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호, 이대로 끝나면 아쉽지!
구리에 반격 성공, 3국은 10일 속개 예정
허영호 7단이 통쾌한 승리를 거두면서 삼성화재배 우승컵의 행방을 최종국으로 몰고가는데 성공했다.
1국의 패배가 전화위복이 되었을까. 1국과 달리 2국에서는 허영호 7단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초반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종 침착함을 유지했으며, 그것이 오히려 구리 9단의 오버페이스를 유도하는 계기가 됐다.
12월 9일 오전 11시,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속개된 제15회 월드바둑마스터즈 결승3번기 제2국에서 허영호 9단이 중국 구리을 상대로 248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두고 제1국의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 1-1 타이를 만들었다.
초반은 구리 9단의 페이스. 우하 흑모양에 침투한 백 한점을 초반부터 상상을 불허하는 강수로 공격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허영호 7단도 흑의 이른 공격에 놀란 듯 한참을 장고 끝에 버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일단 긴 승부를 선택했다.
우하의 갈림은 백일단을 잡은 흑이 기분 좋은 결과. 하지만 허영호 7단은 서두르지 않았으며 오히려 좌변 백모양에 흑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깊게 들어가면서 흐름은 백을 든 러영호 7단쪽으로 돌아섰다.
구리 9단은 접근전의 달인답게 침입한 흑 한점을 살려냈지만, 그 대가로 상변에 백의 큰 모양이 형성되고 중앙 흑 몇점까지 떼어주면서 어려운 바둑을 자초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끝내기에 돌입한 허영호 7단은 초읽기 속에서도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결국 구리 9단에게 항서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제1국을 패한 뒤에도 별로 실망하는 빛 없이 응원하러 같이 온 기사들과 어울리는 등 낙천적인 성격의 허영호 7단은 국후 인터뷰에서 “초반은 좋지 않았는데 중반 중앙 전투에서 구리 9단이 낙관한 것 같다. 패를 이겨서는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남은 3국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타이틀의 주인공이 판가름 날 3국은 휴식없이 10일 같은 장소에서 곧장 속개될 예정이다.
별들의 제전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가 후원한다. 각자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2억원(준우승 7000만원), 총상금 규모는 6억6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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