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배면적 줄어 생산량 감소…산지 공판장 경락값 호조 aT, 수급간담회 열고 TRQ 논의…깐마늘업체 시세조정 움직임 햇건마늘 시세가 모처럼 오름세로 출발했다. 산지 농민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생산량 감소와 역대 최악 수준의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마늘값이 낮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마늘 수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물가 부담 가중 여론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어렵사리 회복한 마늘값에 정부가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진다.
1일 경남 창녕·합천 지역 6개 농협 산지공판장에선 햇건마늘 첫 거래가 일제히 이뤄졌다. 평균 경락값은 <대서종> 상품 1㎏당 4729원. 지난해(2845원)와 견줘 66% 상승했다. <남도종> 경락값은 <대서종>보다 1000원가량 더 높았다. 반입량은 크게 줄었다. 창녕농협 149t, 창녕 이방농협 189t 등 6곳 반입량은 지난해(1226t)보다 34% 적은 808t에 그쳤다.
반입량 감소는 올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과 관계가 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일 내놓은 ‘7월 양념채소 관측’에 따르면 올해산 마늘 재배면적은 2만3528㏊로 추정된다. 평년(2만5975㏊)을 9.4% 밑도는 수준이고, 지난해(2만5372㏊)보다는 7.3% 적다. 농경연은 그러나 올해 단수(10a당 생산량)를 평년(1272㎏)보다 4.6% 많은 1330㎏으로 관측, 예상생산량을 31만3000t으로 전망했다. 평년(33만300t)보다 5.3%, 지난해(36만3400t)보다는 13.9% 감소한 규모다.
산지 마늘값이 강세를 보이자 정부는 마늘 수입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6월29일 ‘2021년 마늘 정부비축 수급간담회’를 열고 비축마늘 방출 계획과 저율관세할당(TRQ) 운용 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깐마늘 취급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aT 관계자는 “현재 마늘 도매가격이 ‘농산물 수급조절 매뉴얼’상 가격 상승 ‘경계’ 단계에 진입한 데다, 단경기에 공급량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 수매물량 방출과 TRQ 운용 재개방안을 놓고 업계 의견을 청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aT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2019년산 7864t, 2020년산 534t 등 8398t을 재고로 갖고 있다. 문제는 TRQ 운용 재개다. 정부는 2016년을 마지막으로 최근 5년간 마늘 TRQ를 운용한 적이 없다. 마늘 TRQ는 외국산 1만4467t을 50%의 저율 관세로 들여올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외국산 신선마늘 수입 관세는 370%다. 2016년 이후 TRQ가 발동되지 않은 건 국내 마늘값이 대체로 낮았기 때문이다. 국산 깐마늘 연평균 도매가격은 2016년 7677원 이후 2017년 6721원, 2018년 6272원, 2019년 4805원으로 내렸고, 지난해(5331원) 조금 올라선 것으로 aT는 분석했다.
생산자단체는 발끈했다. TRQ 운용 재개 움직임을 이유로 깐마늘 취급업체들이 산지 햇건마늘 시세를 낮추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한국마늘연합회(회장 이창철·제주 서귀포 대정농협 조합장)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최상은)는 1일 창녕농협 공판장을 찾은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게 건의문을 전달하고 마늘 수급정책을 마련할 때 생산자단체와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 수급조절 매뉴얼 기준가격 현실화와 소매유통 단계의 과도한 이윤폭 축소 등도 촉구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수급조절 매뉴얼은 5년 단위로 정비하며, 현재 매뉴얼은 2018년 정해졌다.
김소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