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와호장룡: 일단 서글프다. 망무가네인 장지이의 캐릭터를 제쳐 두더라도 주윤발과 양자경의 사랑이 서글프다. 우리 주변에서 널려퍼지다 못해 흔해 빠진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그런 '싸구려 나무젓가락의 사랑'이 아니라 신의와 배려로 뭉쳐진 그러나 드러내지 않는 그리고 이루지 못하고 욕심을 삭혀야 하는 그 사랑이 서글픈 것이다.
대나무 숲에서의 '와이어 액션'은 유려하다 못해 경이로움이 느껴지고, 쌍권총 과 코트가 없는 주윤발은 칼과 눈빛으로 자신의 카리스마를 토해낸다. 부족함이 없다. 영화의 완성도 또한 여러매체에서 밝혀진 바, 더이상 언급하는 것은 사족. 동방불패보다는 무겁고, 동사서독 보다는 쉬운 근레 보기드문 무협영화. 하지만 무협영화라는 장르에 구겨넣기는 너무 아깝다.
7.퍼펙트 스톰: 이 영화 사실. 뭐 그다지 최고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최악이라하기에는 아까운데....일단 60m가 넘는 거대한 파도가 압권이고 그 아마게돈의 혼란을 뚫고 나가려는 인간의지를 그린 점이 그냥 좋다. 역시 클루니는 멋지고....뚝심있게 만들어간 매무세도 좋고, 다만 끝자락에 늘어지는 신파조의 러브스토리는 조금 진부하지만....
그래도 더운 여름 시원하게 2시간을 보내게 해주었던 영화. 주인공들이 살아돌아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더라. 뭐 하나 제대로 이루어보지 못하고 또 그것을 열망했던 이들이 죽어서 그런가..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씁쓸하더군.
8. 인랑: 아주 최근에 본 영화. 재페니메이션. 이건 사실 좀 지겹다. 어렵고. 어쩌다 나오는 총격신과 메카닉 디자인을 감상하기 위해 2시간을 할애하려니 지겹기 그지 없다. 또 내용도 어렵고, 동화 '빨간 두건'의 이야기를 기본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사전 지식없이는 이해가 힘들고 은유와 비유로 점철된 이야기는 힘들게 다가온다. 그러나 일본 아니메의 저력을 다시금 무섭게 확인시켜줬고 상대적으로 우리의 아기공룡 둘리가 너무나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배경음악도 멋지기 이를데 없다. 공허하고 현학적이다... 수입시디로라도 사야겠단 마음을 먹을만큼 좋다.
9.X-MEN: 이 영화 역시 서글프지. 누구나 한번쯤 바랬을 초능력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그들은 슈퍼맨식의 환타지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베트맨이나 헐크 처럼 외롭고 고독하다. 다른 보통인과 다르다는 것. 보통인과 공유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그러나 그들을 위해 또다른 외로운 초능력의 무리들과 싸워야하는 운명이 서글프지....유주얼 서스펙트의 싱어 감독이 SF영화를 만들었다는 자체가 의아하지만 "역시"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결말을 봐서는 속편이 나올것은 뻔하고 속편이 전편을 엿먹이지만 않는다면야 더없이 반가운 일.
10.MI-2: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 홍콩영화라느니 비들기가 지겹다느니 호평보다는 혹평이 더 많았던 영화. 하지만 난 최대의 만족감을 가지고 극장 밖을 나왔다. 홍콩 영화 처럼도 보이고 비둘기 사육장을 배경으로 만든 것처럼 비둘기가 넘쳐나는 것도 사실이다.(비둘기가 많은대도 불구하고 비둘기를 총알을 한발도 맞지 않는다.) 그러나 그 액션의 스타일 만큼은 어느 영화에 손색이 없이 매끄럽지 않은가? 톰크루즈가 쌍권총을 들고 엽차기를 해대는 모습또한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것. 일단 오우삼과 둘이 같은 영화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진기하지 않은가? 상상이라도 했었나? 그래서 반가운것. 한스짐머의 영화음악도 흠없고, 이번에는 신디사이저와 현악기를 조금 배제하고 전자 악기를 썼고, 탱곤지 플라맹곤지 아무튼 그쪽 음악도 도입했고 여성보컬의 허밍도 좋고 괜찮더구.
하지만 억지, 과장, 확대, 난무하는 총알과 비둘기 새레는 나도 견디기 힘들다. 전편의 스릴러가 2편에서는 막무가네 러브스토리와 총격전으로 점철되는 것이 또 안타깝고..그랬다.