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첫 월드컵 출전을 1954년에 이루어 냈다. 그러나 첫 출전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당시 한국인 대표팀중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마치 버스처럼 타고 바로 갈수있는줄 알았으나 출발하는 비행기가 불확실하다는 것이었다.
간신히 일본에서 비행기를 구했으나 좌석이 부족했다. 22명이 가야하는데 오직 20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자 일본에 왔던 영국의 신혼부부가
'월드컵에 출전하는데 표가 없어서 가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우리가 양보할테니 월드컵에 가라.'
라며 선뜻 양보하여 출전할수 있었다.
그 와중에 이탈리아에 기항했는데 소식을 전해들은 이탈리아의 보도진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이 던진 질문은 왜 이렇게 늦게왔는가, 전쟁이 있었는데 어떻게 참여했는가 등이었는데 그중 한 기자가 이렇게 질문했다.
"당신들 나라에서는 짧은 바지가 유행인가?"
당시 한국 축구협회는 월드컵에 출전하게 되었으니 들뜬 마음에 양복을 맞추었다. 물론 싸구려 국내양복이었으나 당시 우리나라 사정상 그 양복조차 값을 낼 형편이 되지 않았다.
간신히 통사정끝에 양복을 외상으로 구했으나 출국날짜까지 돈을 마련하지 못하여 외상양복을 입고 출전하는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당연히 질이 떨어지는 제품이었다. 이를 비꼰 것이었다.
이에 홍덕영 골키퍼가 재치있게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전쟁을 겪은 나라임으로 물자를 절약하는 것이 애국하는 일로 여겨 바지를 짧게 입었다."
이 내용이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한국팀의 인기는 대단해졌다.
이렇게 결국 스위스에 도착했는데 첫경기 시작으로부터 고작 22시간 전이었다. 한국팀은 숙소도 예약하지 않아 당일 숙소를 구할수 없었다. 다행히 스위스 축구협회의 도움으로 취리히 경기장 주변의 작은 호텔에 투숙했다.
별로 쉬지도 못했고 경기전 고작 한시간 훈련을 하고 경기에 나가게 된 한국 대표팀의 컨디션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첫경기 상대는 당대 최강이었던 헝가리였다. 당연히 한국과의 격차는 명백했다. 거기다 한국팀은 헝가리의 경기를 분석조차 할수 없었다. 당시 한국팀이 사용하던 전술은 고전적인 WM전술이었는데
당시 헝가리는 혁신이라고 불린 4-2-4 포메이션을 구사하고 있었다. 개인 실력으로나, 전술적으로나 차이는 명백했다.
한국은 그때 처음으로 4-2-4 포메이션을 경험했다. 그동안 연습하며 훈련했던 모든 전술이 휴지조각이 되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적인 열세와 불리함에도 한국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사실, 한국선수들이 할수 있는 것은 열심히 뛰는 것 뿐이었다.
얼마나 치열하게 경기했는지 그 와중에 한국선수 4명이 쥐가 나서 쓰러졌고 7명이 경기에 뛰는 진풍경이 이어졌다. 헝가리의 구스타프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사자처럼 용감했다."
한국은 아홉골을 내주며 9-0, 월드컵 역대 최다실점으로 패배했다. 그리고 이후 있던 터키전도 패배, 당시 탈락팀은 남은 경기를 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부끄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당시 유럽의 강호로 1954년 월드컵을 우승했던 서독조차 헝가리를 상대로 8골을 내주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헝가리의 경기 하나 분석하지 않고 경기 하루전에 도착, 최악의 컨디션으로 세계 최강팀을 맞았다는 것을 감안할때 오히려 9-0은 매우 선전한 결과였다.
여담이지만, 당시 스위스와 관련해서 매우 훈훈한 일화가 있다. 헝가리와의 경기가 끝난뒤, 장내 아나운서가
"전쟁을 치룬 한국팀에 성원을 보내자." 라며 한국팀에 선물을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경기내용에 관계없이, 한국팀의 투혼에 감동한 스위스 국민들에 의해 한국팀 숙소앞에는 선물꾸러미가 쌓여가기 시작했다. 양말이나 각종 식료품이 있었고 현금을 보내는 이도 많았는데 그러한 선물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시계의 나라답게 롤렉스나 오메가 시계 같은 고급시계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이러한 물품들, 그리고 피파에서 준 출전수당도 한국은행에 보내져서 우리나라의 빛을 갚는데 쓰여졌다.
첫댓글 9:0으로 지던 7:0으로 지던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정말 자랑스러운거임. 전쟁 끝난지 거의 1년도 안됬는데 월드컵 출전은 기적이죠
ㅠㅠ 열약한 상황속에서도 투지... 지금 세대들도 본받아야할듯.
오 영국 역시 축구 종주국 마인드네여
저 역사가 있었기에 월드컵에서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음.
아 슬프다 ㅠ.ㅠ 그리고 우리 샨수할아부지들 너무자량스럽다 ㅠ.ㅠ 저역사에서 1승까지 정말오래걸렸지만
참 정말 뭔가 뭉클하다
고인이신 홍덕영 골키퍼께서 강 슈팅을 하도 막다가 가슴이 피멍이 들었다던데...ㅠㅠ....대패했지만 그래도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