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직업'이라고 제목을 달았으니 무슨 직업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실은 야구이야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LG 이야기인데, LG가 9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어느날 관중석에 "극한 직업 LG팬"이라는 현수막을 세 개나 만들어서 들고 있는 것을 화면이 잡았습니다. 지금의 엘지 팬들의 마음을 콕 찝은 것 같아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나는 청룡시절부터 엘지까지 한결 같은 팬이고, 그래서 '한 번 엘지는 영원한 엘지'를 외치는데, 참, 금년 같아서는 정말 힘이 듭니다. 그런데 5위를 넘보는 것이 어려워진 지금은 오히려 관조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얼마 전부터는 승패는 별 관심이 없고(그래도 이기면 기분이 좋지요) 게임이 진행되는 것에 마음을 씁니다. 생각해보면 이게 진짜 야구를 즐기는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어제는 케이티와 두 번째 경기였는데 비가 쏟아져서 경기가 중단되었다가 다시 계속되면서 히메네스가 연타석 홈런을 쳤습니다. 다시 비가 쏟아지니까 '경기는 저도 좋으니까 우천취소는 되지 말아라'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경기가 우천 취소가 되면 히메네스의 연타석 홈런은 기록에 남지 않을 테니 얼마나 아깝습니까? 엘지가 지고있는데 강우콜드게임이 되면 팀은 져도 히메네스의 기록은 남을 테니까 말입니다.
사족: 봉중근은 어찌 될 것인가? 철벽 마무리였던 그가 싸리문이 되다시피 하다가 선발로 바뀌어서는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데, 어제의 경우는 참 실망스러웠습니다.
첫댓글 저도 MBC청룡 창단 때 부터 열렬 펜이었지만...요새는 매사가 시들.
나이도 많지 않은데...마음이 늙은 모양입니다.
지기님은 아직도 마음이 청춘?ㅋㅋㅋ
그저 남아있는 취미라는 게 야구중계와 미국드라마를 보는 것 정도랍니다.
그나저나 예전에는 그나마 전문가연하는 사람들이 중계를 하고 해설을 했었는데, 요즈음엔 선수출신들이 해설을 하는 것을 듣는 것이 고역일 경우가 많습니다. 3:1로 앞서는 팀이 점수를 냈는데 1점을 만회했다는 아나운서에, "00팀 선수들은 이러이런 공을 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해설(?)을 하는 해설가에, 그래서 야구장에서 보는 셈치고 소리를 죽여놓고 보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섯팀 경기를 다섯개 채널에서 중계를 하니 골라볼 방법이 없는 상황이고, 방송국들은 비싼 해설가를 써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겠지요.
야구쯤으로 마음을 가름할 것이야 없지 않겠소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