리매 갈렙이 묻되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악사가 출가할 때에...아비에게 밭을 구하자 - 이는 이스라엘의 '모하르'풍습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 여기서 '모하르'란 시집가는 딸에게 아비가 주는 결혼선물, 또는 남자가 처녀를 아내로 데려갈 때 장인에게 치루는 '대가'를 가리킨다.
성경에선 대개 이 둘중 전자를 가리켜 '빙물'이라 하고 후자를 가리켜 '빙폐'라 한다,빙폐와 빙물>. 물론 부모가 결흔하는 딸에게 '모하르'를 주는 경우는 이스라엘 사회에서 그리 흔하지 않다. 하지만 악사는 옷니엘에게로 출가하면서 이 '모하르' 관습에 따라 아비에게 밭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악사가 요구한 밭이 어느 곳의 어떠한 밭인지에 대해서는 성경에의 언급이 없다.
그러나 대개는 여타 밭과는 다른 특정한 밭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삿 1:15] "가로되 내게 복을 주소서 아버지께서 나를 남방으로 보내시니 샘물도 내게 주소서 하매 갈렙이 윗샘과 아랫샘을 그에게 주었더라..." 아버지께서 나를 남방으로 보내시니 - 이를 '당신께서 내게 남쪽 땅을 주셨으니'로 번역하고 있다. 이는 곧 악사가 밭을 요구한 데 대하여 갈렙이 '남방', 즉 '네게브') 땅을 준 것으로 이해하고서 행한 번역이다.
어쨌든 악사가 출가하여 옷니엘과 한 가정을 이루게 된 곳은 네게브 지역이었는데, 그곳이 '드빌'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샘물도 내게 주소서 - 남방은 거의 사막과 같은 곳이었다. 때문에 급수는 그곳에서 생활하는 자들에게 있어 절대 중요한 문제였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던 악사였기에 그녀는 현명하게 아비에게 샘물도 요구한 것이다. 갈렙이 윗샘과 아랫샘을...두었더라 -
이 샘들의 위치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으나 혹자는 헤브론 부근에 있었다고 한다. 그곳은 아마 옷니엘이 싸워 정복한 드빌 땅과 헤브론 지역의 일부였을 것이다. 이는 헤브론 남방 약 9km 지점에 위치한 오늘날의 '텔 베이트 미르심'에서 두 샘이 발견되었다고 하는 사람들의 주장과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아무튼 재치있고 현명한 악사로 말미암아 본래 가난한자였던 옷니엘은 넓은 지역을 차지하게 되었고 후에 이스라엘의 사사로 그 위치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