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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 1036호 (09/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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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0회 현충원 길 주말걷기 후기'
박해평,조경애,김운자,주재남,양정옥,진풍길,김태종,윤정아,최경숙,박정임,박찬도,박현자,소정자 이창조,신애자,강석춘,송군자,윤정자,김영자,김숙경,정광자,홍종남,윤삼가,이계순,김미현,이복주,정형진,윤종영,권영재,이강남, 김영신,신난수,서병진,한상진,김동식,나현재,박화서,김오수,남정현, 이달희,이영균,고영수,김성기,권영춘,윤봉수,배필기,윤영숙,함수곤,김미진,원영미,이경미(51명)
제 110회 주말걷기는 6월 7일(일) 오후 3시, 지하철 7호선 상도역 3번 출구를 출발해서 현충원 길을 걷고 4호선 동작역에서 해산했습니다.
이날 참가한 회원님은 모두 51명이었습니다.
이날 최경숙 님이 회원 가입을 마치고 처음으로 참가했고, 김미진, 원영민,이경미 님 등 3명이 주말걷기 체험을 위해 옵서버로 참가했습니다.
최경숙 님은 이화대의 생활미술과 출신으로 상업미술을 전공했고 종이 공예 교육사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2월말에 광명중학교에서 정년퇴임한 후 현재는 여러가지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최경숙 신입 회원님은 우리 주말걷기의 모범 회원이신 윤정아 님이 안내하였습니다.
김미진, 원영민, 이경미 님은 모두 과거 신목고등학교에서 박화서 교장님, 권영춘 교감님과 함께 근무했던 현직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이제 한사모 주말걷기 회원은 모두 84명이 되었습니다.
이날 걸은 코스는 주재남 운영위원님이 부인 김운자 님과 함께 여섯 번이나 답사해 보고 공들여 선정한 길이었습니다.
같은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도 누가 어떻게 요리했는가에 따라 그 맛이 모두 달라지는 것 처럼
같은 산책길이라도 누가 답사하고 선정해서 안내하는가에 따라 그 맛과 느낌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이 날 더욱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현충원 길을 걸은 것은 모두 세 차례나 됩니다.
그러나 이날의 현충원 걷기는 종전의 두 번과는 전혀 색다른 신선하고 상쾌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충원의 내부 순환로는 아주 쾌적한 산책길로 이미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충원과 근접한 주변의 외부 서달산에 아름다운 산책길이 숨어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덜 알려져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주재남 위원님은 아마도 거기에 착안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현충원을 일단 밖에서 부터 접근하여 현충원 안을 들여다 보면서 주위를 걷다가 안으로 들어가 내부 순환로를 걷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았습니다.
그의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이날 참가한 회원들 모두가 환상적인 코스라고 칭찬하며 특히 현충원과 바로 인접한 주변에 그처럼 아름다운 길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감탄들 했습니다.
또 이번 110번째인 주말걷기는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주말걷기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후기를 끝까지 읽어 보시면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상도역 3번 출구를 나와 인도를 따라 중앙대 아트센터 쪽의 약간 오르막 길을 조금 걸었습니다.
조금 후 중앙대 캠퍼스가 왼쪽으로 연두색 철제 펜스 속으로 내려다 보이는 길이 나타났고 그길을 따라 조금가니 서달산 산책길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이 보였습니다.
그 계단을 올라서니 사람 키보다 큰 젊은 소나무들이 양쪽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오솔길이 나왔습니다.
모두들 놀라며 솔 향기를 맡으며 그 흙길을 걸어가자 해발 179m의 서달산 정상과 정자가 나타났습니다.
거기서 조금 더 걸어가니 현충원의 높은 담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평평한 언덕에 벤치도 놓여있는 쉼터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쉬면서 간식을 들기로 하였습니다.
이날 간식도 안내를 맡은 주재남, 김운자 님 내외분이 준비해왔습니다.
거봉 포도 몇 알과 예쁘게 포장된 맛있는 고급 생과자 한 개씩이 든 깔끔한 간식 세트였습니다.
정성들여 간식을 준비해주신 내외분께 감사드립니다.
저의 잘 못을 지적하는 재미로 사는 아내는 매주 와인을 준비해 오신 주재남 님 부부는 당연히 간식 당번을 면제해야 옳다고 주장하며 저의 잘못된 운영을 지적하고 비판했습니다.
저도 그러고 싶었지만 이들 부부가 그런 조치를 받아들일 분들이 아니라는 것을 제가 잘 알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간 것이었습니다.
어쨋든 우리는 이들 부부의 평소 남다른 베품과 봉사 덕분에 행복하고 기쁜데 이들 부부도 우리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틀림없이 행복해 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행복을 '공평성'이라는 원칙 아래 함부로 빼았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간식을 들고 펼쳐지는 김용만의 흥미 만점의 가요사 강의는 이날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김용만 고문님이 공무로 불참했기 떄문이었습니다.
그대신 노래집에 실린 '비목'을 다함께 불렀습니다. 그리고 한사모의 대표적 성악가 이창조 운영위원님의 바리톤 솔로로 비목을 들었는데, 정말 가슴을 후벼파고 적막감을 주는 깊은 울림으로 가슴에 다가왔습니다.
이어 여학생 대표로 소정자 님이 같은 '비목'을 불러주셨습니다. 나이는 속일 수 없어 칠순이신 소정자님은 옛날에 비해 성량이 많이 적어져서 수줍고 조용한 새 색시의 노래처럼 들렸습니다.
과거 두 번의 현충원 길 걷기때는 다함께 노래 부르기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부 순환길을 걸었기 떄문에 현충원 안에서는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기 떄문입니다.
주재남 위원님은 그런 것도 모두 고려하여 간식과 노래부르기 장소를 현충원 외부에서 모두 소화하고 내부로 진입하는 순서로 진행 계획을 짠 던 것입니다.
우리는 주제가를 힘차게 부른 후 현충원 사당동 후문까지 철제 펜스 사이로 현충원을 들여다보며 한참걷다가 후문을 통해 현충원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현충원에 들어가서는 먼저 초대 이승만 대통령 묘로 갔습니다.
마침 현충일 다음 날이었기 떄문에 묘 앞에는 추모의 화환과 꽃다발들이 놓여 있었고 약간의 참배객들도 보였습니다.
모든 회원들은 단 아래에 서고 윤종영 고문님이 대표로 단위에 올라가서 분향하고 묵념하였습니다.
역사학자인 윤종영 고문님은 이승만에 관한 관심과 연구가 깊고 정서적으로도 그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마 이날 기쁜 마음으로 분향하였을 것입니다.
다음에 박정희 대통령 묘에도 들렀고 장군 묘역은 올라가지는 않고 지나가기만 했습니다.
현충원은 약 54년전에 조성되었는데 약 43만평에 호국 영령 16만 5천기를 모시고 있는 국립묘지입니다.
바둑판 처럼 질서 정연하게 줄지어 서있는 묘비 앞에 전날 현충일에 바친 것으로 보이는 싱싱한 추모의 꽃들이 그대로 놓여 있는 드넓은 묘역을 바라보면서 잘 닦여진 순환로를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건장하고 당당한 체구와 멋진 패션으로 걷기 대열속에 유난히 눈에 잘 띄는 김오수 님이 이날은 더욱 여러사람들의 눈길을 모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조그만 박스를 들고서 걷고 다녔기 떄문입니다.
크기가 위스키 2병 정도의 부피여서 저는 위스키 칵데일의 도사인 그인지라 오늘 통크게 위스키를 두 병 들고 나왔나보다 생각했습니다.
또 무겁게 들고 다니는 그게 뭐냐고 묻는 여러 회원들에게 김박사는 속시원하게 무어라고 대답도 하지 않아 점점 그게 도대체 무엇일까 더욱 궁금하게 생각들 했습니다.
현충원에 들를 때 마다 느끼는 점은 그곳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귀한 목숨이 오늘의 우리나라와 우리를 있게 만들었다는 엄숙한 사실입니다.
만일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이렇게 존재할 수 있겠는가를 생각하게 되고 그들과 그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슴 속 깊이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잘 났다고 날뛰는 사람들, 국가에 대한 불평불만이 많은 자들 민주사회를 거역하는 자들은 가끔 이곳에 강제로라도 참배시켜 이름없는 병사들의 묘지를 한참 동안 바라보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정문 앞의 거대한 조형물 '충성 분수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이날 만은 활짝 웃는 것을 삼가고 근엄한 표정으로 찍자고 했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거기를 만지라는 말은 하지 말아달라고 미리 부탁했습니다. 지퍼를 내리는 것도 때와 장소를 잘 가려야 하지만 기념사진 찍을 때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할 것입니다.
아무도 웃지 않고 근엄한 얼굴로 사진을 잘 찍었습니다.
현충원을 나와 인도를 따라 반포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뒤풀이 장소인 '대전집'이란 식당에 오후 6시 15분경에 도착했습니다.
이 근처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약간 비좁고 우리만의 방도 없는 식당이었지만 이 식당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집의 청국장 맛은 정말 맛이 있고 열무와 얼갈이 배추를 섞어 담근 김치 맛도 좋아 회원들의 반응은 좋았습니다.
주재남 위원님이 '당신 멋져'로 건배하였습니다.
건배가 끝나자 김오수 님이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모두가 궁금하게 생각하던 이날 걷기 내내 들고 다녔던 물건의 정체를 밝혔습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니 모두 술일 것이라고 생각들 하셨겠지만 이것은 바로 굴비입니다."라고 그가 말했을 때
우리는 모두 허망한 웃음을 금치 못했습니다.
모두가 웃고 있는데 김오수 님은 말을 이었습니다.
"이것은 아내(김미현님)가 자원봉사하는 단체에서 지난번 바자회를 했는데 그곳에서 구입한 것입니다.
"이 굴비는 한밤의 사진편지와 주말걷기를 위해 고생하시는 함대표님께서 이걸 드시고 건강하게 더욱 봉사를 잘 하시도록 함대표님께 전달하려고 합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바로 앞 좌석에 일어서서 이같은 발표를 하며 오후 내내 무겁게 들고 다닌 그 굴비 상자를 저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그 걸 저에게 선물하려고 오늘 출발부터 뒤풀이까지 우직하게 들고 다닌 김 박사의 그 정성이 가슴을 저리게 하였습니다.
주말걷기를 110회하였고,뒤풀이를 110회 하였지만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저는 표현 하기 어려운 감동을 받았고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회원들의 박수 속에 엉겹결에 굴비 상자를 받아들고 상자를 열어 비닐로 포장된 20여마리는 됨직한 굴비 보따리를 높이 쳐들고 불쑥 한다는 말이 "다른 회원도 좀 배워!"라는 얼굴 가죽도 두꺼운 뻔뻔한 대사를 나도 모르게 내뱉고 있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여간 기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평소 아내가 한밤의 사진편지와 주말걷기에만 몰입하는 저를 보고 "그것만 붙들고 있으면 밥이 나오나, 죽이 나오나?"라고 빈정댈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제 110회 주말걷기는 저로서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감격적인 주말걷기가 되었습니다.
다음 주 제 111회 주말걷기는
6월 14일(일) 서오능의 산책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제 111회 주말걷기 참가를 희망하시면 6월 14일(일) 오후 3시까지
지하철 6호선 '구산역' 4번 출구 개찰구 앞에 모이시면 됩니다.
이날 걷기 코스는 유일한 여성 운영위원이신 박정임 위원님이
미리부터 점찍어두었던 서오능의 유서깊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제 111회 주말걷기의 간식도 박정임, 이달희 님 부부가 준비한다고 합니다.
이미 등록된 회원 님 중 이 날 부득이 불참하실 회원 님은 반드시
6월 11일 (목) 오후 6시까지 아래 연락처로 불참 통고를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걷기만 하신 후 뒤풀이에는 참가하지 않고 바로 귀가하고 싶은 회원님께서도 미리 '뒤풀이 불참'이라고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 회원 등록을 하지 않으신 독자님이 이번 걷기에 참가를 희망하신다면
반드시 아래 전화로 미리 연락하셔서 회원 등록을 마치시거나, 당일 걷기 현장에서 회원 가입 절차를 밟으셔야 합니다.
연락없이 불참하시는 것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주말걷기 회원 등록 및 불참 연락처>
E-mail : kyc16245@hanmail.net 전화 : 011-9037-2038 02-855-2038
우편 : 151-869 서울 관악구 신림 1동 1624-5호
제 111회 서오능 길 7km (09.6.14)
<글 : 함수곤, 사진: 이창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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