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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묵상글 (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 진정 큰 사람은?.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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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
- 진정 큰 사람은?
대림 2주 목요일-2011년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이기에 요한이 큰 사람일까요?
어떤 사람이 큰 사람인가요?
제 생각에
목전의 이익만을 보는 사람은 큰 사람이 아닙니다.
비난을 들을 수 없는 사람도 큰 사람이 아닙니다.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큰 사람이 아닙니다.
안 될 때 조급해하는 사람도 큰 사람이 아닙니다.
고통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큰 사람이 아닙니다.
질 줄 모르는 사람도 큰 사람이 아닙니다.
이런 묵상을 하고 있는데 예수님과 요한의 관계를 보며
남을 작게 만드는 사람도 큰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요한은 주님을 신발 끈을 풀어드릴 수조차 없는 큰 분으로 받들고
그런 요한을 주님은 사람 중의 큰 사람이라고 치켜세우십니다.
소인배는 그러나 어떻게 합니까?
도토리 키 재기 하며 서로를 깎아내리고
남을 작게 만들며 자기가 커지려 합니다.
그러므로 남을 작게 만드는 사람은 큰 사람이 아니고
낮출 줄 모르는 사람도 큰 사람이 아닙니다.
예수님과 요한의 관계를 보면 이런 것을 또 볼 수 있습니다.
인물이 인물을 알아본다는 것입니다.
큰 사람이 큰 사람을 알아본다는 것이지요.
요한은 주님이 지나가시는 것을 보고
즉시 그분이 오시기로 된 분임을 알아봅니다.
하늘에서 땅만큼 낮추어 오신 크신 분을
땅에서 하늘 님으로 알아보는 요한은 진정 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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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마태 11,15).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 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마태 11,11)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이는 어마어마한 사실을 말해줍니다. 세례자 요한의 전과 후에 획을 긋는 획기적인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예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은총은 구약의 시대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요한은 메시아가 오리라는 것을 선포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와 계심을 알렸습니다. 그러니 하늘나라는 이미 그분과 함께 온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이제 당신의 도래와 더불어 시작되는 새로운 질서를 선포하십니다. 그러니 누가 더 큰 사람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다스리는 새 시대에 속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고,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요한 1,9-11).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마태 11,12)
사실, 오늘날도 마찬가지의 모습입니다. 기쁨과 정의와 평화의 하늘나라는 거부되고 배척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불의와 거짓과 미움으로 폭행당하고 박해당하고, 물질의 나라가 권세를 부리며 하늘나라를 침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믿음의 귀’를 지닌 우리는 이를 알아들어야 할 일입니다. 사실, “요한이 오기로 되어있는 엘리야다.”(마태 11,14)라는 말씀은 곧 당신의 나라가 오심을 알려줍니다. 왜냐하면, 요한이 미리 오기로 된 엘리야라면(말라 3,23; 집회 4-10 참조), 당신이 바로 오시기로 된 구세주이심을 선포해주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가운데 와 있는 하늘나라를 폭행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또한, 방치하고나 빼앗겨도 안 될 일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더 깊은 곳으로 이끄십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마태 11,15). 그러니 대림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는 사도 바오로의 권고에 귀 기울여, 깨어있어야 할 일입니다.
“주님 안에서 그분의 강한 힘을 받아 굳세어 지십시오.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굳건히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무엇보다도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구원의 투구를 받아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인내를 다하고 모든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며 깨어 있으십시오.”(에페 6,10-18).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마태 11,12)
주님!
기쁨과 정의와 평화의 하늘나라가
불의와 거짓과 미움으로 폭행당하지 않게 하소서.
물질의 나라가 권세를 부리며 당신의 나라를 침략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다스림을 외면하거나 방치하지 않게 하소서.
저희 안에 와 계신 당신을 거부하거나 폭행하지 않게 하소서.
저희가 당신의 다스림과 뜻이 이루어져야 할 공간이요 장소이오니,
당신의 뜻이 이루어진 나라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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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
주님의 뜻을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요한을 구약시대의 마지막 인물로 얘기합니다. 그런데 메시아의 길을 준비하는 그의 임무에 있어서 위대한 인물일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위대한 인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11,11)고 선언하였습니다. 당대의 누구보다도 뛰어난 사람, 과거에 있었던 수많은 하느님의 사람보다 더 뛰어난 인물로 요한을 칭찬하셨습니다. 그럼에도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마태11,11).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요한은 이미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말하며 새로운 시대를 살기 시작하였지만,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새 시대가 성취되고 완성되어 거기에 속한 사람은 은총 속에 구원된다는 말씀으로 예수님 구원의 은혜를 입은 신약의 사람들은 아무리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도, 구약의 어떠한 위대한 예언자보다 더 높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구원의 은혜가 그만큼 크다는 말씀입니다. 나같이 부족한 사람이 구약의 위대한 예언자보다도 더 크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다 주님의 덕분입니다. 주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메세아가 오실 것을 예언하면서 이미 미래를 준비한 인물이기에 구약의 마지막 인물이기도 하지만 새 시대의 인물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마태11,12). 하신 것을 보면 세례자 요한 때부터 이미 하느님의 나라가 현존하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진리를 외치다가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고 목이 베어졌습니다. 폭행을 당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도 마귀들의 힘을 빌어 일한다고 비난받기도 하였으며 사람들은 언덕 위에서 밀어 떨어뜨려 죽이려 하였으며 적대자들의 공격을 받아야 했습니다. 요한과 예수님께서 하느님나라의 도래를 선포하였으나 결국은 처참한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바로 이러한 사실들이 하느님 나라가 폭행을 당한 모습입니다.
유혹사화를 보면 사탄은 모든 것을 노립니다. 빵으로, 명예로, 부귀영화를 주겠다는 정치적인 유혹으로 적대자들의 뒤에 숨어서 하느님의 통치권을 빼앗으려 하며 그 자리에 자신의 권력을 구축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어둠의 세력은 오늘도 여전히 있습니다. 생명의 존엄함을 우습게 여기고 성을 상품화하며 물질만능주의의 노예가 되도록 만드는 세상입니다. 진리를 추구하기보다는 개인의 유익을 위해서 거짓을 합리화하는 권력에 물들어 가고 재물 때문에, 명예 때문에 불의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권력의 힘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통제하며 기득권 유지를 위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술과 도박 때문에 패가망신하고 권력에 집착하다가 제 명대로 못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혼탁한 이 세상의 빛입니다. 하늘나라를 방해하는 세력의 유혹에 결코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뜻을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아무리 폭력의 힘이 크다 하더라도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 분명하게 대답함으로써 하늘나라를 지켜야 하고 보여줘야 합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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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미주 지역에 있는 한인 가톨릭 공동체는 139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사목하는 사제는 151명입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사제는 111명이고, 미주지역 소속 사제는 40명입니다. 제가 신문홍보로 한인성당을 다녀보면 성당의 규모와 공동체의 모습이 다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일미사 참례 숫자가 100명 이내인 본당도 많습니다. 보좌신부가 있는 본당도 있습니다. 미주 지역에서 한인 성당으로 인정받고, 독자적인 성당을 소유한 곳도 있지만 미주 지역에 있는 성당에 더부살이 하는 공동체도 많습니다. 제가 미사를 다니고 있는 부르클린 한인 성당도 부르클린 교구에 있는 성당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미사는 3개 공동체가 하고 있습니다.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미사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성당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령화’입니다. 고령화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에서 오는 이민자의 수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민 2세들이 한인 공동체에 잘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과 함께 성당에 오지만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미국 성당으로 가거나, 아예 성당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하늘나라에서는 세상에서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었어도, 아무리 특출한 능력을 지녔어도, 아무리 멋진 외모를 지녔어도 그것이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도, 저의 외모와 능력에 대해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보다 키가 좀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고, 참을성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고, 힘도 더 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지금 저의 모습으로 저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지금 저의 모습은 다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저만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교구에 본당이 200개가 넘습니다. 본당을 생각하는 기준을 보면 외형적인 크기나 숫자를 사용하곤 합니다. 땅은 얼마나 큰가, 성당은 또 얼마나 큰가, 신자 수는 몇 명인가, 보좌 신부님은 있는가, 수녀님은 있는가! 또 나누는 기준이 있습니다. 단체들은 다 있는가, 헌금은 얼마나 나오는가! 사실 이런 것은 하늘나라에서는 그렇게 큰 기준의 근거는 아닐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 살면서, 천상에서의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면서, 우리는 세상의 기준과 세상의 잣대로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적인 모습, 숫자, 성공 등으로 판단을 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판단해야 하는 기준은 세상의 것과는 달라야 합니다. 그것은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봉사했는지, 얼마나 겸손했는지, 얼마나 나누었는지를 가지고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예전에 식당에서 보았던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인생의 날 수는 당신이 결정할 수 없지만
인생의 깊이와 넓이는 당신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얼굴의 모습을 당신이 결정할 수 없지만
얼굴의 표정은 당신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날씨는 결정할 수 없지만
마음의 날씨는 당신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당신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일들을 감당하기도 바쁜데
당신은 어찌하여
당신이 결정할 수 없는 일들로 인해
걱정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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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민동규 다니엘 신부님.
찬미 예수님
오늘은 십자가의 성 요한 축일입니다. 모든 성인은 우리 신앙인들이 보기에도 그렇고 하느님께서 보기에도 탁월한 사랑과 영적 친교를 지니셨습니다. 그중 오늘 축일을 지내는 십자가의 성 요한은 그 영성적 지위에 있어서 탁월한 자리에 계신 분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우리에게 많은 영적 선물을 남겨주셨습니다. 또한 우리가 영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어록들도 남겨주셨습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의 말씀 중에 아직도 가슴속에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 서는 날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얼마나 사랑했느냐를 물으실 것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이 우리에게 남겨준 말입니다.
물론 기도와 선함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들도 훌륭한 것이지만 하느님 앞에서 증명해야 하는 단 한 가지는 ‘그래서 얼마나 사랑했느냐.’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오늘 하루를 살아갑니다. 사랑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갑니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조금 더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기 위해서 열고 성의를 다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사랑 때문에 시작한 일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점점 멀어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사랑 때문에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랑은 사라져 버리고 이루고자 하는 욕망만이 남는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고는 마지막에 자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살아왔을까?’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기 위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방향을 잊지 마십시오. 또한 십자가의 성 요한의 말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마지막 날 얼마나 사랑했는지에 대해 질문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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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언젠가부터….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납니다.
그리고 신음을 토하며 다리를 부여잡습니다.
맞습니다. 수면 중 쥐(근육경련)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운동을 많이 한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몇 날 며칠을 그렇게 잠을 설쳤습니다.
그러고는 찾아보니 마그네슘 부족일 수 있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보신 분은 더욱 분명하시겠지만….
겉으로 보기에 제 몸은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사실 오히려 과한 구석이 있습니다. (과체중입니다. ㅜㅜ)
부족한 것 없이 잘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한 것이 있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그동안 많이는 먹었는데, 도움 되는 것을 먹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영적으로도 이렇지 않을까요….
우리 영적인 건강에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영적인 경련이 일어나기 전에 꼭 ‘감사’라는 알약 매일매일 챙겨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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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미국에 유명한 신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성서와 신학을 두루 섭렵한 석학이었고, 그래서 하느님에 관한 강의를 많이 했으며 신학교에서도 강의 활동을 열심히 하셨습니다. 스스로 하느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을 만큼 풍부한 지식을 갖춘 신학자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이제 사제로서의 직분을 떠나겠다는 충격적인 말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했지요.
“나는 하느님의 지식에 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뒤진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신앙은 하느님이란 말밖에 모르는 어떤 할머니보다도 못했습니다.”
지식과 신앙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물론 지식을 통해 신앙의 이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머릿속만 채우는 하느님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마음 안에 하느님을 모시는 것이었습니다.
신자들이 존경하는 신부들을 바라봅니다. 많은 신학적 지식을 갖춘 신부보다 사랑의 마음을 갖춘 신부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능력 있고 재주 많은 신부보다 기도와 묵상을 열심히 하며 신앙적 열심을 보여주는 사랑 있는 신부를 원합니다. 그런데도 과연 사랑에 집중하고 있었는지를 반성합니다.
중요하다고 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삶을 우리는 살고 있을까요? 지식을 채우기 전에 먼저 하느님께 대한 뜨거운 마음을 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도 이러한 우리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하느님에 대해 충만한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바로 당시의 종교지도자인 율법학자와 바리사이 등이 바로 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참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전혀 알아보지 못합니다. 지식만 있을 뿐 신앙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말씀하십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지식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광야에 나가서 오실 주님을 준비하기 위해 낙타털 옷과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 꿀을 먹으면서 회개의 세례를 베풉니다. 충분히 사람들 위에 설 수도 있었겠지만, 겸손한 모습으로 주님께 대한 참 신앙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에 반해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은 하늘 나라를 폭행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과 반대되는 삶을 살면서도 마치 그 삶이 하느님의 뜻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면서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까지도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폭행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요? 주님께 대한 신앙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무엇인가를 해라. 잘 되지 않으면 다른 무언가를 해라. 말도 안 되는 생각이란 없다(짐 하이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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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하늘 나라
-우리 하나하나가 “하늘 나라”입니다-
하루하루가 선물입니다. 하루하루 하늘나라를 살라고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죽어서 가는 하늘나라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내야 할 하늘나라입니다.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를 못살면 죽어서도 못삽니다. 저 밖 어디엔가 있는 하늘나라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살아야 할 하늘나라입니다.
예수님의 평생 꿈이자 소원이, 평생 화두가 하늘나라였고 실제 하늘나라 꿈을 사셨습니다. 하늘나라 꿈이 예수님을 통해 실현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단 하나 소망하는 것은 우리 하나하나가 하늘나라를 사는 것입니다. 하늘나라 꿈을 실현하며 사는 것입니다. 특히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시기가 그러합니다. 얼마전 참 많이 나눴던 “모든 날이 다 좋다”라는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햇빛
밝은 날은
햇빛 밝은 날대로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대로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모든 날이
다 좋다
주님 함께 계시기에”-2023.10.21
바로 선물처럼 찾아온 하늘나라 삶의 기쁨과 감사를 표현한 시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모든 날이 다 좋은 하늘나라의 기쁨과 평화, 행복을 사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자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나라입니다. 그러니 하늘나라를 살아야 합니다. 이어 떠오르는 두편의 고백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나라 천국입니다.”-2018.10.16.
또 한편의 “하늘나라”란 고백시도 생각납니다.
“자리 찾지도 탓하지도 않는다
그 어디든
뿌리내려
활짝 사랑으로 꽃피어 내어
하늘 담으면
거기 그 자리 제자리 꽃자리가 하늘나라이다.”-2023.6.8
주님은 오늘 복음을 통해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파스카의 신비를 살아가는 우리의 복된 신원을 상기시킵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예수님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당신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우리 하나하나에 주시는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비록 가장 작은 우리들이라도 이미 파스카의 주님과 함께 하늘나라의 기쁨과 행복을 살고 있기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크다는 참 놀라운 말씀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우리처럼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과 하나되어 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보다 작다는 것입니다. 정말 엄청난 자부심을 우리에게 선물하시는 파스카의 주님이십니다. 이어지는 복음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모든 예언서와 율법은 요한에 이르기까지 예언하였다. 요한이 바로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다. 귀있는 사람을 들어라.”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인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이가 바로 우리들이며, 요한에 이어 하늘나라를 사는 우리 모두가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세상 끝날까지 이런 폭행과 폭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하늘나라를 지켜낸 하늘나라의 전사들이 바로 우리 교회의 무수한 순교자들을 포함한 모든 성인성녀들입니다.
예수님을 닮아 하늘나라를 사셨던 성인들이었고 끊임없이 하늘나라를 지켜냈으며, 아마도 세상 끝날까지 하늘나라에 대한 세상의 온갖 폭행과 폭력, 박해는 과거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새삼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희망의 전사, 사랑의 전사, 평화의 전사로서 즉 하늘나라의 전사로서 우리의 전의를 날마다 새로이 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하늘나라의 전사로서 그 빛나는 모범중 한분이 오늘 축일을 지내는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입니다.
에스파냐 아빌라의 폰티베로스 출신의 십자가의 성 요한은 1542년에 태어난후 가르멜 수도회에 입회하여 1591년에 만 49세로 선종하기까지 아빌라의 대 데레사 성녀와 영적도반이 되어 가르멜 수도회의 개혁을 위해 온갖 고초를 겪었던 분입니다. 교회학자이면서 교회의 위대한 신비가였던 성인은 가르멜의 산길, 어두운 밤, 영혼의 노래등 영성신학의 고전을 남겼습니다. 성인의 마지막 유언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오늘 저는 천국에서 아침기도를 드릴 것입니다”
(Hoy estaré en el cielo diciendo maitines)-
아빌라에서 있었던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적 체험도 인상적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기도하고 있을 때 십자고상의 예수님과의 주고 받은 대화입니다.
-“요한아, 너의 이 모든 수고에 대한 대가로 무엇을 원하느냐?(Ioannes quid vis pro laboribus)”
“주님, 당신을 위해 고통을 받고 경멸을 받는 것입니다(Domine pati et condemni pro te)”-
주님을 위해서라면 온갖 고통과 모욕도 달게 받겠다는, 얼마나 십자가의 주님과 깊은 일치의 삶을 살았던 신비가 십자가 성 요한인지 깨닫게 됩니다. 세상 끝날 때까지, 우리가 죽을 때까지 영적전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니 제대가 없는 영원한 현역으로서 하늘나라의 전사로서의 우리의 신원을 날마다 확인하면서 하늘나라 수호의 전사로서 영적전쟁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파스카의 주님을 따랐던 모든 성인성녀들이 그 모범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겨놓고 싸우는 영적승리가 보장된 영적싸움이요, 다음 주님의 복음 말씀이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3ㄴ)
이사야서의 주님 말씀도 평생 하늘나라의 전사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용기백배 힘을 줍니다. 그대로 하늘나라의 영적전사인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격려말씀입니다.
“나 주님이 너의 하느님, 내가 네 오른손을 붙잡아 주고 있다. 나는 너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 주리라.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 주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이 너의 구원자이다...나는 벌거숭이산들 위에 강물이, 골짜기들 가운데에 샘물이 솟아나게 하리라. 광야를 못으로, 메마른 땅을 수원지로 만들리라.”
이런 주님이 계신데 무슨 걱정입니까? 하루하루가 하늘나라를 살라고 주어지는 주님의 선물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늘나라의 전사가, 하늘나라의 수호자가 되어 주님과 함께 하늘나라를 선포하며 영적승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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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하늘나라>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마태오 11,12)
힘쓰는 사람에게
결코 무르지 않고
여린 사람에게
끝없이 부드러운
하늘나라
가지려는 사람에게
결코 넘어가지 없고
나누려는 사람을
오롯이 품에 안는
하늘나라
빼앗으려는 사람에게
결코 빼앗기지 않고
내어주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곁을 주는
하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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